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국기원”… 태권도 '민의 거부'한 그들만의 이사회
발행일자 : 2019-03-22 11:55:33
수정일자 : 2019-03-22 15:17:57
[한혜진 / press@mookas.com]
스스로 위임한 발전위원회 정관개정안 보류키로… 이사회 자체 TF체재로 전환
세계태권도 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이 침몰 중이다. 사실 이미 침몰 했다. 그러나 마지막 기적 같은 구조를 바랄뿐이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태권도인 모두 원하는 바 이다. 구조는 최고 의사결정권을 갖는 이사회가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국기원 정상화보다는 ‘그들만의 제국’을 꿈꾸는 듯하다.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국기원 2019년도 제2차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태권도 유관단체와 정부 당연직 신규 이사가 첫 참여한 회의였다. 재적이사 11명 모두 참석했다. ▲2018년도 사업결산 및 2019년도 사업예산 확정의 건 ▲정관 개정에 관한 건 ▲원장 선출에 관한 건 등 세 가지 부의 안건이 상정됐다.
이례 적으로 회의를 언론 등에 공개했다. ‘밀실회의’라는 비판을 받아온 이사회가 회의를 공개하기로 해 뭔가 변화를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전과 변화가 없었다. ‘정상화’는 뒷전, 이전과 다름없이 이사회 권력 강화를 하려는 비상식적인 체재 굳히기를 위한 결과로 흘러갔다.
이날 핵심은 지난해부터 논의되어 온 ‘정관개정’ 의결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스스로 정관개정을 위임한 ‘발전위원회’ 활동을 ‘보류’키로 했다. 말이 ‘보류’지 사실상 ‘해체’됐다.
대신 이사회 자체적으로 정관개정을 위한 ‘TF’를 새로 꾸리기로 했다. 위원장에는 김철오 이사가 선임됐지만, 당사자가 이를 고사해 홍일화 이사가 맡기로 했다. 3주간 정관을 재검토해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국기원 이사회는 지난해 정부와 태권도 유관단체 공동으로 국기원 개혁을 위한 TF팀에 반발해 자체적으로 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발전위원회 정관개정안을 토대로 지난 7일 공청회를 열었다. 일선 지도자들이 참석할 수 없는 평일 오후 2시 개최에 대한 비판을 받았지만, 태권도 각계 목소리를 청취할 수 있었던 의미는 있었다.
따라서 이날 이사회에서는 발전위원회가 이날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최종 정관개정안을 상정해 이사회에서 논의 후 의결될지 주목됐다. 그러나 현 정관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사가 있는가 하면, 이사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정관을 개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홍성천 이사장은 ‘정관개정 TF 구성’을 하기로 하자며 차기 이사회로 미뤘다.
유관단체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당연직 이사 중 KTA 나동식 신임 이사는 KTA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 보다 본인의 정치적 목소리를 높여 비난을 자초했다. 정부를 대표하는 강정원 이사(체육협력관)를 대신해 참석한 김성은 위임 이사는 국기원 정관 개정의 타당성과 명분을 설파했지만, 아무도 이를 받쳐주지 못해 혼자 떠드는 상황이 됐다. WT는 하스 라파티 사무총장이 직접 서정강 국장의 통역으로 함께 참석했고, 태권도진흥재단은 정국현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정관개정 > 이사 선임 > 원장후보선출위 추천 > 선임 계획 뒤엎어
이해할 수 없는 ‘연수원장 직무대행’ 선임… 법률 다툼 문제 예고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회의가 진행됐다. 바로 원장 선출이다. 이사회는 애초 정관을 개정한 뒤 민주적인 방식으로 이사회를 새로 구성한 뒤 ‘원장선출위원회’ 또는 ‘원장후보선출위원회’를 통해 상징성과 대표성을 갖는 새 원장을 선출하기로 공언했다.
그런데 이날 홍성천 이사장은 “현재 원장이 없어 모든 것이 스톱된 상황”이라며 “원장 선출을 먼저 하고, 새 원장이 정관개정을 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사회 최고 수장이 스스로 언론과 보도자료 등으로 발표한 로드맵을 뒤엎는 발언이다. 도의적 책임을 정상화를 이유로 미루고서 전혀 변화와 개혁 의지를 느낄 수 없는 대목이다.
이날 이사회는 정상화가 안 된 상황에서 또 다른 논란을 자초했다. 바로 법률상 다툼의 여지가 있음에도 김철오 이사를 연수원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한 것. 지난 이사회에서 한 차례 언급됐지만, 이전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선임했다가 시민단체로부터 원장직무 대행이 고발을 당하고, 문체부 사무검사에서 이사 겸직문제에 대한 개선 권고로 무산됐다.
특히, 지난 10여년 전 김철오 이사는 국기원 총무이사 시절 공금횡령 등 혐의로 벌금 500만원에 추징금 2천만원 법원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현행 국기원 임원 자격은 ‘공무원법 제33조(결격사유)’에 직무와 관련 벌금형 3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된 자는 안 된다. 그러나 5년을 지났기에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다른 곳도 아닌 국기원 재직시절 공금횡령 전과가 있는 자를 중책을 맡기는 것은 정상화에 합당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날 홍성천 이사장은 이사회 권한으로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현 국기원 정관상 연수원장은 개방형 공모로 이뤄지고 있다. 직무대행이라도 이사가 아닌 다른 외부 태권도인 또는 국기원 사무국 직제상 차순위자로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기원 인사권은 원장의 고유권한이다. 현재 국기원은 행정공백 최소화를 이유로 김영태 이사를 직무대행 체재로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김영태 원장 직무대행에게 인사를 맡겨야 함에도 이사회가 스스로 무소불위 인사 개입을 한 것과 다름없다.
특히나 최근 문체부 특별 검사에서 “이사 겸직 금지에 대한 세부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이사와 운영이사를 맡는 특정 이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직제 규정을 무시한 연수원장 선임에 법적 문제가 예고된다.
이사회는 정회를 하고 비공개 회의로 전환 뒤 기타 토의 시간을 통해 김철오 이사가 정관개정 TF 위원장을 고사해 홍일화 이사로 교체했다. 대신, 김철오 이사는 3~4명 규모의 신규 이사를 추천하는 ‘이사전형위원회’ 위원장과 연수원장 직무대행이라는 중책을 겸임하게 됐다.
국기원 정상화를 위한 싵낱같은 태권도계 희망을 저버린 결과로 회의는 끝났다. 또 다시 상식을 깬 결과에 이를 지켜본 태권도계 관계자들은 고성을 내뱉으며 격렬히 반발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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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 무예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코이카(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 전문기자로 전 세계 65개국 이상 현지 취재.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각종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도 계속 현장 활동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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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탄스러운 일이다.
일선의 도장과 각계각층의 태권도전문가들의 의견과 고충을!
싸그리 무시하고 있는 이사회라는 것을 우리는 익히알고있었다.
그 이사회가 똑같은 방법과 방향으로 이사회를 진행했다는 것은
일선에서 종사하는 태권도사범들을 더욱 한탄하게 하는 일이다.
변화를 무시하고, 현재의 기득권만을 지킬려는 이사회는 당장 해체해야한다.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바뀔 때 내홍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들에게서 무언가의 변화가 시작될 거 라는 기대도 이미 버린지 오래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으로 스스로 수술대에 올라는것도,
더욱이 셀프수술을 받기를 원하는 것도 이제는 사치가 되어버렸다.
죽어가고 있는 태권도의 생명을 제발 알아주기를 바란다.2019-03-25 17:15:5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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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태권도계의 불한당들이 무주공산 국기원을 차지하고자 태권도인들의 민의도 무시하는 이 현 상황이 너무 개탄스럽습니다... 이제 태권도계 는 다른 종목들과 무한 경쟁체재를 맞아 어린이육성 사업을 벗어나 살아남고자 아둥바둥 현장에서 뛰고 있는데 이 깡패 양아치 같은 소위 원로라고 불리는 분들의 권력, 콩꼬물 다툼에 언제까지 일선에선 피해만 받고 있어야 되는지 너무 힘이 듭니다..
2019-03-25 14:48:2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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