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물과 기름 같은 타격기와 유술기

  

공권유술 강준 사범의 허튼소리


공권유술 오픈세미나


공권유술협회에서는 일 년에 네 번 공권유술을 수련하는 수련생과 타무술인이 참여하는 오픈세미나를 개최한다. 협회수련관이 협소한 관계로 보통 정원은 25명이지만, 세미나 공지한지 하루 만에 모두 마감이 되기 때문에 조금만 늦게 신청을 하면 참가할 방법이 없다.

오픈세미나는 공권유술 사범들이 관심을 갖게 되지만 그래도 꽤 많은 태권도사범님들이 신청을 한다. 어떤 분은 새롭게 배운다는 마음으로 하얀띠를 매고 참석하거나 일부러 유도복을 구입해서 가지고 오는 경우고 있다.

세미나에 참가한 태권도 사범님들은 공권유술을 수련하는 수련생들보다 더욱 열성적으로 수련에 임하기 때문에 나는 그분들로 하여금 충만한 에너지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조그만 기술이나 무술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태권도의 사범님들이 공권유술 세미나에 참가하셔서 생기는 고민 중 하나는 “학창시절 유도를 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메치기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그것을 해보려니까 잘 되지 않습니다.”라는 애로사항이다.

더욱이 스파링을 할 때 타격기에서 어떻게 메치기로 연계해야하는지 당혹스러워 한다. 이렇게 Why?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것은 자신이 열정적으로 수련하는 태권도뿐만 아니라, 다른 무술에도 충분히 조예가 있다는 뜻이고, 무술의 종목을 떠나서 자신의 무력을 한층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여기서 생기기 시작한 Why?라는 의문점에 답을 한다면, 한마디로 태권도와 유도라는 무술은 마치 물과 기름 같아서 잘 섞이지 않는 것을 억지로 섞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타격기계통의 태권도와 유술기계통의 유도라는 두 가지 종류의 무술특성을 평소에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이다.

여러분이 태권도를 수련하게 되면 모든 훈련의 중심은 발로 차는 기법이나 품세를 하는 훈련법에 초점을 맞추어 연습을 하게 된다. 또는 태권도 시합규정에 맞추어 시합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한 경기훈련을 실시한다. 그런데 이러한 태권도의 훈련과정에는 유도에서처럼 업어치기를 하거나 빗당겨치기를 하거나, 좀 더 상대를 정확히 메치기위한 잡기싸움 같은 것들이 태권도의 훈련내용에는 전혀 삽입되어 있지 않다. 오로지 태권도를 더 잘할 수 있는 훈련의 기술들만 훈련의 범위 속에 속해있을 뿐이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유도라는 무술역시 마찬가지다. 한번이라도 유도를 해보았다면 유도의 훈련프로그램 속에 상대를 주먹으로 치거나 팔꿈치로 가격하는 기법이 들어있지 않을뿐더러 발차기와 같은 타격기법의 테크닉은 유도의 훈련프로그렘에 삽입할 수 있는 고려대상이 전혀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태권도 3단, 유도3단의 종합무술인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실전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어서 한 장소에서 상대파트너와 훈련에 참가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겠다.

태권도의 옆차기는 태권도의 꽃이라 부를 정도로 매우 아름답고 파괴력도 강한 기법이다. 그러나 옆차기를 사용한 이후 상대를 잡아 업어치기를 하기에는 발차기의 특성상 매우 어렵다. 또한 옆차기이후 업어치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평소에 고려해보지 않았으며, 이러한 것을 태권도장이나 유도장에서 충분한 연습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실제상황에서 두 가지의 기술을 컴비네이션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태권도 기술체계의 특징에 있다. 태권도는 발차기 기법이 발달되어 있고 발차기는 비교적 먼 거리에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태권도의 발차기의 특성은 장거리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계발이 잘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유도의 경우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상대와의 공방이 펼쳐진다. 유도의 특징은 결국 상대를 잡아야 메칠 수 있는 것이다.

무술에서 간합(間合)‘공격과 방어가 만들어지는 상대와의 거리’은 상대를 제압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된다. 자신은 상대를 공격하기 좋은 거리를 유지하는 반면, 상대는 나를 공격하기 어려운 거리를 만들어야 승리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지구상에서 가장 먼 거리를 유지하며 공방을 펼치는 태권도와 지구상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며 공방을 펼치는 유도는 완전히 극과 극의 간합(間合)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두 가지의 무술을 적절히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타격기에서 메치기 그리고 와술기(그레플링)로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실전격투는 타격을 할 수 있는 가장 먼 거리부터 시작된다. 설사 그것이 유도시합이라고 하더라도 처음 상대와 인사를 한 후 가까이 접근하여 잡기싸움을 하기 전에는 서로 공방을 펼칠 수 없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상대를 바닥에 메쳐야겠다.”는 마음을 먹는다면 “발차기-손으로 타격하는 수기-잡기-메치기-와술기(그레플링)”로 이어지도록 순서에 입각하여 감각을 기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주먹과 발차기를 콤비네이션으로 사용 할 때는 되도록 상체를 세우는 것이 좋다. 태권도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발차기의 폼이 우스꽝스럽게도 보일 수 있겠지만 이것이 정석이다. 보통 한국의 무술에서 사용하는 발차기를 하는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상체를 뒤로 뉘이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주먹공격을 하기 위해서는 뉘여져 있는 상체를 다시 세워야 하고 중심이동이 원활하지 못하고 발차기에서 손으로 연결되는 컴비네이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하면, 발로 공격하는 상단차기는 상대의 얼굴을 가격하기 위해서 상체를 뒤로 기울여 중심이동을 뒤로 할 수 있지만, 주먹을 가격하는 스트레이트의 경우 오히려 상체를 세우고 중심을 앞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상대를 가격하는 기술의 원리가 전혀 다른 것이다.

만약 한 번의 발차기로 상대를 완전히 KO시킬 요량이 아니라면, 발차기이후의 주먹공격을 사전에 고려하여 기술을 실시하는 것이고, 이후 거리가 좁혀지면서 부드럽게 잡기로 연결되는 것이다. 만약 발차기 이후 바로 잡기를 실시하고 싶다면 회축, 옆차기, 뒤차기 같은 기술보다 손과 발을 쉽게 연결시킬 수 있는 로우킥이 훨씬 유용한 기술이다.

그냥 단순히 생각하더라도 동작이 큰 발차기보다는 동작이 짧고 빠르며 중심이동이 용이한 발차기공격이 상대와 접근전을 펼치기에 적합해 보인다.

이러한 기술들은 낙법을 칠 수 있는 수련장소에서 한꺼번에 실시하며 연습해 보는 것이다. 그러니까 발차기, 주먹, 메치기를 따로 따로 분리하여 수련하는 것보다 앞서 말한 컴비네이션 전체를 한가지의 기술로 보고 연습하는 것이 좋다.

비록 내가 학생들에게 이러한 기술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지 않더라도, 또는 내가 수련하는 무술이 이러한 기법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더라도, 한번쯤은 주변의 무우(武友)들과 함께 경험삼아 연습해 보는 것도 무력향상에 좋을 듯하다.

대부분의 무술인들이 타격기와 유술기를 섞으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물과 기름같아서 서로 섞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각기 다른 종목의 무술적특징을 파악하고 수용하려는 마음으로 기술을 수련한다면 타격기와 유술기는 독립적인 기술들이지만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수 있다.

Tip - 메치기를 하기 위해서는 도복을 잡아야 하고, 이후 지웃기를 한 후, 기울이기를 하여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린 다음, 기술을 걸어 상대를 메치는 과정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정석을 무시한 기술이 바로 레슬링의 태클이다. 우리가 쉽게 태클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럭비나 미식축구에서 공을 들고 뛰어가는 선수를 향해 수비선수가 사력을 다해 몸을 날려 쓰러뜨리는 장면이다. 워낙 강력하게 몸과 몸이 부딪치게 되어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얻기도 한다. 격투기에서는 역시 레슬링의 태클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은 상대를 메친다는 개념보다 그냥 넘어뜨린다는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비교적 먼 거리에서도 밑으로 파고들면서 다리를 잡아 넘어뜨리는 이 기술은 격투기법에 있어 단순하면서도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 받는다. 또한 다른 메치기에 비해 싱대로 부터의 역습에 대한 안전도 또한 높다.
다만, 이것으로 인하여 수련생들은 다양한 기술을 익히려고 하기 보다는 손쉽고, 힘을 바탕으로 하는 태클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기술의 다양성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기 한다. 유도에서는 태클은 금지기술로 되어 있다.

다음의 동영상은 파트너와 함께 발차기, 수기, 잡기, 메치기를 하나로 엮어 훈련하는 코칭미트 훈련법이다. 이외에도 일정한 본(本)을 만들어놓고 주어진 형식에 의해서 직접 파트너와 연습하는 방법이나 간단한 라이트 스파링을 통하여 감각을 익히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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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권유술 #오픈세미나 #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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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스

    그렇군요.. 좋은 내용 입니다.

    2013-12-0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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