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대목 앞둔 일선 태권도장에 벌써부터 ‘한숨소리’… 왜?


  

3월 신학기 일선 태권도장 수련생 신규 입관 대목은 옛말, 저출생 여파 수련생 수요 급감

3월 신학기까지 이제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한 때는 이맘때가 되면 일선 태권도장은 분주하다. 신학기, 특히 초등학교 입학생 대상으로 신규 수련생 유치를 위해 홍보 준비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일주일이 남았는데도 이미 한숨만 가득하다. 왜 일까.

 

태권도장 호황기 때면 3월 신학기에 30~50여명의 신규 수련생을 입관했다는 A도장. 옛말이 됐다고. 도장 앞에 초등학교 정문이 있어 독점적이었기에 3월은 가족과 지인들까지 동원돼 판촉 선물과 홍보물 준비로 여념 없다. 여전히 준비는 하고 있다. 그러나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3월은 다른 학원들도 그렇겠지만, 태권도장은 한 해 농사 수확하는 달이었다. 많을 때는 3월에만 80명까지 입관했다. 학교 앞 전단지와 선물을 나눠주면서 도장을 홍보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힘든줄 몰랐다. 왜냐면, 수련생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년도 10명 전후로 저조했지만, 올해는 더 어려울 것 같아서다”

 

평소 기운 넘쳤던 A도장 관장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학교 앞 도장에서 15년 넘게 운영하면서 코로나19 기간은 예외로 이렇게까지 어려운 적은 없었다. 도장 앞 학교 신입생 입학수가 100명이 채 안된다. 그런데 그 학생들 대부분이 일치감치 도장에 다니고 있거나, 이미 퇴관해서다.

 

다른 지역 상황도 A도장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과거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태권도에 입문한 연령이 6세 전후로 낮아진 점, 저출생 여파로 전국적으로 초등학생 입학생 수가 역대 최하, 물가상승으로 인한 가계 어려움으로 인한 사교육비 절감에 태권도장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더해 임대료 인상, 사범 등 인건비 인상도 도장 경영 악화에 주 원인이 되고 있다.

 

폐업도 늘었다. 다른 태권도장 지도자 역시 "동네 상가마다 태권도장이 줄줄이 있었다. 서로 경쟁할 때 큰 스트레스였는데, 오히려 요즘은 그때가 나았다는 생각이다. 그만큼 도장이 잘 되었을 때다. 요즘은 임대료도 재계약 때마다 인상되고, 수련비는 인상하기 어렵고, 애들은 줄고, 작년과 올해만 주위 도장 3곳이 폐업했다. 곧 나 차례가 올까 두렵다"고 걱정을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취학대상 아동은 2017년생 만 6세와 취학 유예자 등 총 36만9441명이다. 초등학교 신입생이 40만명 아래로 하락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참고로, 지난해 4월 기준 전국 초등학교는 6천175개교, 40만1752명이었다.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20만명대로 더 감소한다는 전망이다. 2019년에 출생아가 초등학교에 2026년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이때 출생아 수가 30만 3천명이 안 된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저출생 여파로 올해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하는 초등학교가 전국 157개교로 집계됐다. 

 

절대 다수는 비수도권에 있었지만, 수도권에서도 9개교가 신입생을 받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전북으로 34개교로 전체 21.7%을 차지하고 있다. 경북 27개교(17.2%), 강원 25개교(15.(%), 전남 20개교(12.7%)도 20개교를 넘겼다.

이어 충남도 14개교(8.9%), 경남 12개교(7.6%), 충북 8개교(5.1%) 순이었고, 수도권인 인천(5개교·3.2%), 경기(4개교·2.5%)에서도 신입생 없는 학교로 집계됐다. 과거 섬과 산간 지역에 있는 소학교가 폐교 또는 분교가 되었던 것에 비해 이제 도심지에서도 폐교와 분교, 통폐합이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태권도장이 호황을 이루던 전성기를 다시 맞이하기 위해서는 유소년 중심의 태권도장 운영으로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전국 1만3천여 곳 태권도장 90% 차지하는 유소년 중심 운영을 중.고교, 성인 등으로 연령 전환는 필수이다.

 

또한 품새, 겨루기, 격파 등 세부 특화 교육, 1대1 태권도 개인지도 등 차별화 지도방법 전환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게다가 유년시절 태권도 중심 교육이 이제는 실내 위주의 소규모 축구와 농구, 실내 수영장 등 타 분야와 경쟁을 해야 하고, 점차 연령대를 다양화 하는 주짓수, 킥복싱, 합기도 등 무예 도장 등과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3월 전국적으로 역대 최대 인원이 우렁차게 기합 소리를 내던 그 시절은 그야말로 옛말이 됐다. 이제는 시대 변화에 걸맞게 도장 수련 환경 변화로 변화를 꾀할 때가 됐다.

 

"안주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라는 말이 현실이 되지 않기 위해 일선 태권도장이 변해야 할 때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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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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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정훈

    지도방법에 문제가 있는것이 아니라, 소비자층의 인식 변화가 온겁니다.
    굳이 태권도장에 다녀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거죠.
    이미 방과후 학교나 무료 음악교실, 축구교실, 줄넘기교실 등...
    무료가 너무 많아졌고, 다양해졌습니다.
    또, 방과후 수업 때문에 수련생들의 하교시간이 늦어진 영향도 있죠.

    그것뿐인줄 아십니까 ?
    요즘은 사범이 도장에 몇명이나 있는지까지 따지는 세상입니다.
    아이들이 많아지면 사범을 고용해야 되는데, 사범을 미리 고용하고 아이들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에요.

    과거에는 사회분위기가 사회체육이 활성화 된 분위기였고, 사회체육지도자가 대접을 받는 시대였습니다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는것도 큰 원인입니다.

    아이들이 축구얘기, 손흥민 얘기, 메시, 호날두 얘기는 하더라도,
    이대훈 얘기는 안합니다.

    왜 그럴까요 ?

    2024-03-11 14:28:39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리얼 촉

    앞으로1~2년은 태권도장의 심각한 경영 위기가 오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시장 변화가 시작 됩니다. 태권도계도 어린아이들 위주의 도장은 심각한 위기가 올것이고,특히 학교 앞 도장들이 가장 타격이 심할겁니다. 늘봄교실이 정착되고 학부모들은 눈치 볼것이고 도장 운영은 해야되고ㅠ

    2024-03-10 14:30:48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김포고수

    특공무술 주짓수 태권도 종합도장이답

    2024-03-10 11:09:46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시간이없다

    안주하면, 실업자 될 수 밖에 없다
    기후변화 신냉전 세대갈등 AI시대
    다른 직업 찾아떠나야한다!

    2024-03-05 09:26:29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국민재산찾기운동

    정치-기관-재단들-은닉재산찾아서
    폐업하는 실업자들 직업교육 복지지원
    해야 각계층 정계-학원계-기관
    은닉재산만-300조 해외투자하면서
    돈세탁 은닉 비자금조성 그돈으로
    선거자금하지말고 실업자들 재활부터해야

    2024-03-04 04:13:3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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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비하라

    치열한 경제구도 인구감소 세계신냉전
    지구는 스스로보호하기위해 전쟁을
    준비하는가 군사적 태권도 전투태권도
    전쟁의서막 세작들의활동

    2024-03-02 04:25:52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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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의법칙

    이젠 태권도도 거품이 빠질여나
    너무 많아 도장도 관장도 사범도
    자연의이치 강한고수만 살아남는다
    실력자 참무도인만

    2024-03-02 04:18:5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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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조용필

    저출산. 자원이 줄 수록 교육비를 올리고. 인력을 줄이며 관도 줄이고 살수 있는 방법을 서로 찾아야합니다.

    2024-02-27 13:47:3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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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예스포츠중앙회

    집단지성을 통하여 함께 극복하고 공생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실현하는데 종목불문 협회소속불문 함께 소통하고 협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2024-02-26 21:22:22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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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로진출

    해외로 진출하는것이 그중에서도
    특히베트남 국가등 청소년인구가
    많은곳으로 진출하는것이 났다

    2024-02-26 18:58:0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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