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샬아츠 인사이드] 태권도 격파 대회 속출하는 부상, 이대로 괜찮은가?

  

올해 공인대회출범 태권도 격파대회 여전한 부상 위험

위 사진은 내용과 관련이 없음.

대한태권도협회(회장 양진방, KTA)이 올해부터 '격파 대회'를 겨루기와 품새에 이어 첫 공인 대회로 출범했다. 

 

태권도 시범의 대표 '격파' 역사가 오래된 것에 비해 공인대회로 출범은 올해가 첫해이다. 태권도 시범단과 이를 전공하는 선수들이 증가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다양한 문제점이 공인대회로서 출범 안착을 늦추게 했다. 그중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부상’에 관련된 부분이다.

 

공인대회로서 인정받는 첫해 실제 대회장은 부상에 대해 자유로웠을까?

 

용인대총장기를 시작으로 신한대총장기, 대학연맹 등 최근 열린 격파 대회가 마무리된 시점에 대회를 되돌아 보니 부상을 줄이기 위한 주최측의 노력은 보이나, 여전히 부상은 발생했고 아직 큰 문제점으로 남아있었다.

 

의료진 문제

크고 작은 부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범 대회에 부족한 의료진과 비 전문인력 배치 문제이다. 6~7m 높이에서 맨몸으로 착지하는 격파 종목의 특성상 큰 부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타박상이나 찢어진 상처부터 심하게는 전신 마비에 이르기까지 부상의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한 격파 대회에 상주하는 의료인력은 2명 내외. 나무 송판을 격파 하기에 발에 가시가 박히거나 찢어지기 일쑤. 2명의 의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인력이 부족하면서 생기는 더 큰 문제는 응급상황이다. 

 

큰 부상으로 병원 이송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드는 부상 선수들로 인해 신속한 처리가 이루어지지않아 자칫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비상 사태를 위한 응급 수송차도 한 대라 연속으로 부상이 나올 경우 대책이 없다.

 

비전문인력의 상주도 문제다. 큰 부상 시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의사급의 인력이 상주 하지 않는다. 간단한 상처를 치료하는 수준의 인력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의사 도움으로 긴급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에 제대로 된 조치가 어렵다. 

 

미비한 경기장 시설 문제

비교적 비슷한 동작들로 구성된 '체조' 종목의 경우에는 위험한 착지 때문에 안전 등의 이유로 경기장 바닥에 쿠션으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태권도 격파 경기에 경우 체조 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착지하는데도 단단한 태권도 매트 위에서 위험한 동작을 수행한다. 

 

이에 보완사항으로 이동식 매트를 사용하지만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더 위험해 보일 때도 있다. 격파 보조자들이 시연자 착지 위치에 맞춰 매트를 이동하는데 보는 사람이 아찔하다.

 

최근 한 대회에서는 매트가 너무 미끄러워 손을 짚다가 미끄러져 부상을 입는 경우도 발생했다. 참가 선수 중 한 명의 말에 의하면 ”매트에서 기름이 묻어나올 정도였고, 미끄러워 기술을 시도하기 두려웠다”라고 대회를 회상했다.

 

한 병원의 의사는 “이건 미친 짓이다. 다칠 수 밖에 없는 대회가 계속 열리는 것이다.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안전 사항이 완비된 상황에서 대회가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현재 시범 대회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과도한 경쟁과 제도의 문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시범 기술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특히 청소년 선수들이 신체적 기술적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선수들이 본인이 소화하지못할 기술을 도전하는 일이 발생한다. 자칫 잘못하면 여지없이 부상을 당하고 만다. 

 

장애물 종목에 한하여 중학생 선수들이 시연할 수 없도록 제도를 만들었지만, 고등부는 이러한 제도가 없고 입시를 앞두고 경기를 펼치기 때문에 더욱 무리한 기술을 시도한다. 

 

여중, 여고부 종목도 문제이다. 수평회전 격파시 보조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출전 안 하면 그만이라지만 입시를 걸고 하는 시합인 만큼 포기가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회전이 부족하거나 과하면 목이나 머리를 다칠 수 있는 위험한 동작이다.

 

팀 입장에서도 대회에서 종목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연습을 안 할 수가 없다. 이에 따라 연습 중 부상의 확률도 높아진다.

 

쓸쓸한 은퇴

한 팀에서 크게 다친 수를 보면 태권도 시범 종목의 위험성을 잘알수 있다.

 

한 대학팀의 경우 한 학년에 6명의 선수 중 4명이 큰 수술을 받아 선수로서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 고공 동작을 시연하는 도중 부상을 입는다. 다수의 팀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여름철 대회장을 찾으면 반바지를 입은 선수들 무릎에 수술 자국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일부 지도자나 선수는 부상에 대한 의식도 문제가 있었다. 중부상이 자주 일어나기에 별일 아닌 듯 생각하기도 한다. 심지어 한 고등부 선수는 십자인대파열 후 수술을 6개월이나 미루고 대학입시를 위해 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다른 경우도 있었다. 제자가 격파를 시도하다 큰 부상을 입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지도자 생활을 포기하거나 종목을 전향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너무 빨리 꿈을 접어야 하는 선수들이 많다. 심판의 문제, 송판의 문제 등 공인종목으로 부족한 부분들이 다수 있지만 무엇보다 빠르게보완 개정해야 하는 부분이 부상 관련 사항이다.

 

다시 한번 보완해야 할 부분을 다시 정리해 보자.

첫째. 전문의료진의 상시 대기 및 인원 보강, 응급 수송차 추가 배치

둘째. 경기장에 체조 매트와 같은 바닥 설비와 안전장치설치

셋째. 나이와 수준, 성별에 따른 기술 제한과 제도에 대한 재검토

넷째. 공인 규격의 송판 채택 및 발등 부상 방지를 위한 대비책 마련

 

위 사항을 실천하기 위해선 큰 비용이 추가로 소요된다. 하지만 비용의 문제로 안전을 등한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빠른 제도 개선을 통해 안타깝게 꿈을 잃는 선수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무카스미디어 = 권영기 기자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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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기
무카스미디어 기자.

태권도 경기인 출신, 태권도 사범, 태권도선수 지도, 
킥복싱, 주짓수, 합기도 수련
무술인의 마음을 경험으로 이해하는
#격파 #시범 #격파대회 #부상 #십자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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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심

    피겨에서도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백플립을 금지 한다
    다양한 회전과 점프를 이용한 격파도 한 장르지만
    최근 10년 너무 시범이 광대하게 발전 했다.
    너무 위험해 보이고 목숨걸고 하는것 같다....
    2000년 초반 학번으로 시범한 사람들도 허리, 무릎..성한사람 없는데...

    2010이후 학번들은 더 심할텐데...
    회전과 점프에 제한을두었으면 한다

    2022-05-13 14:24:21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종목

    입시에서 시범 항목을 폐지하면 됩니다 ㅋㅋ

    2022-05-11 15:35:03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태권인

    강원도 철원에서 뒤돈이나받고에 대회주체 의료시설도 미미하고, 대학내 체육관을 이용하면 좋은데,
    한체대,경희대,용인대등 교수들 지방가서 회식이나 접대 받지말고 본인 대학 시설을 이용바랍니다.

    2022-05-11 11:13:3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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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강사

    태권도 대회장의 부상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또 응급처치 인력이 없는것도 문제지만 수천명이 모이는 행사에 응급처치 키트 역시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운좋거나 실력으로 다치지 않은 수련생중에 살아남은 팀이 수상하는 ....

    2022-05-10 15:22:1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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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코치들을 배치 못하게 하는지 이해가 젼혀 가지 않습니다. 수많은 위험성이 있는 대회에서 왜 코치들이 쫒겨나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경기 운영방식입니다.

    2022-05-10 13:32:3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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