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마스터 이규현… 2전3기 세계 정상에 우뚝

  

2012년 대회 도전해 3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라


이규현 사범이 우승직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태권도 그랜드마스터 이규현 사범이 세 번째 도전 만에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1일(현지시각) 멕시코 아구아스칼리엔테스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제9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셋째날 남자 65세 초과부분에 출전한 이규현 사범(이규현태권도아카데미, 9단, 69세)이 결승에서 한국계 프랑스 대표로 출전한 이문호 사범(낭트, 이문호태권도장 운영, 69세)을 0.01점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은 그야말로 노익장의 대결이었다. 어느 결승전보다 살얼음판의 긴장감을 주는 승부였다. 이규현 사범의 결승전 상대는 프랑스에 태권도를 개척한 한국계 이문호 사범. 이문호 사범 역시도 세계선수권 정상에 다섯 번째 도전. 같은 목표로 결전의 장에 함께 섰다.

결승은 금강과 평원 순서로 지정 품새로 대결했다. 이규현 사범은 힘과 균형에서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기본동작과 방향전환에서는 흠잡을 만한 실수 없이 소화했다. 이문호 사범은 연출성에서 강한 힘, 빼어난 발차기로 점수를 받았으나 중심 잡기에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다.

첫 번째 지정품새인 금강 품새에서 이규현 사범은 큰 실수 없이 마쳐 7.5점을 받았다. 이문호 사범은 초반 순조롭게 진행하다 승패를 좌우하는 학다리서기에서 심하게 흔들려 0.3점 감점을 받아 7.28점을 기록했다.


0.22점 앞선 가운데 두 번째 지정 품새인 평원에서 가장 큰 실수를 하는 앞굽 올려치고 앞차고 몸 돌려 옆차기에서 중심을 잡아 실수 없이 7.56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문호 사범은 금강 품새의 실수를 만회하는 완벽한 품새를 펼치며 7.76으로 앞서며 역전을 노렸다. 종합 점수 결과 7.53으로 7.52를 기록한 이문호 사범을 0.01점 차이로 극적으로 이겼다.

마지막 품새 마치자 관중석에서 숨죽이며 관전하던 한국 대표팀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선수단이 일제히 일어나 두 원로 사범의 경연에 박수와 우렁찬 함성으로 격려했다.

전광판에 최종점수가 표출되자 어두웠던 이규현 사범의 표정도 밝아졌다. 경쟁했던 두 선수는 함께 태극기를 두르고 우정을 과시했다. 코치를 맡은 이기철 사범은 스승의 첫 우승에 벅찬 감동을 하며 큰 절로 경의를 표했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아름다운 경쟁을 펼친 이규현 사범과 이문호 사범이 우정을 다지고 있다.


이규현 사범은 우승직후 인터뷰에서 “감개무량 하다. 긴장도 되고 경기장이 미끄러워 생각지 못한 실수를 많이 했는데, 우리 코치가(이기철) 잘 잡아준 덕에 우승하게 됐다.”며 소감을 밝힌 뒤 “당분간은 쉬고 싶다. 너무 힘들다. 이후에 다시 열심히 해서 계속 정상의 자리를 지키도록 하겠다”고 연패 도전의 포부를 밝혔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결승이 가장 어려운 경기였다. 이문호 사범은 개인적으로 친한 사이다. 워낙에 잘해서 긴장도 됐다. 지더라도 원래 한국인이라 부담이 덜 했다. 외국인에게는 절대 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와 대결에서 최선을 다해 싸워준 이문호 사범에게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규현 사범의 세계선수권 우승 도전은 쉽지 않았다. 수련과 경기는 엄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출전하면 당연히 우승할 줄 알았으나 경기장의 분위기 그날의 몸 상태에 따라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2012년 첫 도전한 세계선수권은 동메달에 그쳤다. 경기장이 콜롬비아 툰하로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고지대로 고산병을 앓아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듬해는 대표선발에 실패해 출전하지 못했다.


결승에서 지정품새인 금강에서 학다리서기 아래막기를 경연 중이다.


이규현 사범은 “내가 대회에 출전한다는 것이 나이도 체력도 모든 면에서 어려움이 따른다. 그보다 가장 힘든 것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연하는 게 심적으로 많이 부담스럽다. 혹여 실수할까 싶은 것도.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사범으로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칠십 세다. 태권도 명인이라 하더라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어떤 운동보다 순간적인 힘과 절도를 펼쳐 보이려면, 기초체력은 기본이며 허공에 내 지르기와 차기에서 부상이 없으려면 근력이 받쳐줘야 한다. 평생을 태권도로 단련했기에 큰 부상 없이 경기 품새에 계속 도전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이규현 사범은 지난 2012년 우석대총장기대회에 깜짝 출전해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해도 중장년 태권도 활성화와 후배들에게 생활 수련의 본보기가 되고자 도복을 입고 경기장에 나왔다. 이후에 주위에 여러 권유로 평생 꿈도 꾸지 않았던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에 나섰다.

3년 후 이규현 사범은 세계태권도한마당 3연패와 함께 세계선수권 우승까지 그 목표를 달성해 중장년층 태권도 활성화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멕시코 아구아스칼리엔테스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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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수

    스승님! 축하드립니다. 꿈에 웃으시는 모습이 .... ^^ 항상 큰산처럼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셀모

    2014-11-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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