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여제’ 임수정 은퇴… 마지막 경기 “울컥하더라”

  

최고 체육훈장 ‘청룡장’ 수상 - 선수의 꿈 ‘그랜드슬램’ 달성


임수정이 마지막 은퇴 무대에서 표창패와 꽃다발을 안고 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임수정이 화려한 선수생활을 뒤로하고 은퇴했다.

23일 인천 강화도 고인돌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경기 폐막식에서 임수정은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태환, KTA)로부터 국제대회 출전해 큰 공을 세웠다며 표창패를 받았다. 태권도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도복을 입고 선 시상 모습이었다.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동안 생각을 하더니 “이번 대회에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동메달을 딸 수 있어 다행이다. 마지막 무대에서 메달도 못 땄으면 많이 속상했을 것 같다. 시원섭섭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경기를 뛰고 나오는데 울컥하더라”고 솔직한 기분을 전했다.

현재 삼성에스원 소속으로 계약되어 있는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선수로서 마감했다. 연말까지 팀에서 신변정리를 하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한다. 당장은 경희대학교 석사과정 논문을 쓸 예정. 학위과정은 수료했지만 선수생활로 논문을 지금껏 미뤄왔기 때문이다.

임수정은 “이미 석사과정은 수료했는데 훈련과 대회를 출전하느라 미처 논문을 쓰지 못했다. 당장은 학교에 나가 논문을 쓸 예정이다. 걱정도 많이 되지만 새로운 도전이기에 기대도 된다”고 말했다.


임수정의 활약하던 경기 장면.


임수정은 자타공인 최고의 태권도 선수생활을 지냈다. 2001년 부인중학교 3학년 때 최연소성인 국가대표로 선발, 이듬해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종주국 여자 경량급 기대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태권도 첫 올림픽 2연패의 황경선과 서울체고 동기이자 단짝으로 국내대회와 국제주니어선수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너무 일찍 뜬 탓일까. 국가대표 1진 선발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부상과 슬럼프가 장기화 되면서 선수생활 포기를 놓고 고민하던 시기 기회가 찾아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옛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아 올림픽 대표에 선발돼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2009 코펜하겐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와 월드투어 등을 잇달아 휩쓸며 제2의 전성기를 보냈다.

이와 함께 한국 여자 태권도 선수로서는 황경선에 이어 두 번째로 ‘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유니버시아드대회-세계대학선수권대회’ 우승 등 완벽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였고, 최근에는 최고 권위의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상했다.

임수정은 “뒤돌아보면 운이 좋았다. 좋은 선수와 동료들 훌륭한 지도자님을 만나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선수생활을 막상 그만둔다고 하니 생각보다 많이 허탈하다. 하지만 더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 새롭게 출발하려 한다. 그동안 많이 격려해준 부모님, 스승님, 동기, 선후배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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