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통행 국기원… 진통 끝 '정관개정' 새국면 맞을까


  

이사회 직전 홍성천 이사장 연임 포기 기자회견, 김영태 원장 직무대행 연임 실패

신임이사에 유력한 원장 후보 최영렬 전 경희대 체육대학장, 김성태 전 재단 이사장 선임

논란 됐던 원장 선출의 건 이사장 직권 폐기… 최영렬 신임이사 원장 직무대행 선임

국기원 홍성천 이사장이 25일 오전 11시 국기원에서 2019년도 제3차 임시 이사회 개회 선언을 한 뒤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기원 미래가 걸린 아주 긴 하루였다.

 

전 국기원장과 사무총장이 부정․비리 혐의로 구속된 초유의 사태를 맞았던 국기원이 지난해부터 파행을 거듭했던 이사회가 논란 끝 마침내 새 정관안을 통과 시켰다.

 

25일 오전 11시부터 국기원에서 열린 2019년도 제3차 임시 이사회가 오후 3시 45분경 폐회했다. 불미스러운 사태를 대비해 국기원 주요 출입문은 통제됐고, 주요 사무실도 잠금 상태로 근무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와 태권도인들 간에 고성과 몸싸움도 이뤄졌다.

 

그야말로 4시간 45분간 이뤄진 회의는 예상치 못한 여러 결과가 이뤄져 회의장 안팎은 폭풍 전야를 방불케 했다.

25일 국기원 2019 제3차 임시 이사회가 열린 국기원은 주요 출입문을 통제해 방문인들로부터 불평 불만을 받았다. 

앞서 선 정관 개정 후 임원 및 원장 선출의 민의를 반영하지 않고, 신임 이사와 원장을 선출하는 안건을 상정해 논란을 빚었다.

 

회의는 예상과 달리 초반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1호 안건이었던 이사 연임의 건은 특별한 이유 없이 2호 신임 이사 선임의 건이 먼저 진행됐다. 지난 2차 임시이사회에서 구성된 이사전형위원회로부터 추천 받은 김성태 전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과 최영렬 전 경희대 체육대학장 등 2인이 재적이사 10명 중 찬성 7표, 반대 3표로 신임 이사로 의결됐다.

 

이날 원장실에서 대기하던 두 후보는 의결된 직후 회의장에 들어서 기존 이사들과 상견례를 하고 곧장 이사회에 참여했다.

 

곧 이어 2호 안건인 이사 연임의 건은 오는 7월 13일까지 임기인 홍성천 이사장이 회의 한 시간 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사 연임 포기를 밝힌 만큼 대상에서 제외됐다. 연임 의사를 밝힌 김영태 이사(현 원장 직무대행)와 홍일화 이사를 대상으로 투표가 진행됐다.

 

이 중 유력한 차기 원장 후보인 김영태 이사는 찬반투표에서 7표를 득표하는데 실패해 연임 실패하고, 홍일화 이사는 7표의 찬성표를 얻어 연임에 성공했다.

신임 이사로 선출되자 마자 차기 원장 선출 전까지 원장 직무대행을 맡게된 최영열 경희대 전 체육대학장. 정관이 개정 됨에 따라 최 원장 직무대행은 원장에 공모를 위해서는 공모 한 달 전까지 원장 직무대행은 물론 이사직도 사임해야 한다. 

국기원을 관리 감독하는 정부(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당연직 이사로 참가했지만, ‣이사 연임의 건 ‣이사 선출의 건 ‣원장 선출의 건 등은 보이콧 했다. 특히 정관 개정도 안 된 상황에서 ‘원장을 선출’할 경우 당연직 이사 사퇴와 국기원에 연간 100억 원 이상 지원되는 국고지원금을 중단할 입장이었다.

 

정부파견 태권도사범과 국기원 상근 시범단 등 국내외적으로 상징성 있는 사업이 자칫 예산 중단으로 중단되거나 유관 단체로 이관될 위기를 맞았다. 이사회 시작 분위기는 정부를 등지고 일방통행 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극적으로 원장 선출의 건은 홍성천 이사장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이유로 폐기했다. 대신 앞서 신규 이사로 선임한 최영렬 이사를 원장 직무대행에 임명했다. 따라서 26일부터 차기 원장 선출 때까지 직무대행을 역임하게 된다.

 

그동안 국기원을 둘러싼 쟁점은 ‘정관 개정’이었다. 태권도계 민의와 정반대로 마지막 순서로 배치된 정관 개정안은 공개회의를 전환 뒤 자구수정 및 세부 규정에 대한 보완 등 다양한 의견 끝 의결됐다.

 

새 정관안은 국기원이 재점검 한 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승인을 받은 뒤 효력이 발생한다. 앞서 문체부와 이날 정관 개정안은 충분한 교감이 이뤄진 만큼 승인될 전망이다.

 

새 정관 문체부 승인 후 임원 및 원장 선출 돌입… 3개월 이내 예상

국기원에 따르면, 새 원장 선출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새 정관안이 승인되면 곧바로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쟁점 이었던 원장 선출은 70명 이상 규모로 구성된 <원장선출위원회>가 공모제를 통해 과반수 참석, 참석인원 과반수를 득표한 최종 1인을 결정해 이사회에 보고한다. 이사회는 이를 추인하고, 문체부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최종 확정됐다.

 

원장 후보 자격은 난상토론 끝에 ‘9단 또는 고단자’로 결정지었다. 다시 말해 고단자 이상이면 누구나 공모할 수 있다. 여기서 고단자라 함은 국기원 고단자 심사 대상인 6단 이상인지에 대한 정확한 규정은 확정되지 않아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원장선출위원회는 ‣WT 총재 또는 총재가 지명한 임원 1인 ‣KTA 회장 또는 회장 지명 1인 ‣태권도진흥재단 이사장 또는 이사장 지명 1인 ‣KTA가 추천한 시도협회장 2인 ‣5개 대륙연맹 회장 또는 회장이 지명한 임원 5인 ‣(사)국기원 9단 연맹 회장 또는 회장 지명 1인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장 또는 회장 지명 1인 ‣각 대륙별 국기원 발전에 기여한 국가협회 중 5개 대륙 20인 ‣국기원 발전에 기여한 태권도 지도자 국내 35인, 해외 5인 등 총 40인(이상 3년 평균 국기원 승품단 심사 공헌도 정량평가) ‣국기원 직원 대표 1인 ‣국기원 해외파견사범 1인 등 70명 이상으로 구성된다.

 

정관과 별도로 마련된 원장 선출 규정에 따라 현 이사 중 원장에 공모할 경우에는 공정성을 원칙으로 원장 공모 1개월 전 이사직을 사임해야 한다. 새로 선출된 원장은 당연직 이사로 한다. 애초 최종 개정안에 차기 원장은 무보수 명예직을 상근직인만큼 보수규정에 따라 보수를 지급하는 것으로 수정했다.

 

상근 임원은 사무총장 직제를 폐지하고, 원외 인사로 행정부원장과 연수원장을 상근임원으로 선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제사업 강화를 위해 국제파트 부원장은 비상근직에서 필요시 상근직으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는 것으로 수정했다.

 

새 정관 안에 따르면 앞으로 이사는 <이사추천위원회> ‘공모제’를 통해 선임하게 된다. 국기원과 WT, KTA, 진흥재단, 장애인태권도협회, 한국여성태권도연맹, 대한변호사협회, 한국체육기자연맹 추천 각 1인과 국기원 승품단 심사 추천(3년 평균) 공헌도가 높은 국내외 사범 각 1인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이사추천위는 2배수로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사회는 재적이사 과반수로 최종 선임하게 된다.

 

이사 정족수는 현행 25인 이내에서 20인 이상 30인 이내로 개정된다. 연임은 재적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한다. 임원의 결격사유로는 ‣음주운전 벌금형 이상을 받은 자 ‣국기원, KTA, 시도태권도협회 등에서 승품단 심사 관련 징계처분을 받았거나 해임된 자가 추가됐다.

 

당연직 이사는 국기원과 업무적 연관성이 있는 문체부(국장)와 WT(사무총장), KTA(상근이사), 진흥재단(사무총장) 등 상근임원이 자격이다. 당연직 이사 임기가 1년 미만일 경우에는 연임 횟수에 포함하지 않고, 1년 이상일 경우 연임 횟수에 포함한다.

 

운영이사회는 이사 정족수가 확대됨에 따라 9인에서 11인으로 증원됐다.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사업계획과 예결산 자료는 국기원 홈페이지를 통해 경영공시 한다.

 

이날 이사회와 관련해 이종갑 전략기획실장은 “오랜 시간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이날 정관이 개정됨에 따라 앞으로 새 정관으로 정비하게 될 것이다. 쟁점인 원장 선출의 경우 국기원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았다. 조속히 문체부 승인을 받고 효력을 발휘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원장과 임원 선출을 통한 조직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기원은 오랜 시간 WT와 협력 관계에 대한 관계를 재정비했다. 양 기구는 협약을 통하여 해외 태권도 승품단 수수료 중 WT에 연간 12억 원을 지원하고, WT는 경기규칙에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단증 소지자를 ‘국기원 단증 소지자’로 단일화를 약속했다.

 

[영상] 현장 이모저모

 

* [무편집] 국기원 이사회 - 정관 개정의 건 공개 회의

 

 

* [무편집] 국기원 정관 개정 관련 정부측 입장 - 문체부 김성은 과장

 

* [무편집] 국기원 최영렬 원장 직무대행 소견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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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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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사범

    크고 작은 이사회를 가면 그자리에서 안건을 받아 그나마 그자리에서 읽어 보고 질의하 분이 있는가하면 운영진이 준비하고 노력했는데 위임하자라는 목소리 큰분이 반드시 있더군요. 누가 더 그 단체를 위하는 것일까요? 작은 단체라도 몇사람을 대표하는 이사자리에 앉은 사람은 최소 일주일전 이사회 상정안을 미리 받아 정독하고 회의에 미리 순비하고 대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에도국기원 정관 개정안을 상정하는 이사회에서도 그런 모습을 기대하는 무리인가요? ㅠㅠ
    하지만 그래도 변화와 발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그래야 변화하고 발전하니깐요.
    수많은 국내외 태권도사범들은 지난 교육에 지쳐 지켜볼 수 있는 힘도 없을테지만 변화의 대한 열의는 결코 꺼지지 않을겁니다.

    2019-04-26 06:51:1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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