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성의 '링에서 이기는 10계명'(2)

  


6. 강펀치에 대한 욕심을 버려라.

흔히 두 주먹에 힘을 주고 상대를 가격하면 상대를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그 반대이다. 절대로 상대가 넋을 잃고 있지 않는 한 주먹에 힘을 주어 가격하면 아프기만 할 뿐 기절하거나 쓰러지지 않는다. 야구경기에서 투수가 강속구를 던질 때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던진다면 시속 100km도 안 나올 것이다. 몸과 어깨의 근육을 최대한 이완시켜 가볍고 빠르게 그리고 공을 놓는 타이밍이 일정해야만 제구력 좋은 강속구가 나오듯이 복서도 몸과 어깨, 주먹을 이완시킨 상태에서 상대의 급소에 닿는 순간 주먹을 쥐어주기만 한다면 상대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타격을 전문으로 배우는 곳에서 흔히 이런 소리를 많이 들을 것이다. “어깨에 힘 빼” 그렇다. 강한 펀치를 구사하기 위해 큰 주먹 하나만을 노리고 펀치를 사용한다면 자신의 체력 저하는 물론 상대의 송곳 같은 펀치에 애를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권도는 컴비네이션이다.


7. 진실과 거짓의 펀치를 내라.

똑같은 패턴의 펀치는 상대에게 읽히기 쉽다. 상대를 속일 줄 아는 교묘함의 펀치를 내라. 약, 중, 강 의 펀치로써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든 후 기습적인 강타를 내라. 어릴 적 두 손바닥은 향해 주먹을 던지며 보리, 쌀 놀이를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상대가 내 펀치에 대해서 미리 알고 있다면 그 경기는 이미 진 것이다. 권도는 주먹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발과 머리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멀쩡한 상대를 속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병법을 이야기한다면 이야긴 다를 것이다. 링 위에 오른다면 병법 즉 작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 작전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그 작전 수행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에 따라 상대를 속일 수도 속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8. 개인의 주무기를 개발하라.

본인의 체형과 신체에 맞는 권도 그 스타일과 함께 본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기술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장점에 타인의 고급기술을 한 가지씩 겸비 한다면 어떤 누구와도 대적 하여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내 펀치의 주무기는 훅이다. 훅은 펀치 기술 중에서 가장 위력이 강하고 무릎의 탄성과 원심력 그리고 자신의 체중을 펀치에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서 내 제자들의 경우에도 다른 곳에서 수련한 수련생들보다 훅의 빈도가 높고 적중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이 훅을 타격하기 위해 앞 손을 노력해야고 현란한 스텝을 뛰어야 하며 진실과 거짓의 펀치를 낼 수 있는 작전 능력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복싱의 기본 스탠스


9. 기본에 충실하라.

기량이 올라 갈수록 흔히 거만해 지거나 화려한 기술만 사용하려 한다.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겠으나, 복서는 항상 기본에 충실하여야 한다. 기본이 없이 많은 기술을 알고 있다 하여도 그 기술을 사용하기란 매우 어렵다. 주춧돌이 튼튼하다면 어떠한 고난이도 기술도 모두 소화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 진정 강한, 지지 않는 자가 될 것이다.

복서의 기본은 무엇일까? 바로 겸손함과 성실함이다. 겸손함과 성실함이 있다면 그대의 링위의 인생은 진정 아름다울 것이다.


10. 용기와 배짱 자기 자신을 믿어라.

복싱에서 이기는 법 중 절대 원칙 3가지는 첫째 기술, 둘째 체력, 셋째 강한 정신력과 믿음이다. 자그마한 사각의 링에서조차 버티지 못하고 패배 한다면 더 큰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그대는 이미 세계 참피온이며 인생의 승리자인 것이다.

내 개인적인 경우 투병 생활 중 휠체어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내 자신에 대한 믿음과 용기 그리고 엄지의 재활 노하우와 체력이 꾸준히 증진함에 있었다. 1906년경 우리나라에 복싱이 들어와 지금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기술 등은 그대로 인 것이 사실이다. 허나 그때보다 지금은 더 후퇴했다 말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당시보다 이루겠다는 욕구가 죽어있고 당시보다 체력과 근성은 더 후퇴했다. 기술은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이다. 이제 여러분들의 용기와 믿음 근성이 죽어있는 주먹의 혼을 불어 넣을 것이다.


경험에서 만들어진 권도(拳道)

이상에서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권도 십계명을 정했다. 이외 많은 좋은 것들이 많으나 항상 기본이 견실하고, 성실해야만 최고가 될 수 있고, 맞는 법을 알아야 때릴 줄 알고 지는 법을 알아야 이길 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수련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글을 적었다.

한가지를 덧붙이자면, 참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땀을 흘리는 지도자. 제자들과 뒹굴고 맞아가며 몸으로 지도하는 지도자들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자신이 마음과 노력만 한다면 그런 지도자들을 만나서 자신의 꿈을 키울수 있을 것이다. 이왕 하는 거라면 제대로 배우시길...

21세기 피닉스 박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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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술을 연구하던중

    그동안 많은 실력을 경험하고 느낀소감을 대중 메체에 솔직한 심정으로 격투기의 기술을 나열한 당신은 진정한 무술인이 아닌가 생각함니다.많은 글을 남겨야 알겠습니까? 당신의 짧은 글속에서 무술의 정의인 기본이 베여 있군요.현재 당신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제자들은 참으로 행복한 스승님을 모시고 있다고 생각함니다.항상 건강하시고 미래의 격투기 메니야 들에게 꿈과 희망을 계속 부탁드립니다.

    2006-09-0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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