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세계] 무술감독… 화려한 직업 뒤편의 고충

  



어머니께선 어렸을 때부터 가끔 나에게 “너의 생각이 그 사람 생각과 같을 것이라 생각하지 마라”라고 말해 주셨다. 어렸을 때는 이 말이 잘 와 닫지 않았다. 무술감독이 된 지금 나는 항상 어머니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일을 한다. 나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이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고 스트레스 받을 때는 언제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람을 상대 할 때이다. 예를 들면 배우를 만나거나 촬영 감독을 만나서 어떻게 할지 의논하거나 내가 지시해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

사람에게는 천만가지의 표정이 있다고 하듯, 성격이나 태도에도 천만가지의 유형이 있다고 생각한다. 친절한사람, 조용한사람, 거친 사람,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 사람 등. 이렇게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내가 일하고 있는 일터에도 있다.

예전에 모 배우가 시상식에서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려놓아 상을 받게 되었다”고 말 한 적이 있다. 정작 반찬을 만들고 밥을 짓고 국을 끓이며 고생한 스텝들은 대부분 집에서 시상식을 보고 있다.

누구말대로 숟가락만 올려놓은 배우들은 화려한 조명 속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사한 웃음 짓고라도 있지만, 결국 밥상을 차린 사람은 밥 한술도 뜨기 힘든 경우다. 한국 영화 시스템은 고통이 있을 때는 스텝들에게 분배하자고 하지만 기쁨이 있을 때는 함께 나누려 하지 않는다.

그런 반면 스텝들을 진심으로 대해주는 배우들도 있다. 말 한마디라도 “고생 많으십니다!” 라며 따듯하게 해주고 우리는 같은 일을 하고 있으며, 한 배를 타고 있는 동료라고 생각해주는 배우들 말이다. 그나마 이런 배우들이 있기 때문에 일을 할 때 힘들더라도 위안을 삼는다.

앞에서 말한 어머니의 말처럼 정말 나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은 다를 수 있다는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매일매일 느끼고 있다. 이 세계의 실태라고 할까?

이렇게 나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사실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기쁨 또한 느끼고 있다. 내 사람들 즉 내 가족, 내가 좋아하는 지인들을 만나서 밥 한 끼 대접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을 상대 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어찌 하겠는가 내가 선택한 길이니 책임지고 헤쳐 나가야 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이 일을 왜 시작 했을까 하는 생각도 하며 힘들어 할 때도 있지만 동료들과의 즐거웠던 시간만 기억하려한다.

내 자신에게 격려의 말을 전해 주고 싶다. 지금까지도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다음편에 계속)



[정리 = 조세희 무카스 대학생기자 / sehee1113@nate.com]

* 무토 액션스튜디오 양길영 무술감독의 스턴트 세상은 격주 화요일에 연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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