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대학가… 술 독 안의 든 호신술

  

<무카스 대학생기자단> 키워드 ‘신학기’


이 기사와는 무관함. 대학 태권도시범단의 호신술 시범 연습 장면.


신학기가 시작한 지도 어느덧 한 달. 늘 그렇듯 신학기 대학가 풍경은 그야말로 젊음이 넘친다. 그 젊음에 원천은 무엇일까?

낭만적인 캠퍼스를 꿈꾸며 입학한 신입생들과 갓 전역한 복학생들, 취업준비가 한창인 4학년들이 술집에 들어선다. 그리고는 술의 지휘 아래 연주를 시작하고, 젊음을 합주한다.

대학 술자리 문화는 기자가 대학에 입학할 때와 비교하더라도 많이 바뀌었다. 선배들의 무식한 술의 강요, 어느 신입생의 안타까운 사연은 이미 예전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아직도 대학가 술은 문제가 많다.

그 중 하나는 대학가 술 문화에 가장 위험에 노출된 여대생이 아닐까. 술로 말미암은 피해자 대부분은 여대생이고, 가해자는 남성이기 때문이다.

술은 여대생들의 귀가 시간을 지연시키고, 늦은 밤 귀가하는 그들의 발걸음을 더욱 힘들게 한다. 술은 판단력을 흐리게 할 뿐만 아니라, 무방비한 모습을 노출해 범죄자들의 쉬운 표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학교수업 혹은 도장에서 여대생을 위한 호신술을 가르치지만, 실용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마치, 통화이탈지역에서 휴대폰을 갖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호신술 수업은 손목을 잡혔을 때, 뒤에서 껴안았을 때, 머리채나 목을 잡혔을 때와 같은 상황의 대처법을 교육한다. A상황에서는 A방법을, B상황에서는 B방법을 하도록 말이다.

이 모든 수업의 대상은 일반인 여성이다. 무술 유단자들도 매뉴얼대로 실행하는 것을 장담할 수 없는데, 일반인들이 단 몇 개월의 교육으로 호신술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만취된 상태에서는 더욱 힘들지 않을까?

호신술 수업을 수강했던 위민영 학생(서울, 25)은 "학교수업은 일주일에 2시간 정도, 3월부터 7월까지 약 4개월 정도이다. 매우 짧은 기간이고, 기초체력이 부족한 일반 여성들에게 반복적인 훈련을 한다고 해도 실전에서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물며 만취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어설픈 호신술 공격은 상대방을 더욱 자극한다. 제대로 공격한다 해도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평소보다 몇 배의 힘을 내는 가해자는 고통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피해자 여대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별거 없다. 자신의 주량껏 마시고, 일찍 안전하게 귀가하는 것이다. 대학가 인근 주거지역은 발길이 드문 곳이 많아 범죄자가 가장 좋아하는 ‘범행무대’이다.

술까지 먹었다면 ‘핀 조명’을 받은 무대 위 주인공이 된다. 그래서 술 냄새를 풍기며 밤늦은 시간까지 밖에 있는 것을 되도록 삼가야 한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언제나처럼 잊고 지낸다. 이것이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다.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Remind 말이다.

국가와 관계 당국에서는 처벌을 위한 CCTV만 믿고 있는 것이 아닌 예방을 위한 공익광고나 캠페인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는 높으신 분들과 상관없는 사람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함께 예방을 독려한다면, 100%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생명과 몸은 어제 카지노에서 잃은 돈 100만원이 아니다. 오늘 다시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정신적인 충격은 100배 이상이다.

진정 ‘나’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할 것이다.



[무카스 U-포터 = 조원상 기자 ㅣ cws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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