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당뇨인 '척추운동' 중요하다

  

[박용환의 운동 상식] 승마, 척추와 당뇨


승마훈련을 하다보면 교관으로부터 항상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발뒤꿈치 내리고, 허벅지 힘주고, 허리 쭉 펴시고, 어깨 힘 빼면서 팔을 자연스럽게 해서 손을 움직이지 마세요”입니다.

허벅지에 힘이 붙어서 안장에 밀착하면 이제 허리를 펴고 앉아 있어야 합니다. 말 위에 앉아 있을 때 무서워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자연스럽게 허리가 구부러지는데, 말이 매우 예민한 동물이라 이 상태를 금방 알아차립니다. 무게 중심이 말의 허리에 부드럽게 실려야 합니다. 앞으로 쏠리게 되면 말이 짜증이 나게 되지요. 어린 아이를 무등을 태울 때 갑자기 앞으로 확 쏠리면 기분이 어떨까요? 말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몸이 앞으로 기울면 이리저리 비틀면서 태우기를 거부할 때도 있습니다. 허리를 쭉 펴고 가슴을 활짝 연 후, 시선을 멀리 보면서 마치 장군처럼 당당하게 앉을 수 있어야 합니다.

척추에서는 마디마디마다 신경이 나와서 자율신경계를 관장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조화롭게 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교감신경은 흥분을 하게 만드는 신경이고, 부교감신경은 안정상태를 만드는 신경입니다. 교감신경이 발달하면 눈동자가 커지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흥분상태가 됩니다. 장운동이 안 되어 소화도 안 되고 변비가 생기죠. 부교감신경이 발달하면 기분이 다운되고, 설사가 납니다. 식은땀도 자주 흐르죠.)

또한, 척추신경은 각 장기들과 연결되는 역할이 있습니다. 척추의 목 부분 신경이 눌리거나 비틀어지면 눈이 침침해지고 비염과 연관이 있습니다. 등뼈의 첫 부분은 폐와 연관이 있고, 두 번째는 심장과 연관이 있습니다. 날개뼈 아래 끝부분 안쪽부터 아래로 중앙쯤 부위까지는 소화기와 연관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간과 췌장과 연결되어 있는 척추부분이 있습니다. 허리 부분과는 신장, 방광, 전립선, 자궁 등과 연결이 됩니다. (그림 참고) 그러므로, 척추 상태가 편안하게 유지되면 이러한 자율신경이 좋아져서 매우 건강한 상태로 유지가 됩니다.

진료를 보다보면 당뇨환자들의 척추상태는 매우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눌러서 만져보면 똑바로 되지 못하고 이리저리 뒤틀려 있습니다. 특히, 간이나 췌장과 연결된 부분에 살짝 힘을 줘서 만지면 아파서 소스라치게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침으로 자극을 주고, 추나같은 교정 방법을 써서 고치게 되면 당뇨 치료에 분명 도움이 됩니다. 문제는 치료를 받아도 고질적인 습관 때문에 근육이 굳어 있으면 유지가 잘 안 되지요. 그래서 반드시 척추기립근을 강화해서 탄력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척추 반사구인 자율신경계는 건강상태에서 수십번 강조해도 모자랄 정도로 중요합니다. 자율신경이 제대로 조절이 안 되어 항상 몸이 찌뿌둥하고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멋대로 작동하는 것을 자율신경실조증이라 합니다.

척추 안의 척수는 마치 물길과 같습니다. 우리 나라로 치면 한강이라고 할까요. 큰 강줄기가 머리 뇌수 부분부터 척추의 끝까지 유유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인해서 이 물줄기가 비틀어져 있는 곳을 만나면 뇌에 압력이 높아지게 됩니다. 그러면 뇌는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 부분에 통증을 나타내게 되고 그 부분이 연결된 신경계가 탈이 나게 됩니다.

척추가 비틀어지면 나타나는 증상은 이렇습니다. 소화가 안 되면 등 한 가운데 뼈를 살살 만져 보세요. 그러다보면 한두군데에서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가 있습니다. 이 부분의 척추만 편안해져도 소화가 잘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척수의 흐름이 원활한 상태, 바로 이 상태가 기혈순환의 기본이 되는 상태입니다. 뇌척수가 잘 흘러야 뇌가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승마는 척추의 힘을 기르게 하고, 말의 움직임에 몸을 맡김으로서 자연스럽게 척추를 운동할 수 있게 합니다. 특히, 자연스럽게 걷는 평보를 꾸준히 타다보면 척추가 3차원의 입체운동을 하면서 리드미컬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이 네발 동물이기 때문에 움직일 때 앞발과 뒷발이 교차하면서 허리부분에 운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형태의 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척추기립근의 힘이 붙어야 척추가 올바른 자리를 잡아갑니다. 승마를 꾸준히 하면 비틀어진 척추가 점차 좋아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척추가 편안한 상태가 되면 척수의 흐름도 원활해집니다. 뇌척수의 흐름이 원활해지면 말 그대로 뇌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집중력도 높아지고, 자율신경계가 좋아지니 몸이 매우 편안한 상태가 됩니다. 호흡도 안정되게 됩니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보면 자율신경계가 예민해져서 성격도 약간 예민해 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척추 운동은 당뇨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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