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태권도 관통합의 산증인 무덕관 서상렬 초대 사무총장 별세
발행일자 : 2025-11-11 15:26:59
[한혜진 / press@mookas.com]

통합 무덕관 초대 사무총장·세계무덕관연맹 초대 총재… 태권도 통합의 기틀 세운 인물

태권도 통합의 산증인이자 무덕관의 역사 그 자체로 평가받는 서상렬 원로(세계무덕관연맹 초대 총재)가 11월 1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8세.
1928년 충청북도 단양군에서 출생한 故 서상렬 원로는 1947년 5월 무덕관 입관을 시작으로 황기 관장의 제자로 수련하며 태권도의 원형을 체득했다. 1949년 초단, 1955년 3단에 승단, 1965년까지 대한당수도협회 상임이사(사무총장)으로 재직하며 한국 태권도의 제도적 기반을 세웠다.
그는 건국대학교 법경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정치학 석사 및 박사과정을 수료한 학자형 지도자였다. 실무 경험과 학문적 통찰을 겸비한 그는 행정·정책·교육 분야를 두루 이해한 드문 인물로 평가받는다.
무덕관 창설자 황기 관장을 비롯한 각 관 지도자들이 참여한 ‘태권도 관통합 운동’ 당시, 무덕관의 통합 참여는 최대 난제였다.
서 원로는 이 시기 통합 무덕관 초대 사무총장으로서 황기 관장을 설득하고, 분열된 관계자 간의 조정과 협의를 이끌며 ‘태권도 단일화의 완성’을 이룬 실질적 중심 인물로 전해졌다. 그의 조정력과 신뢰는 태권도계의 갈등을 봉합하고, 태권도 단일체제 확립의 결정적 전환점이 되었다.
그는 행정뿐 아니라 수련 현장에서도 지도자로 헌신했다. 무덕관의 정관·심사규정·단(도)복 제도를 제정하고, 1959~1962년 공군대학 당수도부 전임 교관으로 재직하며 장교들에게 태권도를 보급, 군 태권도의 출발점을 만들었다.
또한 1960년 한·일 친선 당수도 연무대회를 주관해 태권도의 국제 교류의 첫 문을 열었고, 1965년부터 1973년까지 대한태권도협회 무덕관 중앙본관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제도권 행정의 중심을 이끌었다.
이 시기 그는 미국 강명규, 이광재, 서영선, 김대식, 김영숙, 멕시코 문대원 등 약 1천500명의 무덕관 제자들을 해외 사범으로 파견하며 태권도의 세계화를 실현했다. 해외 진출이 쉽지 않던 시절, 그는 여권 발급과 파견 절차를 직접 돕고 후원인으로 나서며 1세대 해외 사범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그는 2015년 저서 『무덕관은 통합하여야 한다』에서 “무덕관의 정사는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며, 선배들의 증언이 사라지기 전에 줄거리라도 세워야 한다”고 밝히며 태권도 통합의 철학과 역사적 맥락을 정리했다. 이 책은 태권도 통합의 정신과 실무 과정을 생생히 담은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국립태권도박물관에는 서 원로가 기증한 1950년대 무덕관 도복이 전시되어 있으며, 주월한국군 태권도 교관단 류시황 사범의 자료와 함께 태권도 형성기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는 핵심 유물로 남아 있다.
그는 검단탑병원 상임고문 및 회장, 사단법인 충북협회 상임고문, 한국불교태고종 교도회 사무총장, 재경단양군민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사회·종교·의료·교육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다.
또한 1980년대 초 단양 벽지 초등학생 60명을 선발해 ‘서울견학단’을 꾸려 문화체험을 지원하는 등 50년 넘게 ‘서상렬 특지장학회’를 운영하며 교육 후원 장학사업을 이어왔다.
빈소는 인천 검단탑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은 11월 13일(목) 오전 7시, 장지는 충북 제천 개나리공원묘원이다.
태권도 통합과 제도화, 그리고 세계화를 이끈 서상렬 원로의 삶은, 한 세기를 관통한 대한민국 태권도의 역사 그 자체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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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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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이 잠드소서2025-11-12 14:20:3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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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옛날에 국민학교 시설 도장 같을때 태극기옆 무덕관 써 있던 게 생각나네요, 당시 주먹구구식 수련, 부모님께서 깨어 있었으면, 미동이나 동성중학교로^^.
80년도 후반부터 동네이름 관이름에서 대학관으로~~~
무덕관,지도관,청도관등~~지금 대학 간판,아니면 영어들어감, 저 시대 대학까지 나오시고 대단한 분이 십니다.2025-11-11 16:20:13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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