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계 큰 별 엄운규 원로… 영면에 들다

  

13일 오전 8시 태권도장(跆拳道葬) 영결식…태권도계 500여 명 참석 ‘애도’


故 엄운규 원로 영전에 생애사와 추서단 그리고 훈장이 놓여있다.


태권도 현대사의 산증인이자 큰 별 엄운규 원로가 영면에 들었다.

13일 故 엄운규 원로가 반평생 넘게 지낸 국기원에서 태권도인의 애도 속에 태권도장(跆拳道葬)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공동장례위원장인 국기원 홍성천 이사장,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 대한태권도협회 최창신 회장, 태권도진흥재단 김성태 이사장을 비롯한 국내외 태권도계 주요인사와 일선 태권도인 등 5백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승완, 강원식, 정만순, 이규형 전 원장 그리고 수십여 년 태권도 개척과 진흥을 함께한 박해만 원로도 함께했다. 또 싱가포르태권도협회 밀란 퀴 회장(WTF 집행위원), 대만태권도협회 안친수이 회장 등 해외 여러 외국인 제자들이 자리했다.

오전 8시 故 엄운규 원로를 실은 운구가 국기원에 들어섰다. 참석한 조객은 모두 일어나 고인을 맞았다.

국기원 오대영 사무총장 사회로 국민의례와 고인의 명목을 비는 묵념, 추서단 10단 수여, 생애사 헌정, 고인 약력보고, 태권도 4개 단체 대표로 구성된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들의 조사,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공동장례위원장을 비롯한 국내외 5백여명의 태권도계 후배, 제자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국기원 홍성천 이사장은 조사를 통해 “원로님의 삶 그 자체였던 태권도를 위해 평생을 몸바쳐온 숭고한 정신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깊이 남을 것”이라며 “후배 태권도인들 모두는 태권도 발전을 위한 원로님의 열정을 기리고 이어받아 태권도의 밝은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해 더욱 분발하겠다”고 애도했다.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는 “고인은 저희 곁을 떠나서 영면하셨지만 고인이 늘 가슴에 품었고 실천하셨던 태권도 발전의 뜻을 이어 받아 태권도가 더욱 인기 있고 사랑 받는 세계적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세계태권도연맹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대한태권도협회 최창신 회장은 “우리 태권도 가족은 평생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고난도 감내하며 입지전적의 길을 걸어온 원로님을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며 “뒤에 남은 저희는 원로님의 뜻을 되새기면서 더 나은 태권도 발전을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하겠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태권도진흥재단 김성태 이사장은 “세계 각국 어린이들의 우렁찬 기합소리, 하얀 도복과 함께할 태권도 세계화의 열풍, 그리고 영원히 빛날 올림픽에서의 태권도 금메달까지도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히 보시고 들어주시기를 바란다”며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 더욱 더 정진하겠다”고 추모했다.


국기원 중앙수련관에서 故 엄운규 원로의 영결식이 거행 중이다.


영결식은 조사 낭독에 이어 유족과 공동장례위원장, 장례위원회 고문인 이승완, 강원식, 이규형, 정만순 등 전 국기원 원장 등을 비롯한 장례위원, 태권도 단체 임직원, 국내외 태권도인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오전 9시경 영결식을 마친 운구 행렬은 국기원 주변을 돌고, 태권도복을 차려입은 태권도시범단(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단원들이 도열한 국기원 정문으로 이동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모든 조객들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크리스찬메모리얼파크 장지로 출발했다.

엄운규 원로는?


영결식을 마친후 고인의 운구가 국기원을 돌고 있다.


엄운규 원로는 지난 10일 오후 4시 노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88세.

1929년 서울 출생으로 태권도 5대 기간도장(基幹道場 : 母體館) 중 하나인 청도관(靑濤館) 이원국 관장의 제자로 총관장을 지내며 태권도 보급에 심혈을 기울였다.

1961년 대한태권도협회 창립, 1972년 국기원 개원, 1973년 세계태권도연맹 창설에 기여했고, 1978년 관 통합에 주도적 역할을 통해 태권도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공헌했다.

1978년 세계태권도연맹 집행위원을 시작으로 1989년 부총재를 역임하면서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비롯해 제10회 서울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본부 사무총장, 제24회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태권도 경기운영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진력하면서 태권도 세계화에 헌신했다.

1989년 국기원 부원장,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국기원 원장으로 봉직하면서 세계태권도본부이자 지구촌 태권도 가족의 구심점인 국기원의 발전에 심혈을 쏟았고, 이후 2010년부터는 국기원 원로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태권도와 일생을 같이했다.

유족으로는 딸 지일, 아들 준노, 상윤 씨가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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