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MZ 태권도’ 꿈나무 국대… 위풍당당 종주국 옛 영광 되찾아!

  

한국중고태권도연맹,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국제화 대비로 기대 이상 성적 거둬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남녀부 종합우승을 달성한 청소년대표팀

한국 태권도 차세대 기대주들이 불가리아에서 4년 만에 다시 열린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대활약하면서 중주국 태권도의 옛 명성을 되찾았다.

 

이들은 모두 MZ세대 태권도 국가대표로 경기장에서 위풍당당했다. 외국 선수들과 비교하면 국제경험이 턱없이 부족함에도 낯선 외국 선수들과 맞붙어 주눅 들지 않고 평소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유소년과 청소년 국가대표 선수들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상대국 선수들은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인 상시 훈련과 집중 육성으로 잦은 국제대회 경험과 투자에 주춤했다.

 

한국 청소년 태권도 대표팀은 지난 2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엿새 동안 세계태권도연맹(WT) 주최로 열린 ‘소피아 2022 WT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에 남녀 각각 금메달 절반을 휩쓸며 동반 종합우승을 일궜다.

 

남녀부 동반 종합우승은 2014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10회 대회 이후 만 8년 만이다. 특히 직전 대회인 2018 튀니지 함마메트 대회에서 남녀부 모두 각 금메달 1개에 그치면서 종합우승을 놓쳤다.

 

특히 여자부는 199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1회 대회부터 2012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대회까지 9연패를 달성했으나 이후 2014년 대만 타이베이 대회부터는 3회 연속 종합우승을 놓쳤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역동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자신감 넘치는 경기력으로 애초 목표했던 금메달 2개를 훨씬 뛰어넘는 5개를 획득하며 8년 만에 남녀부가 동시에 정상을 되찾았다.

 

한국청소년대표팀은 지난 4년 전 악몽이 재연되지 않기 위해 선수 선발 방식과 코치진 구성부터 대비를 완벽하게 했다.

 

한국중고태권도연맹(회장 이경배)는 우선 국제대회에서 선수들이 혼란이 없도록 WT가 올해 새롭게 개정한 라운드 3전2선승제 방식 경기룰을 국내에서 대한태권도협회보다 먼저 도입했다.

국제대회 2전3기 끝 정상을 밟은 남자 -59kg급 우승자 정우혁. MZ세대 답게 다양한 표정과 세리모니로 대회를 즐겼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환경이지만 경기장도 국제대회 환경과 비슷하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무대를 올려 진행하고 있다. 이번 대표팀 코치진 구성에도 집행부와 이해관계를 떠나 대표팀 선수를 많이 배출한 팀, 세컨을 볼 수 있는 자격인 WT 경기지도자 레벨2 자격 소지자 등을 우선으로 했다.

 

현역 각 팀 지도자들이 모였지만 선수단의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원팀’으로 각자 역할 분담을 명확히 했다. 평소 경쟁하던 팀 지도자들도 이번 대회장에서 의기투합해 선수단을 격려하면서 전력을 함께 구상하면서 성적 내기에만 집중했다.

 

중고연맹 이성훈 전무이사는 “어느 때보다 선수들과 지도자가 모두 단합이 잘 되었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뛸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나치게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는 진정시키고, 긴장을 많이 한 선수는 자신감을 불어 넣었다. 상대 선수들 전력 분석도 함께해서 선수들이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8년 만에 남녀부 종합우승을 달성한 것에 대해 “초창기보다는 외국팀이 실력도 많이 늘고 여러 차원에서 투자를 우리보다 월등하게 많이 한 까닭에 우리를 추월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다만 우리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충분한게 그 기량을 펼치도록 분위기를 잘 맞춰준 덕분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태권도 경기인 출신이면서 국제대회 지도자와 분석관으로 여러 국제대회 경험이 많으신 이경배 회장께서 이번 대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이제야 정상을 되찾았지만, 앞으로 계속 정상을 지킬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침공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유가 할증 등 항공료가 대폭 상승되어 이번 대회 출전에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다. 이에 대한태권도협회가 역대 가장 많은 예산을 지원해 준 탓에 대회 준비에 큰 지장이 없었다.

 

이 전무이사는 “중고연맹이 대회 개최 외 별도 재정 수익 활동이 없어 예산이 많이 부족한 편이다. 이번 대회에 항공표가 이전보다 2~3배 이상 올라서 자칫 출전에 큰 어려움을 겪을 뻔 했다. 이런 사정을 알고 대한태권도협회가 큰 예산을 지원해 준 덕분에 한시름 놓았다. 곧 호치민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있어 역시 어려움이 많지만 선수들이 국제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도록 협회에서 최대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세계유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남자부는 종합우승, 여자부는 종합 3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만12세부터 만14세까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출전한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남자부는 2015년 안방에서 열린 무주 세계대회 이후 3회 대회 만에 우승컵을 되찾았다. 특히 직전 대회인 ‘2019 타슈켄트 대회’서 노골드에 그쳤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를 기록했다.

 

여자부는 이란과 태국에 이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종합우승에 실패했지만 한국 여자 유소년부가 종합 3위에 든 것은 2014년 아제르바이잔 바쿠 세계유소년선수권 창설 이후 5회 대회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것.

 

외국 선수들보다 신체조건과 힘에서 열세지만, 빠른 발놀림과 노련한 경기운영,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치지 않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국내 MZ세대 태권도 유망주의 잇따른 선전에는 과거와 달리 스스로 국제대회 전력을 분석하고 각기 개성과 자신감으로 낯선 환경을 극복한 결과로 보인다. 내년에 열릴 세계유소년대회와 내 후년에 열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리 꿈나무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소피아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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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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