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노사 또 일촉즉발… 조사위원회 구성 때문 '원점'으로


  

조사위원회 시작도 못하고 종료, 오대영 사무총장 직무정지 해제

사상 초유 국기원 업무정지 사태로까지 갈 뻔 했던 국기원 노사가 극적으로 합의한지 일주일 만에 또다시 극심한 갈등 위기에 놓였다.

 

노조 측 요청으로 오대영 사무총장에 대한 진상조사를 위해 오 총장의 업무정지와 함께 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하기 했다. 하지만, 조사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오 총장은 업무를 복귀했다.

 

노조 측은 국기원이 조사위원회 구성을 놓고 객관성이 결여됐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내부 중재로 조정이 되나 싶었지만, 14일 최종 협의는 결렬 됐다.

 

국기원은 노조 측이 주장하는 각종 비위와 문제를 객관적으로 조사한다는 전제로 오대영 사무총장의 보직을 정지했다. 그러나 14일 오후를 기해 정상근무에 시작했다. 진상조사는 노조 측 비협조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국기원 측은 “8일 노조위원장에게 조사위원장이 (오대영 사무총장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해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노조 측이 조사위원회 구성에 불만을 가지고, 14일까지 보내오지 않아 자동 결렬 되었다. 조사위 구성은 전적으로 원장에게 있다. 노조 측 요청대로 1인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조사위 재구성은 앞으로 어찌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사측의 진심을 확인했다. 노조가 제기한 각종 의혹을 명명백백 밝히기 위한 조사위원회가 객관적인 입장에 있는 위원들로 구성돼야 하나, 위원장이 우리 직원들을 무리하게 해고한 소송에 변호인이다. 이런 인사를 어떻게 믿을수 있는가. 일방적으로 조사위를 꾸리고, 임의로 일정까지 정해놓고, 조사를 끝내는 법은 어딨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기원은 노사 합의가 된 이튿날인 8일 노조에 국기원장이 아닌, 국기원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한 황인정 위원장(이사, 국기원 주요 현안 소송 변호인) 명의로 공문을 보내 이날 오후 4시까지 노조 측 진상조사 위원 1인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다.

 

위원장은 황인정 이사, 위원은 김O태 국장(인사담당), 간사는 이O희 과장을 미리 선임한 상태였다. 기간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약 일주일간으로 정했다. 조사기간은 1회에 한하여 종료예정일 다음날부터 5일 이내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이를 위해 당사자인 오 총장 직무를 정지하고, 노조는 위원 추천에 있어 간부는 제외한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14일 국기원 이사장과 원장에 “지난 7일 사측과 상생을 위해 노조의 동등한 참여 보장을 조건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진상조사위원장 선정과 위원회 구성이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과 통보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공문을 보냈다.

 

그러면서, 조사위 독립성과 객관성이 보장된 인사 재구성을 위해 위원장은 객관성을 유지할 인사로 재구성할 것과 위원은 노사 각 3명씩 구성하고, 조사기간은 3월 15일부터 종료시까지 할 것을 제안했다.

 

노조가 조사위원회 구성을 놓고 반발하는 이유는 위원장에 선임된 황인정 이사가 현재 국기원 노사 간 갈등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나영집 위원장을 비롯한 최근 직원 해고 관련 담당 변호인이기에 객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기원은 지난 7일 합의 후 곧바로 노사 보충협약 효력 정기 가처분을 취하했다. 따라서 국기원에서 해고됐던 나영집 노조위원장은 지난 12일 연수처 국제연수과 과장으로 복직됐다. 준비기간을 거쳐 19일부터 출근하게 된다.

 

이에 나영집 노조위원장은 “복직은 됐지만 또 어떤 이유로 해고할지가 궁금하다. 더는 사측을 신뢰할 수 없다. 황당하지만, 얼마 전 경찰로부터 업무상 방해 혐의로 내가 국기원에 고소된 사실을 알게 됐다. 잘못된 게 있으면 진상조사를 하고, 그 책임에 따라 고사를 하면 모르겠지만, 직원을 막무가내 고소하는 직장이 어딨느냐”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사측의 행동과 태도에 우리 노조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금일 회사 동료가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고인을 위해 당분간 추모 기간으로 대외적 활동을 중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기원 측은 “노조와 상생을 위해 큰 틀에서 무리한 조건을 모두 수용했다. 그런 점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정확히 협의사항은 모두 지켰다. 이후는 노조가 무리하게 고집을 부린 것도 있다. 모든 협의는 서로 양보와 타협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더 이상 내부의 일이 외부에 불협화음처럼 비춰지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까스로 노사 갈등이 줄어드나 했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 지붕 한 식구임에도 노사간 불신이 팽배한 까닭이다. 이는 서로간의 고소 고발이 난무한데 그 이유가 있다. 감정이 좋을리가 없다.

 

내부의 문제를 자체적으로 진상조사하고, 그 무게가 무거울 때 외부에 수사 의뢰를 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재 국기원은 수시로 직원을 고발하고, 소송이 빈번하다. 이에 노조 역시도 맞대응 하는 소송전이 치열하다. 상식적인 직장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한 중진은 "노사 모두 잘못이 크다. 국기원은 일반 기업이 아니다. 전 세계 태권도인을 위한 세계본부이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계속 외부에 노출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고 한탄했다. 

 

이에  "국기원은 현재의 노사 갈등을 없애기 위해 사측의 공정한 인사정책을 재수립해야 한다. 또 직원을 상대로한 지나친 소송을 자제해야 한다. 노조 역시도 집행부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멈추고 내부의 문제를 외부로 확대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노사간 불편한 사태가 계속 이어질 경우 전 세계 태권도인은 노사 모두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더불어 국기원 위상에 흠집을 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까지 왔음에도 강건너 불구경하듯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홍성천 이사장의 무책임한 태도 역시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더불어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갖은 임원 및 실.국장 이상 간부들 역시도 이번 상황을 사전에 중재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노사 간 대화와 협의로 국기원 정상화가 되길 기대해 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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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이게 지금 뭐하는 거냐?? 국기원은 상식의 선을 벗어났다

    2018-03-16 14:10: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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