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칼라예프, UFC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등극… 다게스탄 전사의 시대 열렸다

다게스탄 출신의 강자 마고메드 안칼라예프(32∙러시아)가 UFC 라이트헤비급(93kg)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다.

9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13’ 메인이벤트에서 안칼라예프는 알렉스 페레이라(37∙브라질)에게 5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승(49-46, 48-47, 48-47)을 거두며 새로운 챔피언에 올랐다.

경기 전부터 안칼라예프가 페레이라에게 가장 어려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안칼라예프는 왼손잡이 자세로 서기 때문에 페레이라의 주무기인 카프킥이 효과적으로 통하지 않았다. 더불어, 다게스탄 특유의 레슬링과 클린치 전략을 활용해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며 페레이라를 끊임없이 압박했다.

경기 내내 전진 압박을 가한 안칼라예프는 페레이라를 철창으로 몰아붙이며 근거리 타격전과 니킥, 클린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보통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페레이라의 전술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안칼라예프가 오히려 페레이라를 수세로 몰아가며 경기를 지배했다.

치열한 승부, 판정의 향방을 가른 라운드

페레이라는 여전히 강했다. 1라운드는 카프킥을 여러 차례 적중시키며 포인트를 따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안칼라예프의 왼손 스트레이트가 페레이라의 안면에 적중하며 위기에 몰렸고, 4라운드에도 철창으로 몰린 상태에서 클린치 싸움에서 밀렸다.

판정의 향방을 가른 것은 3라운드와 5라운드였다. 심판진은 3라운드에서 다리 공격을 집중시킨 페레이라보다 머리와 몸통을 집중 공략한 안칼라예프의 손을 들어줬다. 5라운드에서는 2명의 심판이 페레이라의 손을 들어줬지만, 결국 3:0 만장일치 판정으로 안칼라예프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챔피언 등극 후 안칼라예프 "압박이 전략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칼라예프는 감격을 감추지 않았다.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아주 오랜 세월 추구했던 꿈을 지금 이뤘다. 벨트가 내 허리에 감겼다"며 감격했다.

이어 "전략은 압박, 압박, 압박이었다. 페레이라의 이전 상대들은 그가 카운터를 노리도록 유도했지만, 나는 그 반대로 압박해 상대가 카운터를 노리게 만들었다. 이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승리로 안칼라예프는 UFC 중량급에서도 다게스탄의 힘을 증명했다.

라이트헤비급은 헤비급(120.2kg) 바로 아래 체급으로, 경량급과 달리 강한 펀치력과 체력 싸움이 요구되는 곳이다. 라이트급(70.3kg)에서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이슬람 마카체프가 지배했던 다게스탄 파이터들이 이제 중량급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페레이라 "2차전서 복수하겠다"… 챔피언 안칼라예프 "다음엔 도망가지 마라" 도발

페레이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경기 방식으로 승리를 준다면, 이런 스타일을 하는 선수들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밖에 안 된다"며 판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자신의 SNS를 통해 "2차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조정하겠다. 훨씬 더 나은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 믿어달라. 절대 꿈을 포기하면 안 된다"며 재대결을 강력히 원했다.

UFC 회장 데이나 화이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아마도"라며 즉답을 피했지만, 현지 언론과 팬들은 재대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안칼라예프 또한 "페레이라가 원한다면 기꺼이 재대결을 받아주겠다. 어쩌면 2차전에선 그가 경기 내내 도망가지 않고 진짜로 싸울지도 모른다"고 도발하며 2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번 대회에서 다게스탄의 안칼라예프가 라이트헤비급을 접수하며, UFC 중량급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페레이라와의 재대결 여부, 그리고 게이치의 마지막 타이틀 도전 가능성이 향후 UFC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게이치, 라이트급 재도약… 다시 타이틀 도전 노린다

이날 코메인이벤트에서는 UFC 라이트급(70.3kg) 랭킹 3위 저스틴 게이치(36∙미국)가 11위 라파엘 피지예프를 판정(29-28, 29-28, 29-28)으로 꺾었다. 1라운드 피지예프의 보디킥에 고전했던 게이치는 2라운드 강력한 오른손 어퍼컷으로 분위기를 바꾸며 승기를 잡았다.

게이치는 "나는 다시 돌아와야 했다. 모두에게 내가 세계 3위란 걸 보여줘야 했다. 중요한 건 다시 올라서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하며 챔피언 타이틀 도전을 희망했다. 화이트 회장도 "게이치는 여전히 세계 3위"라며 그의 타이틀 도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경기에서 게이치와 피지예프는 치열한 접전 끝에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돼 각각 5만 달러(약 7,200만 원)의 보너스를 받았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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