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에게 듣는다] 국기원 글로벌화를 통한 위상 강화를 위한 제언


  

[무카스 오피니언 특집 - 원로에게 듣는다] 미국 버팔로 정순기 사범

태권도는 반세기 만에 동방의 작은 나라에서 시작해 전 세계 209개국으로 전파한 세계적인 대표 무술로서 자리매김 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종목들이 자리 잡은 올림픽 종목에 당당히 정식종목으로 굳건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중흥기를 넘어선 후 과도기를 거치면서 여러 위기를 겪고 있다. 태권도는 이미 세계화 되었지만, 여전히 그 모국으로서 중심을 바로잡고 주도해야 할 한국이 세대를 거치면서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어야 국기원은 정치적 개입이 되고, 근간을 뒤흔들 뿐만 아니라 각종 논란으로 세계적인 조롱꺼리가 되고 있다. 전 세계 태권도계 원로와 전문가 등은 걱정스러운 탄식과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무카스>는 한평생 태권도에 헌신한 국내외 원로들에게 국기원과 태권도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특집 오피니언을 연재 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국기원 위상 강화를 위한 제언

심사제도 개선 / 커리큘럼 보강 / 교육의 공급 / 홍보 /  해외 국기원컵 대회 제도 개선

/ 해외 지원 및 지부 필요성

정순기 사범(미국 버팔로 월드클래스)

 

태권도 동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미국에서 40년간 태권도를 지도하며 국기원을 지원해 온 월드클래스 태권도의 정순기 사범입니다. 저는 ATU(미국태권도연합)의 초대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고문으로 있습니다. 그동안 국기원이 겪어온 크고 작은 사건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함께 마음아파 하고 있는 일선 사범 중 한 명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간의 국기원 운영을 살펴보며 느꼈던 문제점들과 개선안을 제안해 보고자 합니다.

 

국기원은 1972년 태권도 중앙도장으로 개원한 이래 태권도 수련가치 제고와 태권도 수련인구 저변확대를 추구하며 태권도 세계화의 선봉에서 태권도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 왔습니다.

 

그 결과 국기원은 전 세계 태권도인들로부터 존중받는 태권도 본산으로서의 권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근년에 들어서 국기원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변화하는 국제 무도 환경을 선도해야하는 역할에서 아주 미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의견을 포용하지 못하고 각각의 처해있는 상황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기원 리더십의 부재와 각종 비리 그리고 추문으로 인한 불협화음으로 언론의 지적과 사법기관의 사정의 대상이 되어 국기원은 물론 태권도 전반에 대한 위상이 범세계적으로 위태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국기원 개혁을 위한 TF팀을 만들어 차기 집행부를 위한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비록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상황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그래서 더욱 많은 이들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이에 국기원 개혁을 위한 몇 가지의 제안을 드려보고자 합니다.

 

첫째는 바로 종주국 ‘승단심사제도의 개선’입니다. 현재 해외에서는 승단심사를 각자의 도장에서 진행 하거나 인원이 많을 경우 지역학교 강당 등을 대여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승단심사장에는 가족과 친지, 동료 수련생이 함께 참여해 그 동안의 노력을 치하하고 격려합니다.

 

타지에 있는 친지들이 승단심사를 응원하기 위해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오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기에 각 도장들은 심사자 소개에서부터 심사과정 그리고 끝맺음에 이르기까지 보다 의미 있는 승단심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승단심사가 기쁨과 감동의 장, 축제의 장이 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 역시 당연히 이런 분야에서 앞장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제안하고 싶은 바는 한국에서도 1~3단까지 저단자 심사는 각 도장에서 주관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도장발전에 획기적 기여를 할 선의의 경쟁을 가져올 것입니다.

 

또한 심사기간의 연장도 제안합니다.

 

1단까지 2년의 수련과정을 거치게 하고, 1단에서 2단까지 역시 2년, 2단에서 3단은 3년, 3단에서 4단은 4년, 4단은 만 18세 이상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5단은 만 23세 이상, 6단은 29세, 7단 36세, 8단 44세, 9단 53세 이상이 됩니다.

 

참고로 미국이나 해외에서는 1단까지 적어도 2-3년은 수련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품(品) 벨트는 없애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어린이들도 똑같은 커리큘럼을 소화시켜 유단자가 되는데 벨트 색깔에 차등을 두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어린이들이 성인들보다 결코 못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성인들 보다 잘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자신들의 노력이 블랙벨트를 맬 수 있는 자격으로 올바로 인정될 때 어린이들도 유단자로서 강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월단이나 특별 심사에 대한 한시적 특별 심의기구를 설립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ITF을 비롯한 제3의 태권도 단체 소속 유단자를 포함해서 태권도에 몸담고 활동하면서도 여러 이유로 국기원 승단의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을 심의하고 국기원에 편입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하나 되는 태권도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어디까지나 한시적이어야 하며 또한 공개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되어야 할 줄 압니다.

 

둘째, ‘커리큘럼의 보강’이 있어야 합니다. 각 벨트마다, 품새에 더하여 약속대련, 겨루기 동작, 격파 등을 첨가해서 태권도 수련의 범위를 넓히고 수련자로 하여금 흥미진진하게 수련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커리큘럼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장에서 놀이로 보내는 시간이 많고 태권도가 아닌 줄넘기를 합니다. 이것은 커리큘럼의 부재에서 생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국기원은 다양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제공해서 일선 도장들이 승급이나 승단 심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국기원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중요한일입니다.

 

대한민국에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따라갈 수 없는 특별한 태권도 환경이 있습니다. 유수한 대학의 태권도학과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태권도 수련 커리큘럼의 연구와 개발 또한 대학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발전시켜야 할 분야일 것입니다.

 

셋째는 ‘교육의 공급’입니다. 현재 시행중에 있는 사범자격 교육이외에도 교수법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 논리, 기능에 대한 체계적 교육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지도자들의 자질을 향상 시켜 나가야 합니다.

 

정보통신의 고속시대에서 소비자들은 태권도 수련에 대한 이해와 평가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일선 사범들은 매일 교육의 현장에서 즉흥적 대응에 급급하다보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뒤처지기 십상입니다.

 

대중의 눈높이가 어떻게 변해 가고 있는지, 태권도 수련의 가치를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좀 더 명쾌하게, 확신을 가지고 도장을 운영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일선 지도자들이 필요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참여 하고 싶은 그런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국기원이 이런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는 창구가 되어준다면 전세계 태권도인들이 국기원의 리더십에 감사한 마음으로 기대고 따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는 ‘홍보’입니다. 국기원은 늘 국제 브랜드화를 얘기하지만 정작 브랜드화를 위한 기초적인 움직임에도 손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전 세계 태권도도장에 국기원이 녹아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은 국기원이 제작한 멋진 태권도 포스터들을 전 세계 태권도 도장들에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무도적인 진중한 분위기, 태권도 교육의 긍정적이고 밝은 이미지를 부각시켜 도장을 다니는 수련생들과 가족들이 모두 태권도를 더 많이 이해하게 만들고 더불어 국기원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너무 좋아서 누구나 갖고 싶고 도장마다 걸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멋진 포스터들을 만들어 내야합니다. 그런다면 도장들과 수련생들이 국기원 문화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마음을 모아주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전 세계의 도장들이 일 년에 적게는 몇 백 불에서 많게는 몇 만 불씩 국기원에 단증 수수료를 지불하는데 기껏 포스터를 제작해 보내는 정도의 비용에도 인색하다면 어떻게 국제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낼 수 있겠습니까?

 

매달, 또는 분기별로라도 국기원 소식지를 만들어서 태권도계와 국기원에 대한 동향을 지구촌 태권도인이 알도록 보급해줘야 합니다. 이를 인터넷 매거진 형태로 만든다면 비용도 크게 들지 않을 것입니다. 내용만 유익하다면 얼마든지 좋은 교육의 도구와 국기원의 홍보 매체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국기원의 주도하에 심사, 커리큘럼, 교육, 홍보 등에 대한 개선을 이루어내야 국기원이 모든 태권도인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서 친근한 기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국기원 홍보를 위해 해외에서 시행하고 있는 국기원컵 대회나 특별심사, 심사위원자격교육 등에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이미 여러 지역에서 국기원컵 대회가 열렸지만 성공적으로 치러 진 대회는 거의 없고 오히려 많은 태권도인들로부터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호되게 받고 있습니다. 국기원이 오히려 스스로를 문제 있는 기관으로 홍보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런 민망하고 부끄러운 대회가 무분별하게 계속 치러지고 있는 이유가 규명되어야 합니다.

 

특별 심사와 심사위원 자격을 위한 교육 역시 현지 사범 협조와 지원을 받아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특별 심사라는 명목으로 자격조차 증명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무분별하게 특혜성 단증을 허락하고 또한 자격증을 준다면 현지 사범들은 등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산토끼 쫓다가 집토끼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꼴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다섯째는 ‘국기원 해외지원과 지부’에 관한 제안합니다. 국기원 사업과 정책의 전달이나 시행을 용이하게 하고 그 나라의 사정과 형편을 고려해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정 할 수 있는 국기원의 해외지원이나 지부를 두는 일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해당국가의 경기협회(국가올림픽위원회소속)와 손을 잡는 일입니다. 해당국가의 태권도협회는 상위기관인 자국의 올림픽위원회(NOC)로부터 지원과 통제를 받습니다. 그리고 경기종목으로서의 상위기관은 세계태권도연맹(WT)이 됩니다.

 

이미 잘 짜여 진 조직을 국기원에서 활용하는 것이 당장은 효과적인 듯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기원의 고유성과 권위에 크게 문제가 될 것입니다. 각 나라 경기협회들은 국기원을 상위기관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제든지 국기원이 하는 단증발급을 자신들의 협회가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세계연맹의 선수자격요건으로 국기원 단증소지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 규정은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1992부터 1996년까지 미국태권도협회(당시 USTU, 현재는 USAT)의 경기위원장이었을 당시 이미 미국 국가대표선수선발전에 국기원 단증을 의무화할 수 없다는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의 유권해석이 있었습니다.

 

USTU에 선수등록을 하고 경기규정에 따라 시합에 임하는데 국기원 단증은 왜 필요하단 말인가? 이것이 미국올림픽위원회의(USOC)의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특정 개발도상국들이나 아직도 독재가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들은 경기협회가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창구일 수 있기 때문에 상호 협력은 해야겠지만 그런 곳을 제외하고는 각 국가에 국기원 지원이나 지부를 독립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국기원이 해외지원이나 지부를 직접지원하고 발전시켜서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안 드리고 싶은 것은 국기원 조직구성원의 변화입니다. 국기원은 글로벌 조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실무자들의 자질이 국제화에 걸맞도록 평가되어야 하며 모든 부서의 운용이 투명해야 합니다.

 

더불어 더는 한두 사람의 리더십 전횡으로 국기원의 정책이 춤을 추게 해서도 안 됩니다. 국기원에 대한 사업지원(단증발급)의 참여도에 따라 중요국가의 국기원 경영 참여를 제도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국기원 경영진의 구성 인원에서부터 국제화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국기원의 최고 수장인 원장자리는 정통 태권도인의 몫이어야 합니다. 세계 태권도의 총본산을 대표하는 자리에는 한 평생을 태권도에 몸담아 오신 분들 중에 덕망 있는 정통 태권도인을 모셔야 합니다.

 

이런 상징적인 자리에 실무능력이나 정치적 역량이 우선일 수 없습니다. 그것이 전통이 되어야 합니다. 이야말로 국기원이 전 세계 태권도인들로부터 존중받고 사랑 받을 수 있는 꼭 필요한 조건 중에 하나입니다.

 

 태권도는 수련하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고 있습니다. 자아계발의 도구로서, 상호관계 발전의 가교로서, 신뢰와 존중과 사랑을 나누며 땀을 흘립니다. 그렇게 전 세계 모든 태권도인이 함께 전진해야 할 것입니다. 미력한 소견이나마 태권도 발전에 동참하고픈 마음으로 제안 드려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는 무관 함 -

 

 [글. 뉴욕 버팔로 정순기 사범 | 월드클래스 ㅣ sunkic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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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사나이

    정순기 사범은 작년 이 맘때 미국 LA국기원 행사 방해공작의 장본인이고 전 이승완 국기원 원장을 상대로 깡패두목이라 칭하여 성명서까지 냈고 겉다르고 속 다른 사람의 표본이니 태권도 장사 그만하고 집에서 쉬어라 이것 말고도 세상에 밝힐 것 많으니 자중하시길

    2018-12-08 11:57:38 신고

    답글 0
  • Sam Jang Kim (김삼장)

    정순기 사범님의 기고문에 대하여 100% 공감합니다.
    덧붙여 몇자 적어올리고자 합니다.
    심사: 현재 국기원에서 시행중인 무급에서 2단 그리고 월단은 대단히 불합리 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경우 무급에서 2단까지는 보통 5년의 수련기간을 거쳐야 2단에 승단할수 있는데 월단자는 신청서만으로 월단을 한다면 정식으로 승단한 사람들과는 형평성에도 큰 문제가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기원 해외지부: 국기원 해외지부개설은 빠르면 빠를수록 국기원과 주재국의 도장이 같이 성장할수있는 최상의 기회이며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국기원은 국가협회를 국기원의 지부로 인정하는일이 있어서는 안될것입니다.

    * 제1기 지도자교육수료 1972(대한태권도협회 주관)
    * 뉴욕주에 김삼장 태권도장 개관 1977년-현재. * 뉴욕주 태권도협회 회장(1986-1998).
    * 전 미국대표팀 감독. * 전 미국대표팀 단장.

    2018-11-28 12:38:34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이 사범

    모든 제안내용이 논리 와 합리적으로 저의 의견과 적극 동감입니다.

    2018-11-21 05:14:18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이 사범

    해외에 있는 사범으로서 조목조목 적극 공감하는 바입니다!

    2018-11-21 01:37:19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