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 경기력 분석

  

세계선수권대회 한국대표팀 남녀 동반우승 - 17연패(여자 10연패) 위업 달성!
(지면 5월 9일자 내용 옮김)


종합단체 시상을 한뒤 조영기 한국선수단장이 우승 트로피를 올리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17회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대표팀(단장 조영기)이17연속(여자10회)의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남자부는 금4, 은1, 동메달 1개로 종합점수 80점을 얻어 2위 이란(63)을 17점 차로 따돌리고, 여자부는 금3, 은2, 동메달 1개 71점으로 홈팀 스페인(46점)을 누르고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이번대회에 참가한 국가들의 메달 분포도에 따르면 남자부의 경우 총 122개 국가 가운데 18개국(한국, 미국, 이란, 스페인, 러시아, 브라질, 모로코, 프랑스, 멕시코, 터키, 호주, 태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일본, 네델란드, 베네수엘라, 베트남), 여자부는 87개국 중 21개국(한국, 스페인, 미국, 중국, 브라질, 멕시코, 프랑스, 터키, 영국, 푸에르토리코, 대만, 캐나다, 호주, 태국, 오스트리아, 벨기에, 크로아티아, 쿠바, 이집트, 독일, 세네갈)에서 최소 1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했다. 메달 분포가 각 대륙별로 나누어져 태권도 경기의 기술의 평준화와 특정국가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 미국, 스페인, 이란, 중국, 러시아 멕시코, 프랑스, 터키가 강세를 나타냈다.

[남자부 분석] 기대이상 성과 올려! 이란팀 급부상


남자 밴텀급 우승을 차지한 김재식(상무, 25)선수가 공중 나래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 대한태권도협회 경기력향상분과 김세혁 위원장의 ‘스페인 세계대회 결과보고서’와 본지 현장취재 자료를 중심으로

[남자부 분석]
이번 세계대회에 참가한 한국선수단의 남자부는 핀급 김진희(가스공사)와 플라이급 고석화(에스원), 밴텀급 김재식(상무), 미들급 오선택(가스공사)이 금메달을 송명섭(경희대)이 마지막 날 은메달 1개와 고교선수 허준녕이 동메달을 획득해 당초 일각에서 예상했던 우려와 달리 금메달 목표 3~4개에 달성했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까지 이란과 종합우승 경쟁을 하는 긴장감이 이어졌다. 특히 경량급에서 우위를 나타냈으며 중량급에서는 외국선수들에 비해 체력과 파워 면에서 낮게 평가돼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하겠다.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과 실력을 갖춘 핀급 김진희(가스공사)와 플라이급 고석화(에스원)선수가 노련한 경기운영과 다양한 기술을 구사, 상대 우수선수들을 압도했다. 김진희는 빠른발과 왼발 몸통돌려차기를 앞세워 상대선수들을 제압했으며, 고석화는 오른발 몸통 받아차기와 뒷차기, 얼굴공격으로 파죽지세 결승전 진출, 코다다드(이란)를 상대로 지난 독일선수권의 분패를 설욕했다. 미들급 오선택(가스공사)은 난적 요셉 카라미(이란)를 준결승에서 힘겹게 누르고 우승까지 이어갔다. 하지만 소극적인 경기운영과 경기 중 흥분하는 단점이 노출돼 앞으로 반격위주의 경기자세보다 적극적인 공격자세 전환과 침착한 경기운영이 요구된다.

국제대회 처녀 출전한 김재식(상무, 밴텀)은 과감한 공격과 찬스를 포착하며 기대이상 선전했다. 또한 국제대회 처녀출전한 문상현(용인대, 라이트)과 장창하(경희대, 웰터)선수는 관중의식과 긴장감으로 매 게임 적극적이지 못한 소극적인 경기자세로 예선에 탈락. 장창하는 예선 1차전에 난적 스티븐 로페즈와 불필요한 난타전과 주심의 불공정한 판정에 휘말리며 분패, 스티븐 로페즈의 대회 3연패 기회를 안겨줬다. 금메달 후보로 지목됐던 송명섭(경희대, 페더)은 미국의 마크 로페즈(21)에게 덜미를 잡히며 지난 아테네올림픽의 설욕을 실패했다. 상대방 공격을 끌어내 반격을 지나치게 의존, 적극적인 공격력과 전술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고교선수 허준녕(헤비)은 몬테시노스(스페인)와 준결승 경기에서 3회전 초반까지 4점을 리드한 상황, 홈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도 침착한 경기를 운영. 하지만 3회전 심판진의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석패하며 분루를 삼켜야만했다. 앞으로 유럽 선수들을 대비한 체력과 파워를 경기의 과감성을 강화한다면, 차세대 기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국제경험 풍부한 선수들이 노련한 경기운영 펼쳐


김보혜(에스원, 밴텀급)의 위협적인 내려차기! -결승경기 장면-


[여자부 분석]
국제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상대 대처 능력이 뛰어났다. 반면,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경우 긴장감에서 오는 소극적인 경기운영과 집중력 부족이 표면화 됐으며, 국제경험이 경기결과에서 보듯 상호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특히 여자부의 경우 신장, 파워, 기술면에서 해외 선수들에 비해 낮게 평가되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경기력향상 제고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아테네올림픽을 계기로 국제경기 경험과 기량이 성숙된 황경선(한국체대, 웰터급), 세계대회 2연패에 도전한 신경현(인천시청, 헤비), 그리고 세계청소년선수권 우승 경험이 있는 김보혜(에스원, 밴텀급)는 얼굴 발기술과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상대 선수들을 압도했다. 황경선은침착한 경기운영으로 상대의 움직임과 허점을 적시에 공략, 하지만 경기 2회전 중반까지 경기를 쉽게 풀지 못하는 기복이 풀어야할 문제점으로 남았다. 신경현은 대표팀 맏언니로 시종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모범적인 경기를 보여줬다. 이나벨레 디아즈(프에르토리코)를 결승에 맞아 1회전 종반 강력한 오른발 안면 돌려차기로 통쾌한 KO승을 거뒀다.

국제대회에 처녀 출전한 류은영(한국체대, 핀급), 문미애(리라컴고, 플라이)는 자신감과 투지력 면에서 우수하게 평가됐다. 하지만 단순동작에 의존, 신장 차이가 월등한 상대선수들에게 반격을 당하는 경우가 발생. 또 경기도중 전광판을 의식하는 집중력 부재가 눈에 띄었다. 김새롬(한국체대, 페더급)은 예선부터 화려한 발기술과 얼굴공격으로 큰 점수차로 결승까지 순조롭게 안착했으나, 다이애나 로페즈(미국)와 맞붙은 결승 1회부터 과도한 난타전과상대 전술에 휘말리며 체력을 소비, 효율적이지 못한 경기운영과 대응전략 전술 부재에서 패배의 요인으로 지적됐다. 김연지(에스원, 라이트)는 호주의 말톤 칼멘과 예선 1차전에서 3회전 5-5 동점으로 연장전에 돌입, 말톤 칼멘에게 선취점을 내주며 세계선수권 3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해외 상대국가 실력 급상승! 대책마련 시급


이번대회 화제를 모은 미국의 로페스家 형제들

이번대회를 통해 세계선수권의 경기력 수준이 평준화 됐음을 새삼 실감케 했다. 오래전부터 종주국을 위협하던 이란(남자)과 중국(여자)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의 ‘로페즈 가(家)’의 스티븐(웰터, 28), 다이애나(페더, 23), 마크(페더, 21) 3남매의 활약상이 괄목할 만한 성적을 이뤄냈다. 특히 이들은 한국선수들을 예선과 결승에서 각각 제압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우수한 신장과 교묘한 무릎방어, 그리고 이중으로 밀어차는 게임 운영에 능숙한 이들의 대처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다.

홈그라운드 이점을 살린 스페인 남녀선수단이 좋은 성적과 실력을 평가받았다. 또한 터키, 멕시코, 프랑스,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이 지난 독일선수권 때와 달리 실력이 급상승되는 추세를 보였다. 여자부에서는 중국 팀이 큰 신장을 바탕으로 전 체급에 걸쳐 좋은 기량을 선보였다. 난적 대만 팀은 올림픽이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남녀 모두 전력이 약화됐다.

남자부에서는 이란의 베네코알 하디(라이트), 요셉 카라미(미들), 코다다드(플라이) 등 전 체급에 걸쳐 전력과 실력이 급상승 되는 등 한국 선수들을 압도한다는 평가다. 파스칼 젠틸(프랑스)의 차세대 기수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미카엘(헤비, 프랑스)과 아마도보 라샤드(웰터, 아제르바이잔)의 경기운영과 기술발휘 능력이 눈부셨다.

이란과 미국 등 지속적으로 상대국가의 실력상승 및 급성장하는 요인에는 철저한 상대선수들의 과학적인 분석과 지속적인 각종 오픈대회 참가, 국가대표 상비군체제 및 전임 코치제 등 단계적인 시스템에 의해 성장해 온 결과라 볼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변경되는 선발제도와 충분치 못한 훈련체제, 상대선수 분석 약화, 각종 오픈대회에 비참가 등의 구태의연한 시스템이 지속되고 있어 정체의 기로에 서있다.

그동안 일선의 많은 지도자들 사이에 ‘국가대표 상비군제도 및 전임코치 도입’이 심심치 않게 거론됐으나, 협회 측에서는 예산상의 이유로 이를 적극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표훈련 방식과 선발방식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종주국의 우승타이틀을 지속하기란 장담하기 힘들다. 특히 2007년 세계대회가 중국에서 개최된 만큼 여자부 종합우승 전선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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