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감옥’에 간 오현득 원장은 누구?


  

13일 채용비리, 정치자금법 위반, 공금횡령 등 혐의로 구속

세계 태권도 중앙도장이라는 상징성을 갖는 국기원의 수장 오현득 원장이 결국에 쇠고랑을 찼다.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태권도계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 그런 그가 태권도계 ‘괴물’이 됐다. 명예로운 퇴진의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그는 끝까지 버티다 ‘불명예스러운 길’을 선택했다.

 

오현득 원장은 군 중령 출신이다. 예편 후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경호대장 중책을 맡았다. 지난 2010년 재단법인에서 특수법인 전환 과정에 이사장 임면권을 가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추천으로 1기 특수법인 이사로 태권도계에 입성했다.

 

다른 어느 조직보다 텃세가 심한 곳에 이방인이던 그는 단숨에 기득권 세력 중심에 섰다. 승승장구 비결은 뛰어난 처세술에 있다. 초반 탐탐치 않게 여기던 원로와 기득권 세력을 자신의 사람을 만들었다.

 

국기원에서 보낸 지난 8년은 마치 드라마 같았다.

2011년 상임감사가 된 오현득 원장. 당시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본인이 정통 태권도인이며, 군에서 태권도 시범단 창설 등 기여한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특수법인 1기로 이사가 된 그. 막상 이사가 되어 보니, 평이사는 결재권도 없고, 보수도 없을뿐더러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다. 그러자 꾀를 내어 국기원 사상 첫 ‘상임감사’ 제도를 만들어 이사를 사임 후 ‘상임감사’를 맡았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 그는 논란 끝에 다시 이사로 복귀해 ‘연수원장’을 맡았다. 상임감사 제도는 이때 다시 사라졌다. 이때부터 오대영 전 사무총장과 한 배를 타고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첫 좌절은 1기 이사회 막판. 연임을 놓고 이사끼리 한 재신임 투표에서 탈락했다. 태권도계에서 멀어지나 싶었지만, 박근혜 정부 측근 홍문종 의원이 이사장이 되고 다시 논란의 이사가 돼 재입성에 성공했다. 곧 국기원 서열 2인자인 행정부원장이 됐다.

 

행정부원장 타이틀로 원장을 허수아비로 만들며 전횡이 시작됐다. 홍문종 이사장 퇴임 직전 이사 10명밖에 참석하지 않은 이사회에서 상식을 깬 원장에 선임됐다. 마지막 퇴임 하루를 앞두고 홍문종 이사장이 측근을 이사로 추천하려 하자 이사회를 무산시켰다.

 

원장이 된 후에는 ‘저단(5단)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5단에서 9단까지 월단’이 가능한 ‘특별심사’를 강행했다. 그러나 범태권도계의 극렬한 반대로 제동이 걸려 백기를 들었다. 본인은 끝까지 자신을 위한 심사가 아니며, 신청도 안 했다고 주장했지만 내부 직원에 의하면 신청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오현득 원장이 홍문종 전 이사장이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경민대학을 찾아가
국기원 명예 10단증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결국에 이사회 보고를 거쳐 ‘셀프 명예 9단’을 받았다. 퇴임 직전 물을 먹인 홍문종 전 이사장에게 찾아가서는 IOC위원장과 UN 사무총장 급에게나 줄법한 ‘명예 10단’을 수여하는 비상식 행보를 이어갔다.

 

권력 분산을 막기 위해 상근 이사직이었던 ‘행정부원장’ 제도를 없애고, ‘연수원장’은 상근이사가 아닌, 공모제로 전환시켰다. 그리고 보통 임원직인 사무총장 직을 신설해 ‘짝짜꿍’ 오대영 전 사무총장을 임명해 손과 발이 되도록 했다.

 

또 오대영 사무총장과 권력 유지를 위해 국기원 임직원 정년이 60세 이었던 것을 63세로 올렸다. 반발하는 일부 직원에게는 “너희들도 다 혜택 입는 건데 반대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는 식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차단했다.

 

정원 25명의 이사회를 갖가지 이유로 15명 선을 유지 했다. 이들 마저도 갖가지 위원장 타이틀과 감투를 주면서 사실상 월정액 보수를 지급하며 관리 했다. 변호사를 하는 이사에게는 국기원과 본인을 둘러싼 송사에 변호사로 수임해 적지 않은 비용을 냈다. 권력과 이해 관계에 얽힌 이들은 이사장을 비롯해 모두 ‘벙어리’로 국기원이 망가지도록 직무유기 했다.

 

권력이 하나로 집중된 이후에는 본인에게 충성 맹세를 하지 않은 직원은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일부 직원은 속전속결로 해고 시켰다. 본인을 둘러싼 여러 송사와 해고한 직원들의 복직을 막기 위해 수 억 원의 변호사와 노무사 수임료를 지출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연말에는 눈엣가시였던 이 전 사무처장을 내보내기 위해 보편적인 위로금 규모를 뛰어 넘는 명예퇴직금을 주어 내보냈다. 심지어 퇴직 처리도 안 된 시점에, 이 처장 급여 계좌에 퇴직금을 미리 지급해 논란이 됐다.

 

지난해부터는 채용비리, 정치자금법 위반, 공금횡령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중에 성추행, 성접대, 청부살인 등 의혹까지 꼬리를 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세계태권도본부를 자처하는 국기원 수장의 행동이라 믿기 어려운 민낯이 시사고발 프로그램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끝까지 원장 자리를 지켰던 그는 현직 국기원장 신분으로 구속, 개인은 물론 태권도 불명예까지 안겼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일련의 사태를 오대영 사무총장과 동반 사퇴를 표명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오대영 전 사무총장은 나가고, 본인은 차기 원장 선출 때까지 임무를 수행하겠다며 버텨왔다. 결국에는 ‘짝짜꿍’ 오대영 전 사무총장이 등을 돌리면서 13일 포승줄에 수갑을 차고 차가운 구치소에 가게 됐다.

 

지난 8년, 태권도계에 들어선 그는 드라마틱한 태권도 인생을 살며, 태권도 진흥과 발전을 책임져야할 책무를 버리고, 태권도 위상을 추락시켰다.

 

그의 국기원장직을 반대하던, 퇴진을 외쳤던 많은 이들은 막상 오 원장이 구속되자 기쁨보다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들의 공통적인 견해는 “이렇게 될 것을, 진작 내려오지”였다.

 

추운 겨울, 국기원과 태권도는 어느 해보다 더 추울 것 같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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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범

    국기원 원장이 포승줄에 묶여 구속되는 모습이 SNS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참으로 슬프고 비참합니다. 이렇게 하지않고 충분히 내려올 기회가 있었는데.. 그렇게도 욕심이 눈을 가렸나? 한심합니다. 자신의 얄팍한 이익때문에 태권도를 망쳐놓았습니다. 자리에 욕심을 내는 자들의 행태는 어디나 다르지 않은것 같습니다. 2년전 미국의 한 태권도 단체장을 뽑는 선거에 참여하였습니다. 선거 전 출마한 두사람이 선거방식에 대해 약속을 하고 투표를 하고 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본인에게 불리함을 인식한 한후보가 말을 번복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편에 있는 사람들 모두 어린아이들 같이 편드는 모습은 가관이었습니다. 대부분 중년의 나이에 나름 내세울만한 경력을 갖고있는 원로라고 할수있는 사람들이 동네 양아치 처럼 분위기를 선동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습니다. 국기원 원장이 구속되었는데도 사실은 마음이 무겁습니다. 또다른 누가 맡아도 같을 거라는 생각때문입니다. 또 다른 세력이 태권도를 장악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면 이런 상황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정녕 태권도가 바로 가는 길은 없는걸까요?

    2018-12-18 09:37: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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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펜싱근절

    벌 받을 놈은 벌 받아 마땅하고,,,,
    제발 발펜싱 태권도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ㅉㅉ

    2018-12-17 22:27:04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태권도

    1인 바꾼다고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시도협회가 바뀌나
    어리석은 사람들 그러니 태권도 개혁이 안되고 항상 남 탓하지
    수십년 선거 직접 해보고 속아보고도 모르나
    대통령과 정당이 바뀌면 국민을 위해 일할 것 같아
    기득권만 바꺼는 것이야
    이리 단순하니 기득권들이 갖고 놀지
    이제 그만 당하고 말만하지 말고 태권도 개혁하고 싶으면 협회안으로 들어가서 일조를 해라
    태권도에 평록이나 비평만하지 말고

    2018-12-17 15:11:0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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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적폐청산이라는 미명으로 전 정권인사들을 잡아 넣는식이 아니길 빕니다.

    2018-12-14 17:42:17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MNC

      태권인님 말같은 소리 하세요. 그간에 만득이님께서 한 짓을 보고도 전 정권 어쩌구 저쩌구 취급 합니까. 아주 잡놈을 태권인 같은 등신들이 용왕을 만들어 놓은거 아닙니까! 졸라 빡쳐

      2018-12-14 19:02: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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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위 MNC 보아라. 네가 오 원장과 무슨 원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또 네가 얼마나 똑똑한지는 모르겠다만 너의 글을 앍어보니 너는 썽놈중에 쌍놈인것 만은 틀림 없는 같구나. 나는 오원장과 아무 관계도 없는 그져 태권도를 근 50여년을 해온 둘째가라면 서러울정도로 태권도를 사랑 하는 사람중에 한 사람이다. 역사에 없는 국기원 원장 구속사건이 생겼는데, 마치 썩어 빠진 정치꾼들의 파렴치한 장난 같아 가슴이 아파 한마디 했거들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흔한 말로 너나 잘해라!

      2018-12-15 23:57:43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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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NC

      태권인. 오원장과 아무 관계도 없다면서 왜 흥분하냐? 너 카톡에서 오원장 찬양하던 그 사람 아니냐?

      2018-12-17 10:48:35 신고

      0
  • 걱정

    오 원장도 오 원장이지만 지금 거론되는 원장 후보들도 무능하긴 마찬가지다. 이번에 잘 못 뽑으면 국기원 망한다

    2018-12-14 16:50:33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태권인

      맞습니다. 두고 보십시요. 누가 원장이 되도 결과는 마찮가지 입니다. 이게 바로 자기만 잘났다고 떠드는 태권도계의 실정 입니다.

      2018-12-14 17:44:30 수정 삭제 신고

      0
  • MNC

    참나 명예 9단, 명예 10단? 미친쉑끼들. 이 쉑끼들 전부 단증 회수 해야 한다. 생각하고 상상해도 열받네

    2018-12-14 15:27:45 신고

    답글 0
  • 영구제명

    태권도계와 역대 국기원장 리스트에서 두번다시 거론되지 않토록 영구히 제명 처리 하면 좋겠습니다. 참으로 치욕스런 상황입니다. 그리고 국기원 조직이 하루빨리 정상화 되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국기원장과 이사진이 하루빨리 선임되고, 국기원 조직도 새롭게 개편해서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으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

    2018-12-14 15:12:12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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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NC

      올쏘!

      2018-12-14 19:03: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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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당하지 못한 자

      오원장이 임명한 정당하지 못하게 국기원에 들어온 사람들도 반성을 ~

      2018-12-26 10:47:1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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