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사범의 위대한 수업] 미국, 여전히 '기회의 땅'인가?

 미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

미국에는 아직 한인 사범들이 이주해 들어가 개척할 만하고 태권도 도장이 필요한 곳이 아직도 많다. 영어가 서툴다 할지라도 사범으로서 좋은 자질을 보인다면 의사소통에 어느 정도 어려움이 있어도 미국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이해해주려고 한다. 그러나 미국사회를 이해하는 일은 언어만큼이나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 오자마자 준비도 되지 않은 채 무작정 도장을 열려고 하는 것은 아주 무모한 짓이다. 베이스캠프를 정해 충분하게 미국 사회를 배우고, 미국 태권도 문화를 배워가며 준비해서 경험을 쌓고 시작하는 편이 오히려 빨리 자리 잡는 방법이라 하겠다. 

현실적으로 미국에선 비용이 얼마나 있어야 도장을 열 수 있을까.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준비가 되어 있어 자신감을 가진 사범이라면 좋은 지역, 비싼 지역에 좋은 시설을 투자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임대료가 적게 드는 지역, 다시 말해 별로 좋지 않은 지역에서 시작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초기 지출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위험부담이 적다고 생각할 테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적게는 5~8만 달러에서 많게는 10~15만 달러까지 필요하다.

한국에서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은 사범이 아니라 30대 중반 이후 이미 가족을 이룬 사범들이 늦게나마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가능할까?

나이가 들고 가족이 딸린 것이 아무래도 조금은 더 어려운 여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사범으로서의 자질, 즉 좋은 선생이 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면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모두가 시작은 다 어렵게 하니까 말이다. 우리 버팔로 월드클래스 도장에도 30대 후반에 아이 둘을 데리고 네 식구가 함께 와서 4~5년 후 독립해 성공적으로 도장을 운영하는 사범도 있다. 

미국에 사범으로 진출하려면 어떤 자격을 가져야 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스폰서를 찾을 수 있을까? 우선 일할 수 있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면 올림픽 메달리스트 같이 아주 특출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받을 수 있는 O비자가 있다. 그리고 H-1비자는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해 도장의 교육 프로그램을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해당된다.

비자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도장 일을 하면서 영주권을 신청하게 된다. 도장이 스폰서가 되어 영주권을 신청하는 방법이 일반적이지만 직접 사범 자신이 스폰서가 되어 영주권을 신청해서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 특별한 경력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약간의 변칙적인 방법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변수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와 상담해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아야 한다. 비자나 영주권 스폰을 해주는 고용주와 고용인간 신뢰가 아주 중요하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의 젊은 사범들에게 꿈을 가지고 미국으로 진출하길 적극적으로 권유를 해왔다. 한국 태권도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지만 미국은 아직 넓고 기회도 많다. 예전 선배들처럼 맨바닥에서 맨주먹으로 시작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꿈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참신한 사범들에게는 성공의 가능성이 얼마든지 넘치게 남아있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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