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본산 국기원 ‘내홍’ 격화… 노조위원장은 ‘해고’


  

집행부와 노조위원회 대립 격화, 11일 A씨 징계위원회 해고 처분 결정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이 극심한 내홍이 겪고 있다.

 

11일 오전 국기원(원장 오현득)은 노조위원장 A과장을 사실상 해고를 결정했다. 아직 절차가 더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내부적으로 해고를 결정한 것으로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확인됐다. 인사권자인 원장의 결재 후 공식 통보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기원 제2강의실에서 노조위원장 A씨를 대상으로 ‘(국기원 중국 홍보대사 B씨)강제추행의 관한 건’으로 ‘2017년도 제1차 초심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오대영 사무총장이 징계위원장을 맡고 국․처․실장 4명, 사측이 선임한 변호사와 노무사 그리고 노조위원장이 추천한 1명과 노조 추천 노무사 1인 등 총 9명으로 진행됐다.

 

조선족 출신으로 국기원 중국 홍보대사를 맡은 B씨가 2014년 포항 세계태권도한마당 기간 A씨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진정을 국기원에 낸 것이 비롯됐다.

 

징계위원회는 이날 오전 진정인 B씨에게는 구체적인 진술을 듣고, 노조위원장 A씨에게는 소명했다. 현재 B씨는 경찰에 A씨를 강제추인으로 고소한 상황이다. A씨는 사실 무근이며, 국기원 집행부가 노조위원장으로 집행부에 맞선 상황을 보복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곧 재심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기원 측은 이날 징계위원회와 관련 “아직까지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이 없다.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노조 측 역시도 “할 이야기가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성추행 피해자로 나선 B씨는 한마당 기간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A씨로부터 성추행 당했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하면서, 국기원 파벌 싸움이 아닌 개인의 피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치적 해석에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다.

 

태권도계에서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A씨와 B씨 간 문제보다는 집행부와 노조 간 갈등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더 B씨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 한편으로 집행부와 극도의 대립을 하고 있는 노조위원장의 해고 처분은 타이밍상 보복성 징계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노조 ‘집행부 퇴진 운동 및 파업’ 예고

 

국기원 노조위원회는 최근 노동조합 조끼를 입고 내부 투쟁을 시작했다. 


앞서 노조위원회는 지난 9일 ‘제5차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20여명의 노조원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파업’을 결의했다. 앞서 오현득 현 국기원장과 오대영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국기원 부당 노동행위 △인사 전횡 및 인권 유린 등 직원들을 탄압했다며 집회신고를 내고 퇴진운동을 결의했다.

 

국기원 개원 이래 이번같이 내홍이 극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현재 국기원 집행부는 강남경찰서로부터 강도 높은 수사를 받는 중이다. 현재 언론 등 외부에 알려진 혐의로는 직원 채용비리와 국고보조금 횡령, 정치인 편법 후원 등 날로 수사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국기원장을 비롯한 임원의 휴대폰과 채용자료, 회계장부 등을 압수수색 당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에 국기원 임직원의 비위사실을 제보 또는 시인한 것으로 알려진 연수원 C과장도 지난달 해고됐다. C씨는 해고 처분에도 출근 투쟁 중이다. 이날 오전 노조위원장 A씨의 징계위원회가 열릴 때에는 1인 시위를 했다. C씨는 오현득 원장으로부터 진술 번복을 회유 받는 대화를 녹취해 언론 등에 공개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국기원 사태는 진위 여부를 떠나 세계태권도본부로 널리 알려진 국기원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 승자 없는 싸움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나 계속해 언론 등에 자꾸 국기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중앙언론까지 보도되면서 신학기를 준비 중일 일선 태권도장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사태를 중립적으로 바라보는 국기원 내부의 한 관계자는 “한심들 하다. 집행부나 노조 모두 현재 대립으로 얻는 게 없다. 국기원 이미지만 대외적으로 추락할 뿐이다. 싸움을 하더라도 적당한 선에서 해야 하지 않느냐. 국기원을 위한다는 대의명분은 모두 모순”이라며 “계속해 싸운다면 우리의 치부만 만천하에 알려지고 망신만 당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기원 사태를 둘러싸고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근심 걱정이 크다. 태권도 본산이라는 국기원이 계속해 불미스러운 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홍성천 이사장을 비롯한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국기원은 정상적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한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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