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선수에게 선물 건네 눈길… “고마움, 보답”

  

“고마운 태권도인들 보답하고 싶습니다”


국제대회에 첫 출전한 아체 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선물을 전해주고 있다.


2011 춘천오픈 국제태권도대회에서 이색적인 장면이 목격됐다. 경기 시작 직전, 경기에 나선 한 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선물을 건네주는 모습이었다. 선물을 받은 선수도 의아해 하며 약간은 당황한 모습을 보였지만, 웃는 표정으로 선물에 대한 답례를 했다.

선물을 건넨 선수는 국제 대회 처녀 출전국인 ‘아체(Ache)’라는 지역의 대표 선수였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복서쪽에 위치한 특별자치주로 아직은 독립되지 못한 국가다. 이번 시합 또한인도네시아 국적으로 대회에 나섰지만, 선수의 도복에는 아체의 국기와 나라 명을 달고 임했다.

경기가 시작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아체 선수는 투지 넘치는 기량을 펼쳤지만, 경험 부족과 기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하지만,표정은 기쁜 듯 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직후 아체 코치와 선수를 만나 보았다. 아체 대표팀의 코치는 한국인이었다. 국내에서도 좋은 기량을 보였던 전 수성구청 소속 선수 곽영민 코치였다. 곽 코치에게 선수이름과 선물을 준 이유를 물어보았다.


곽영민 코치와 디에칼릿에 선수


곽 코치는 “선수 이름은 ‘디에칼릿에’이다. 선물을 준 이유는 처음 국제대회에 나왔는데 이 곳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너무나 친절하고 잘해줘 감동 받았다”며 “그래서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어서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선물은 아체 특산물인 ‘커피’였다. 이에 대해 디에칼릿에 선수는 “아체는 가난한 나라지만 커피는 구할 수 있어서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었다. 또 태권도를 너무나 사랑한다. 태권도는 근성과 투지, 용기와 예의를 모두 배울 수 있는 최고의 무술이다”라고 태권도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인터뷰하는 내내 아체 선수의 태권도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볼 수 있었다. 경기에 대한 판정시비가 끊이질 않고, 비디오판독 등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경기가 승패에만 집착하고 결과만을 중시하는 현 태권도 실정에 본래의 태권도 정신과 태권도 자체를 사랑하는 진정 태권도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카스미디어 = 춘천 ㅣ 권영기 인턴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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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선관장

    훈훈한 기사였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너무 빡빡하고 남을 이겨야 살거 같은 태권도! 아직까지 태권도의 정신과 예의는 살아 있네요.. 먼 타지에서 고생하시고 태권도 보급에 앞장서시는 훌륭하신 사범님들께 한국!서울에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2011-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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