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올림픽 25주년… 이제는 WT와 ITF '투게더(Together)'


  

WT-ITF 합동 축하시범,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비롯해 국제경기단체장 등 참석

11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에서 WT와 ITF 시범단이 태권도 올림픽 채택 25주년을 기념한 특별 합동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과 국제태권도연맹(총재 리용선, ITF)이 올림픽 수도 스위스 로잔에' 함께'했다.

 

양 기국 집행위원과 시범단이 함께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25주년을 자축하고, 다른 스포츠 관계자들과 그 의미를 전달했다.

 

1994년 9월 4일 파리 IOC총회에서 태권도가 2000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극적으로 채택됐다. 이를 기념해 매년 9월 4일은 전 세계가 태권도의 날이다. 한국은 법정기념일이다. 태권도 세계화와 지속 성장한 원동력이 바로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다.

 

이 뜻 깊은 결정이 이뤄진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함께한 WT-ITF 관계는 불과 5년 전만하더라도 그야말로 ‘남남’. 심지어 태권도가 올림픽에 채택될 즈음에는 ITF가 심한 반대를 했었다. ITF로써는 같은 ‘태권도’인데 한쪽 기구가 일방적으로 올림픽 종목에 채택되는 것은 ‘어불성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WT는 스포츠 외교를 총동원해 채택됐다.

 

이제는 태권도라는 이름으로 상호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합치고, 끈끈한 우호를 다지고 있다. 

2014 난징 유스올림픽에서 두 기구간 협력을 위한 합의 의정서 체결을 주도한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중앙)이 WT 조정원 총재(우)와 ITF 리용선 총재(좌)에게 올림픽 기념 트로피를 선물로 전달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WT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오는 2024 파리 올림픽까지 7회 연속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확정된 상태. 양 기구는 지난 2014년 중국 난징 유스올림픽 기간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의 중재와 권유로 상호 협력을 위한 합의 의정서를 결의했다.

 

이후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WT 세계태권도선수권 개막식에 첫 합동 시범을 보인데 이어, 2017 무주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는 개·폐막식,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식전 개막식 공연 등 합동시범을 보이면서 가까워졌다.

 

WT-ITF는 11일(현지시각) 스위스 로잔 올림픽박물관에서 합동공연을 펼쳤다. 이 행사에는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을 비롯해 하계올림픽종목연합(ASOIF) 프란체스코 리치 비티 회장, 네나드 랄로비치 IOC 집행위원 겸 국제레슬링연맹 회장, 무스타파 하산 국제핸드볼연맹 회장,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올레그 마티신 회장 등 국제 스포츠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왼쪽부터 바흐 IOC 위원장, 슈뢰더 전독일총리 내외, 조정원 WT 총재, 이동섭 의원

또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oroder) 전 독일 총리와 한국인 부인 김소연씨 내외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지난 1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조정원 총재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또 지난해 태권도를 대한민국 법률로써 ‘국기(國技)’로 제정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태권도 공인 9단 이동섭 의원도 함께했다.

 

이날 시범은 ITF 시범단이 먼저 시작했다. 앞서 지난 5일 ITF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 첫 공연은 WT가 먼저 시작한 바 있다. 해설사 설명으로 절도와 박력 넘친 동작을 곁들인 다양한 기술 격파와 호신술 시범이 30분간 이어졌다.

 

이어 WT는 경쾌하고 때로는 웅장한 음악에 맞춰 다양한 의상과 소품을 활용해 화려한 발동작과 예술적 요소를 가미한 공연으로 무대를 펼쳤다.

WT시범단(좌)과 ITF시범단(우)

대미는 WT-ITF 합동시범으로 장식했다.

 

개성이 다르지만 양 기구 시범단의 합동 시범은 또 다른 의미를 전하고 있다. 국적과 관계없는 태권도 국제기구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태권도가 80년대 이후 남과 북 주도로 지금껏 보급돼 온 만큼 WT는 남(南), ITF는 북(北)을 상징하고 있다.

 

최근 남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지만, 어떤 장벽 없이 태권도를 통해 우정을 나누는 평화의 상징임을 재확인 했다. 

 

시범을 마치자 각계각층 스포츠 인사들이 끝없는 탄성과 환호의 박수갈채를 보냈다.

WT 집행위원인 정국현 위원과 메틴 사힌 위원이 34년만에 재대결을 펼쳐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 했다. 

이날의 또 다른 백미는 전설의 태권도 월드 챔피언의 재기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4연패를 거둔 전설의 스타 정국현 WT 집행위원 겸 태권도진흥재단 사무총장이 당시 라이벌이었던 메틴 사힌 WT 집행위원 겸 터키태권도협회과 1985년 세계선수권 이후 34년 만에 재대결을 펼쳐 관객들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조정원 WT 총재는 인사말에서“25년 전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태권도는 변화되기 보다는 스스로 변화하는 길을 택했고 올림픽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힘써 왔다”며 “세계태권도연맹은 굿거버넌스, 양성평등과 선수중심 정책을 중심으로, 스포츠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노력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용선 ITF 총재는 “올림픽 태권도 25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해 준 세계태권도연맹과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께 감사드리며 오늘의 합동시범은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라며 “태권도의 심오한 철학을 바탕으로 국제태권도연맹은 인류사회에의 공헌에 힘쓰고 올림픽 가치에 합당한 노력을 지속 하겠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조정원 WT총재, 리용선 ITF총재 인사말.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WT는 태권도를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스포츠로, 남성 위주의 스포츠를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스포츠로 발전시켜왔다”며 “특히 난민들의 스포츠 참여의 길을 태권도가 열었고 리우올림픽의 난민팀 구성과 올림픽박애재단 창설에 동기를 부여했다. 스포츠가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태권도가 열어 주어 감사하고 2014년 두 기구 간의 합의의정서 체결을 지켜본 장본인으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WT시범단(왼쪽)과 ITF시범단(오른쪽)이 합동시범공연 후 마주보며 인사를 하고있다.

태권도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25주년 기념하여 추진된 이번합동 유럽공연은 지난해 10월 WT 시범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조정원 총재가 리용선 ITF 총재에게 제안 하면서 이루어졌고, IOC위원장의 적극적의 후원 속에 행사 일정이 조율됐다.

 

비엔나와 로잔 공연에 이어 12일에는 제네바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UN 제네바본부에서 WT-ITF 대망의 유럽합동공연 피날레를 장식하게 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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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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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와 90년대 최홍희와 최중화를 친북 단체 폭력 단체의 수장으로 신문기사에서 비난 하였는데 시대가 변하긴 변했군요. 한 때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도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을 지냈었죠. 정권이 바뀌면 체육계와 언론은 정부 눈치보기에 바쁜데 태권도는 과거 정권에서 부터 현재 까지 입장을 잘 바꾸어 성장해 나가고 있는 듯 하네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대한태권도협회 이사로 있을 겁니다. 앞으로 태권도는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 하게 될 겁니다..ㅋ

    2019-04-14 17:09:3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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