[정순기 사범의 위대한 수업] 성공 DNA를 나눠 또 다른 성공으로 복제

열정이 만들어낸 청출어람

미국엔 버팔로 월드클래스에서 독립해 성공한 사범들의 이야기가 성공사례로 숱하게 회자되고 있다. 버팔로 월드클래스 출신 사범들이 우리 같은 시스템을 가지고 운영하는 도장은 현재 미국에 40곳이 넘는다.

김우섭 사범은 월드클래스의 맏형으로서 넉넉한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품어주고 큰 걸음으로 앞장서 가고 있다. 현재 6개 지관에 2,100명의 수련생을 가지고 있다. 애틀란타의 심재천 사범은 3개 도장에 1,100여 명의 수련생이 있고 네 번째 도장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심 사범은 땀에 젖은 도복을 하루에 2~3번씩 갈아 입어가며 클래스마다 혼신을 다한 열정을 뿜어낸다.

인디애나의 유은수 사범은 1,200여 명의 수련생에 2개의 도장을 운영 중인데, 1만 평방피트 규모의 250만 달러짜리 멋진 도장을 짓고 있다. 유 사범은 창의적이고 세밀한 성품으로 항상 더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밖에도 미네소타의 문정훈, 김정환 사범, 그리고 애리조나의 신동관, 캔자스의 김현철 사범도 모두가 훌륭한 자세를 가지고 성공적으로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나이 40이 넘어 텍사스에서 독립한 양재철 사범은 현재 580명의 수련생을 확보했고 클래스마다 가득 찬 수련생을 다 받아내지 못하다가 두 번째 도장을 이제 막 차렸다.

이들을 보면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물론 미국인 제자들이 차린 도장도 여럿 있다. 모두 하나같이 버팔로 월드클래스를 빠르게 앞지르고 있다.

그들은 막상 독립하고 보니 월드클래스 시스템에 더욱 자신감과 믿음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월드클래스에 성공의 공식(포뮬러)이 있긴 있는가 보다. 그중에서도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김준규 사범은 남다른 열정과 재능이 있어 특별히 기대하는 사범이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흔치 않은 엘리트들을 위한 전문선수양성 트레이닝센터를 추구하다 이제는 도장 운영에 집중하고 있기에 큰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월드클래스에서 독립한 사범들이 도장을 연 도시들은 절대 만만치 않은 곳들이다. 그런 치열한 경쟁을 이겨낼 만한 독보적인 경쟁력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바로 교육이다! 성심을 다한 열정적인 교육에서부터 먼저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몇 년 전 우리 도장에서 어릴 적부터 운동해서 스태프로 일하며 자랐던 20대 미국 젊은이들이 도장에서 만나 결혼을 하고 캘리포니아의 산호세로 건너가 도장을 차렸다. 산호세란 곳이 워낙 경쟁이 치열해 도장을 하기에 만만한 곳이 아닌데도 3년 만에 500명이 넘는 관원을 확보했고, 지금도 파죽지세로 도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들이 워낙 젊은데다 경험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사실 나도 놀랐다.

월드클래스 커리큘럼과 지도방식은 심플하다. 대신 디테일이 있다. 신선한 교육 내용과 사범들의 태도를 마음에 들어했던 것 같다. 태권도 교육의 가치가 수업과 심사, 시범, 이벤트 등을 통해 수련생들에게 확실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전해지면 ‘이 도장에는 정말 남다른 교육이 있구나, 꼭 다닐만한 곳이구나!’ 하는 평판이 생겨나고 지역사회에 신뢰가 자리를 잡으면 그 가치는 지속적으로 보존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도장 이름만 들어도 ‘좋은 도장이구나!’ 하는 강한 신뢰를 주는 브랜드를 만들어낸다.

나와 같은 길을 걷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을 나누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성공 DNA를 나눠 나의 성공이 또 다른 성공으로 복제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우리 태권도 전체가 동반성장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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