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이야기] 옥룡자(玉龍子) 도선국사

  

정현축의 국선도 이야기 29


옥룡자(玉龍子) 도선국사(道詵國師, 827~898)는 통일신라 말기의 승려이자, 선도(仙道)를 공부했던 풍수(風水)의 대가이다. 옥룡자(玉龍子)라는 도호(道號)는 바로 선도적(仙道的) 의미가 담겨 있는 호이다.

옥룡자 도선국사는 전라남도 영암(靈岩) 구림동(鳩林洞)에서 월출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다. 어머니 최씨가 신인(神人)에게서 한 알의 밝은 구슬을 받아 삼키는 꿈을 꾼 뒤 잉태했다고 해서, 옥룡자(玉龍子)라고 하였다고 한다.

어머니 최씨는 처녀의 몸으로 옥룡자를 잉태했는데, 한겨울에 월출산 아래 물가에서 빨래를 하다가, 물에 떠내려 오는 청외를 건져 먹고 임신을 했다고 한다.

최씨는 처녀의 몸으로 남몰래 아기를 낳았으므로, 숲 속 바위 위에다 아기를 내다버렸다. 그리고 다음날 가보니, 비둘기 떼들이 모여들어 날개로 아기를 덮어 보호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최씨는 그 신기한 광경에 감화 받아, 아기를 안고 다시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 때부터 아기가 태어난 마을 이름이 비들기 구(鳩), 수풀 림(林)자를 써서 구림동(鳩林洞)이 되었으며, 아기를 버렸던 바위는 국사암(國師巖)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옥룡자는 15세에 월출산(月出山) 월암사(月庵寺)로 출가를 하였고, 월유산(月遊山) 화엄사(華嚴寺)에서는《화엄경》을 공부하였다. 그리고 곡성 동리산(桐裡山) 태안사(泰安寺)에서 교외별전(敎外別傳)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선풍을 떨치던 혜철(惠哲,786~861) 스님에게서 무설설(無說說, 주장 없는 주장) 무법법(無法法, 법 없는 법)의 묘리를 깨우쳤다.

그리고 옥룡자는 운수행각에 나섰는데, 태백산에서 움막을 치고 수도생활에 용맹정진 하는 등, 백운유수(白雲流水)를 벗 삼아 천하를 주유(周遊)하였다.

《청학집》에 의하면 옥룡자가 풍악산에서 물계자를 만났다고 한다. 그때 물계자는 동안(童顔)에 눈같이 흰 살결로 병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연세를 여쭤보니 800세라고 했다고 한다. 《청학집》은 옥룡자가 물계자의 여운이라고 계보를 밝히고 있다.

옥룡자 도선국사의 연구가들은 옥룡자의 사상이 애니미즘, 샤머니즘, 불교, 유교, 도교 등 어느 종교, 어느 사상과도 상충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모두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이미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 857〜?) 선생도〈난랑비서(鸞郞碑序)〉에서 주지했다시피, 현묘지도(玄妙之道) 풍류도(風流道), 즉 선도(仙道)는 근본적으로 유·불·도(儒佛道) 3교(敎)를 이미 자체 내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팔도강산을 두루 행각한 옥룡자는 당나라로 가서 일행(一行) 선사에게 천문(天文) 지리(地理) 음양(陰陽) 술수(術數)를 배우기도 하였다.

이윽고 신라로 돌아온 옥룡자는 전국의 산세를 두루 살펴보며 삼천리 팔도강산의 아름다운 산천(山川)과 명혈(名穴)을 모두 답사하였다. 그리고 천하를 통일할 영웅 호걸들이 태어날 천하 명당들을 많이 발견하였다.

마지막으로 천문(天文)을 보기 위해 하늘을 보는 순간, 갑자기 자미(紫微)에 황운(黃雲)이 끼면서 불길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옥룡자는 깜짝 놀라 천문(天文)을 제삼 살펴본즉, 아뿔싸! 이는 필시 중국에 있는 일행선사가 신라에 영웅 호걸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장난을 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옥룡자는 바로 그 자리에 앉아 명상에 들어갔다. 그러자 일행선사가 중국에 앉아서 신라의 명산(名山) 대혈(大穴) 들의 영기(靈氣)를 모두 끊어버리기 위해 진언을 암송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옥룡자는 곧바로 천상(天上)의 오성(五星)에게 조공(照拱)한 후에, 천태산(天台山)으로 급히 달려갔다. 천태산은 영기(靈氣)로써 중국에 있는 천태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산이었다.

옥룡자는 천태산 상봉(上峰)에 넓은 돌을 박아 반석을 만들고, 제단(祭壇)을 쌓았다. 그리고 그 위에 쇠로 만든 철마(鐵馬) 방아를 안치하고 매일같이 산에 올라 당나라를 향해 철마방아를 찧었다. 그러자 당나라에서 괴변이 일어났다. 왕실의 동량이 되는 큰 인물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앙화가 계속되었다.

중국의 왕은 태사관(太史官)을 불러 점을 치도록 했다. 태사관(太史官)이 천문을 두루 살펴보고 점을 친즉, 진방(震方)에서 살기(殺氣)가 일어나 태방(兌方)을 치니, 그때마다 당나라에서 괴변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었다. 진방(震方)은 동쪽이니 신라요, 태방(兌方)은 서쪽이니 당나라였다.

한편 일행선사도 옥룡자가 자기에게 맞서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신라에 사람을 보내 꾸짖자, 옥룡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일행선사께서 먼저 의(義)를 끊으셨으니, 나를 나무라지는 마시오.”

“그게 무슨 말이오?”

“일행선사께서 먼저 신라에서 큰 인물이 나는 것을 막으려고, 도력(道力)을 써서 신라의 산맥(山脈)을 끊었소이다.”

“······!”

“일행선사께서 먼저 경우 없는 행동을 하셨으니, 나는 모든 것을 그대로 따랐을 뿐이오이다.”

옥룡자의 말을 듣고 난 사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옥룡자는 그 자리에서 편지를 써서 일행선사에게 보냈다. 내용인즉슨, 일행선사가 끊은 신라의 산맥을 하루 속히 다시 이어달라는 편지였다.

일행선사는 중국 왕실에서 일어나는 앙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리하여 자신이 도력으로 끊었던 신라의 산맥들을 다시 이어주고, 옥룡자가 더 이상 당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부탁하였다.

신라의 산맥과 영웅 호걸들을 구한 옥룡자는 더 이상 철마방아를 찧을 필요가 없었다. 그 후에도 철마(鐵馬)만은 반석 위에 그대로 있었는데,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의 손에 의해 없어졌다고 《도암면지(道岩面誌)》는 전하고 있다.

천태산(天台山)은 전남 화순군 도암면 소재지에 있다. 지금은 철마도 없어지고, 반석만이 무성한 이끼에 덮여, 오가는 등산객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고 한다.

이후 옥룡자는 전남 광양시 옥룡면 백계산(白鷄山) 옥룡사(玉龍寺)에서 연좌망언(宴坐忘言)으로 35년간 주석하면서 많은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신라 헌강왕(憲康王, 재위875~886)은 옥룡자의 명성을 듣고 사람을 보내 그를 궁중으로 모시기도 하였다. 옥룡자는 왕의 마음을 열리게 하였으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국왕이 해야 할 도리를 조언해 주고는 산으로 되돌아갔다고 한다. 옥룡자는 신라 천년 왕도의 위업이 머잖아 막을 내릴 것을 이미 내다보고 있었다.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이래 신라는 중앙 왕실과 귀족들이 부패로 치달려가고 있었으며, 삼국통일의 주역인 화랑도들을 견제하기 시작하였다. 전쟁터에서 공을 이룬 장수들이 전쟁이 끝나면, 권력자의 시기질투를 받아 견제당하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었다.

김유신 장군과 함께 부원수로서 전쟁터에 나가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죽지랑(竹旨郞)과 그 낭도들이 전쟁이 끝나고는, 관리들에게 대놓고 무시당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미 고인이 된 김유신 장군은 자신의 자손이 무시당하는 점에 대해 지하에서조차 통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왕족과 귀족들의 부정부패에 지방 세력들이 반발하면서 신라 국정은 붕괴일로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리하여 각 지방의 호족들이 중앙정부의 통제를 벗어나 새로운 국가 건설의 꿈을 키워갔으니 궁예, 견훤, 왕건 등이 바로 그들이었다.

옥룡자는 이미 왕건이 태어나기 전에, 왕건의 아버지에게 송악(개성)에 제왕지지(帝王之地)의 집터를 잡아주고 뒷날을 준비시킨 바 있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왕건 태조(재위918~943)가 고려(高麗)를 건국하는데,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고려 때의 문신 최유청(崔惟淸)이 의종(毅宗)의 명에 의해 찬술한 《백계산옥룡사증시선각국사비명》과 《고려사(高麗史)》에 상세하게 나온다.

989년(효공왕 2년) 3월 10일, 옥룡자는 제자들을 모아놓고 말하였다.“나는 이제 간다. 인연 있어 왔다가 인연이 다해 떠나니, 슬퍼하지 말라.”그리고 그 자리에 앉은 채 입적하니, 세수(世壽) 72세였다. 제자들은 스승께서 35년 동안 머물렀던 옥룡사 북쪽 언덕에 사리탑을 모셨다.

한편 옥룡자 도선국사가 탄생한 구림동 백암마을에는 '도선바위'로 불리는 큰 바위가 있다고 한다. 이 바위가 검은 색을 띠면 옥룡자 도선국사가 죽은 것이고, 흰색을 띠고 있으면 살아있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었는데, 바위는 지금까지도 흰 색깔을 띠고 있다고 한다.

주요 저서로는 비기도참(秘記圖讖)인 《옥룡기(玉龍記)》《송악명당기(松嶽明堂記)》《도선비기(道詵秘記)》《도선답산가(道詵踏山歌)》가 있다. 그리고 승려로서 선도(仙道)를 함께 닦은 분들은 옥룡자 도선국사 외에도 원광법사, 원효대사, 월명사, 충담사,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이 더 계시다.



* 위 내용은 외부 기고문으로 본지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 = 정현축 원장 ㅣ 국선도 계룡수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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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룡자 #도선국사 #국선도 #정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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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선

    재미 있습니다.
    작가의 해박한 지식에 경의를 표합니다.
    ㅂ ㄱ ㅎ 한 국선도는 짝퉁임. 정통을 했으면 .....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란 말은 안했을텐데.

    2012-07-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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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사이비

    요즘 국선도 댓글 흥행이 영 아니올시다네....다시 국선도 글에 방문하니 국선도 기를 받아서인지...도장도 잘되고...국선도 짱인데....의무적으로 하루 한번씩 댓글 달기운동 시작합시다...

    2012-07-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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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새훈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 작가님^-^...화이팅~~~^-^...

    2012-07-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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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사이비

    같은 독재자인데 스탈린의 딸과 우리의 박양은 너무나 비교됨..스탈린딸은 자기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단호하게..나의 아버지는 독재자다..수많은 사람들에데 아픔을준 독재자이다..그딸인 나또한 아버지의 독재에 아무저항도 없이 받아들인 죄인이다..아버지의 죄를 딸로써 평생 안고 가겟다....우리박양..아버지 하신일은 최선이였다.....국선도 헛배웟네요....손가락푸쉬업 하려고 국선도 배운 박양....

    2012-07-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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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사범

    아무래도 정작가님이 나가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

    2012-07-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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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정신

    박양이 한 국선도는 대한(또는 덕당) 국선도라서, 짝퉁임! 개인적으로 국선도는 우리민족 의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민족의 공동자산인데, 그런 국선도에 도인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한 자가 자기 개인 호를 갖다부치고 버젓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세상에 이런 얼빠진 자가 있다는 현실이 몹시 가슴이 아프며, 국선도에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친일행각에, 군사반란으로 헌정을 유린한 사실을 옹호하는 자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는 것에 절대 반대함!

    2012-07-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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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치킨에 맥주 ~ 아까와라 ~ ^^ 그나저나 고생이 많으시군요. 힘내시고 파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사이비님 , 파이팅 ! ^^*

    2012-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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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사이비

    지난3월에 한국에 갔엇는데 경황이없어 치킨에 맥주 못쏘고 바로 왔습니다...이번해부터 미국여파가 캐나다에 오는지..무지어려움을 격고 있습니다..다행이 저금씩 좋아지는듯합니다만..여전히 아렵군요....몇주전 타고 다니던 기아차가 고장나서 3주동안 자전거로 출퇴근햇습니다 왕복50킬로..아침은 선선하니 젛은데..퇴근길은 푹찌더군요. 최고 체감온도 40도에 25킬로 주행 철인삼종 도전해 볼생각입니다

    2012-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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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사이비님// 박양이 맘에 안들믄 정작가님을 밀어보시구려 ~ ~

    2012-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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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저도 반갑습니다. ^^*

    2012-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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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사이비님 반가요! 첫날부터 쌈 하기는 그렇고,, 오늘은 가볍게 인사만 ! ^^

    2012-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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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사이비

    사막잡신 보다 국선도가 한끝발 낮은건가요? 같은 동정녀들인데...사막잡신 장로가 대통령하면 나라가 거덜나던데...국선도 박양이 하면 어찌되려나....

    2012-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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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사이비

    몇달 내가 안왔더니 정여사 댓글 인기가 많이 식어구려...그나저나 국선도 익히 박양이 대텅령되도궨찮은지 모르것쇼....

    2012-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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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필자

    감사합니다, 자리비움님 *^^*

    2012-07-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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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리비움

    항상좋은글 감사합니다. 건승하십시오

    2012-07-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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