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잘못 사용하는 언어… 제자에겐 ‘큰 상처’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 코칭언어 세미나… 일선 지도자들에게 반성의 시간


KTA에서 실시한 태권도 코칭언어 세미나가 큰 호응을 얻었다.


지도자가 무심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 또는 지적이 한참 성장하는 어린 수련생들에게 큰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29일 충남 아산시에 있는 순천향대학교에서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태환, KTA) 주최로 열린 ‘자존삼을 키우는 태권도 코칭언어’ 세미나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미 개최 전부터 큰 관심이 모아졌다. 선착순 모집이 조기에 마감됐을 정도로 지도자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높은 관심만큼이나 세미나 내용도 매우 알찼다. 강사들이 내용을 전달할 때마다 일선 지도자들은 탄식하며, 본인들을 질책하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이유는 그동안 자신들 사용했던 언어가 제자들에게 상처가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관장들의 큰 호응을 끌어낸 강의는 일선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따른 언어적 대처법을 알려주는 시간이었다. 태권도장 운영의 큰 문제점이자 최근에 크게 문제가 되었던 차량 운행에 대한 대처법은 당장 일선 도장에서 사용해도 될 정도로 간단하고 실용적으로 만들어졌다.


최중구 강사가 상황별 코칭언어 방법론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 주제를 강의했던 최중구 강사는 차량운행 중 수련생이 옆자리 친구와 심하게 장난을 치고 있는 상황을 가정해 설명했다.

다수의 지도자는 “너희들 차에서 장난치면 띠를 다 뺏어 버린다.”(보상철회) 혹은 “너 내려서 집까지 걸아가”(협박)등의 언어적 실수를 통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띠는 승급심사를 통해 정당하게 얻은 것인데 전혀 상관없는 차량운행과 연관하여 띠를 회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 말을 들은 많은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어 차량 운행 시 위험하게 장난을 칠 때 대처법을 교육했다.

심하게 장난을 치는 경우는 “일단 안전한 곳에 차를 먼저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차량운행 중의 교육은 안전성 문제와 아이들의 집중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차량에 미리 붙여둔 안전 주의사항을 읽도록 교육하여 안전의식을 다시 환기하게 한다. 이후 안전 관련된 규칙을 반복해서 강조하고, 안전행동이 필요한 그 상황에서 교육한다”고 방법론을 제시했다.

위 상황은 한 사례에 지나지 않지만 ‘조절적 코칭언어’는 총 3단계로 이루어지는 원리가 있다.

첫째, 규칙 세우기
수련생을 지도 할 때 행동범위와 규정을 명확히 하고 사전 교육을 실시한다. 규칙이 있으면 지도자가 일관성이 생기고 감정에 의해 수련생을 대하는 일이 없어서 여러모로 유용하다.

둘째, 책임감 돌려주기
수련생이 어떠한 잘못을 했을 경우에 문제에 대해 수련생의 의견을 물어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면 책임감이 높아지고 자발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셋째, 자기 주장적 대화하기
‘나 전달법’을 통해 배려의 느낌을 갖게 해주고 자발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다. ‘나 전달법’이란 상대를 초점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또 불만에 집중하기보단 긍정의 원인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대화 방법은 수련생의 자기 존중감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정문자 강사가 촉진적 코칭언어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정문자 강사는 ‘촉진적 코칭언어’라는 주제로 강의를 이어갔다. 지도자들의 자기반성을 하게 만든 칭찬과 격려 편이 큰 호평을 받았다.

일선 지도자들은 수련생에게 동기부여와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해 많은 칭찬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문자 강사는 모든 칭찬이 수련생에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 예로는 “너는 참 똑똑하구나”, “너 정말 운동신경이 좋구나”, “너는 정말 품새를 잘하는구나!” 등의 ‘평가적 칭찬’이 있다.

얼핏 들으면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여러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

“너는 참 똑똑하구나”라는 말을 들은 수련생은 마치 똑똑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 관념을 가지게 되고, 이로 인해 행동의 제약과 스트레스를 가져오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예로는 “흰 띠가 어떻게 그렇게 잘해?”와 같은 ‘과장된 칭찬’은 말의 진정성이 떨어지게 느껴지며, “네가 제일 잘했어”와 같은 칭찬은 ‘타인과의 비교’로 우월을 암시해 수련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문자 강사는 “올바른 칭찬은 노력과 과정에 대한 칭찬 그리고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칭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많은 지도자들에게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 하지만 내실 있는 내용에 비해 시간이 너무 부족해 일부 지도자들은 이해를 못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분량이나 내용 측면으로 봤을 때 장기적인 계획으로 교육일정을 선정해 교육하거나, 강의를 내용을 선택적으로 집중하여 더욱 세밀하게 강의를 하는 방법을 기대해 본다.

[무카스미디어 = 권영기 기자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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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

    이번 연수 정말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연수 계속 부탁드립니다.^^

    2015-09-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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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주민

    이번에 참석하지못한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다음번 교육에는 제가 1등으로 신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강사님들과 관계자 분들 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2015-09-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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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자

    당일 세미나 참석했는데 정말 인상적있었습니다. 현장에 딱 필요한 세미나 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2015-09-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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