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은의 건강백서] 사람 수명의 차이

형기정수요(形氣定壽夭), 몸의 기운이 우리의 수명을 결정

경인년(庚寅年) 새해입니다. 이날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띠가 바뀌는 날이니 어찌 보면 우리민족에게는 1월 1일 보다 더 의미가 있는 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새해 아침, 오랜만에 집안의 어르신들을 찾아뵙게 되면 여전히 건강하게 지내시는 분도 계시지만 몇 년 전에 이미 세상을 떠나신 분도 계시고 현재 몸이 불편하신 분도 계시지요. 오늘은 이 수명의 차이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람에게는 타고난 수명이 있다고는 하지만 자기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수명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하는 말은 여기에도 해당됩니다. 비록 중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하더라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병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건강하신 여러분이시라면 오늘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건강을 향한 마음을 다지시기 바랍니다.

동의보감에서 말하기를 “사람의 수명은 각기 하늘의 운명에 달려있다”고 합니다. 하늘의 운명, 즉 천명(天命)이라는 것은 천지(天地)와 부모에게서 받은 원기를 말합니다. 아버지는 하늘이고 어머니는 땅인데,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精-씨앗)과 어머니로부터 받은 혈(血)의 성쇠(盛衰)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의 수명에도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 양쪽 모두에게서 왕성한 기를 받은 자는 상등(上等)이나 중등(中等)의 수명을 누릴 수 있고 한쪽에서만 왕성한 기를 받은 자는 중등이나 하등의 수명을 누릴 수 있습니다. 양쪽 모두에게서 쇠한 기를 받은 자는 잘 키워야 가장 낮은 수명을 겨우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요절하게 되죠. 그러나 외부에서 풍(風), 한(寒), 서(暑), 습(濕)의 사기가 들어오거나 굶주리거나 포식하거나 일을 많이 하여 내상이 생기면 어떻게 부모로부터 받은 원기를 다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상고시대의 성인들은 온갖 풀을 맛보고 약을 만들어 사람들을 보살펴 각각 그들의 천수를 누릴 수 있게 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풍,한,서,습의 사기라는 것은 외부의 환경에 의하여 몸이 영향을 받는 것을 포괄적으로 말한 것입니다. 그 이외에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로는 적절한 음식을 먹는 것, 그리고 적당한 양의 노동을 하는 것을 들고 있습니다. 또한 동의보감에서는 형기정수요(形氣定壽夭)라고 하여 우리 몸의 체형과 몸의 기운이 우리의 수명을 결정한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은 곧 원래 사람의 분에 넘치게 음식을 먹어서 살이 찌면 장수하지 못하고, 부족하게 음식을 먹어 살이 마르면 장수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장수마을의 어르신들 중에는 뚱뚱하신 분 들 보다는 마르신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성격이 급하면 맥(脈)도 급하고 성격이 느긋하면 맥(脈)도 완만한대, 맥이 느린 사람은 대부분 장수하고 맥이 급삭한 사람은 요절한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맥이 급삭한 사람은 기혈(氣血)이 상하기 쉽고 맥이 느린 사람은 기혈이 화평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내부에서 잔잔한 파도와 성난 파도가 치는 것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크고 성난 피도가 치게 되면 그 자체의 에너지는 왕성하나 그 주위에 있는 돌이나 자갈들은 손상 받게 되는 것처럼 우리 몸을 쉽게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완만한 기운이 몸에 도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보총은 50세를 기준으로 하여 간기(肝氣)가 쇠하면서 노화가 시작된다고 봅니다. 노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혹은 그 이후라도 자신의 몸을 조금 더 돌보아 외부의 기운에 몸이 상하지 않게 하고, 음식을 조절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자신에게 맞는 본초로 몸을 가꾼다면 나이가 드는 것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이한살 더 먹는다고 섭섭한 마음을 가지시기 보다는 배부른 새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심정은 원장 이력
빼어날 수 한의원 원장(www.thegreatsoo.com)
대한한의학회 회원
대한형상의학회 회원
전국의료관광협회 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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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은의 건강백서는 매주 금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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