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개원 이래 첫 ‘조직진단’… 역시나 ‘중증질환’

  

조직진단 통해 문제점 정리, 국기원의 존재이유와 핵심가치 재조명


국기원 임직원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조직진단 최종 결과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사람도 성인이 되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통해 몸에 이상한 곳은 없는지를 점검한다. 조기에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 위함이다. 조직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생물은 아니나 정기적인 건강진단이 필요하다. 시기가 중요하다.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임하는 국기원이 개원한지 40년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건강진단을 받았다. 결과는 역시나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상태로 더 이상 방치하면 소생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임이 확인됐다. 이 결과에 직원들도 인정할 만큼 치료할 곳이 곳곳에 있음을 확인했다.

국기원(원장 강원식)은 10일 제2강의실에서 전 직원을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국기원 성과지향적 조직구축을 위한 컨설팅(이하 조직진단)’ 최종결과 보고회를 가졌다. 1시간여 컨설팅 기관의 최종보고를 청취하고 임원과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건강검진은 국기원의 전반적인 조직진단을 통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되었다. 아울러 국기원의 존재이유와 핵심가치를 찾아 조직원 모두의 공유 목표를 설정해 세부 실행계획을 세우고, 그 목표에 따른 성과지향적인 인사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진단작업은 지난 3개월간 한국능률협회(KMA)가 직원 개개인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 워크숍 등을 통해 면밀하게 실시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바라본 국기원의 문제점 개선해야할 방안을 종합적으로 조명했다. 최종 결과 보고서는 이날 직원과 임원 그리고 감수위원의 의견을 수렴하여 2~3주 후에 완성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기원 개원 이래 처음 실시되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건강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국기원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이 진단은 시작됐다.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국기원의 비전과 전략 수립. 번번이 비전 전략을 세웠으나 실행전략이 부족하고 구체화되지 않았다. 특히 3년마다 집행부가 바뀌게 되더라도 국기원이 지향하는 핵심가치는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이번 조직진단을 주도한 인사팀 최상환 팀장은 “국기원의 존재 이유와 그 핵심가치를 찾아서 기존에 해왔던 사업과 구조도 재 점검해보고, 임직원의 역할도 재 정의해서 향후에 어느 집행부가 오든 국기원이 무슨 일을 언제, 누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로드맵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조직 구조 재정비. 고비용 저효율의 조직구조를 해결하고, 직원들이 일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기존 사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구체적인 전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에 적합한 인력 수급으로부터 기존 인력에 대한 재교육, 평가, 보상, 배치 등 인적자원을 점진적으로 고도화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인재양성 계획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번 조직진단을 통해 KMA는 △조직진단보고서 △중장기전략보고서 △실행전략보고서 △성과체계보고서 △직무명세서 △인사제도개선 보고서 등 부문별로 여섯 가지의 최종 결과물을 납품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국기원 임직원이 현재의 문제점을 공통적으로 공감하고 앞으로 개선을 위한 실천하는데 있다. 더불어 차기 집행부가 이 보고서에서 지적하는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위한 처방전을 얼마만큼 수용할지 여부가 치료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이날 감수위원으로 참가한 노순명 이사는 전반적인 조사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통상적으로 조직진단을 통해 나온 처방전을 수용하는 사례를 묻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다만, 국기원 조직만이 갖는 특수한 상황에 비추었을 때 임원 구성 및 조직 구조 등을 현실에 맞춰 조정이 필요하겠다고 조언했다.

조직진단을 진행한 KMA 측은 “객관적인 시각으로 국기원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태권도 본부로서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의 상태를 점검하고 곧 처방전을 제시할 것이다”라면서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얼마큼 개선의 의지를 갖고 노력하는지에 따라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적지 않은 노력과 비용이 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국기원 측은 “그동안 내부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이번 진단을 계기로 무엇을 우선순위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나아가야 할지를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며 “결국 변화를 위해서는 모두가 적극참여하고 서로 한발씩 양보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을 최소화 할 때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말로 집행부의 임기가 끝난 관계로 KMA에서 제시하는 비전 및 실행전략은 차기 집행부의 의지에 따라 연속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수용한다면 임직원 워크샵과 부문별 워크샵을 통해 조직 재구축과 사업구조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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