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마을 지킴이 夢村土城

  


몽촌토성 성벽. 지금은 시민들의 산책길로도 이용되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공원. 88 서울 올림픽의 열기가 고고하게 자리잡은 이 곳에는 한성백제시대의 거성(居城)이 텃새를 부리는 듯 길게 뻗어있다. 몽촌토성으로 불리는 이 토성은 일반적인 성곽과는 달리 얼핏 보면 성이라기 보다는 그저 잘 가꾸어진 언덕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둘러보면 백제가 고대국가로서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치밀한 방어구조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몽촌토성의 역사·문화적 위치 및 방어구조


현재 사적 297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토성은 고려시대에는 고원성(高垣城)으로 불렸지만, 조선시대에 와서 몽촌으로 불리기 시작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 토성 북쪽에는 풍납토성(風納土城)과 아차산성(蛾嵯山城)이 있고, 동쪽으로는 이성산성(二聖山城)과 남한산성(南漢山城), 서쪽에는 삼성동토성(三城洞土城) 등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서 외적의 방어에도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토성과 함께 석촌동, 가락동 그리고 방이동에는 여러 고분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 토성은 일찌기 한성시대 백제의 주성이었던 하남위례성으로 비정(比定)되기도 하였다.

몽촌토성 - 목책은 토성의 후방 방어기재이다.

몽촌토성의 성벽 높이는 각 지점 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략 15∼17m 가량되며, 입자가 곱고 점성이 강한 점토를 두께 5∼10cm 단위로 겹겹이 다진 판축공법에 의해 축조되었다. 이러한 판축공법은 우리나라 삼국시대 중 백제에서 주로 사용한 공법으로 고대의 각종 건축의 기초에 사용되기도 한 중요한 토목기술의 하나이다.

성벽은 주로 자연구릉을 이용하여 축조되었는데 경사가 완만한 지점은 부분적으로 경사를 급하게 만들었으며, 자연구릉이 이어지는 낮은 지점은 인공을 가해 점토를 판축하여 성벽을 높게 만들었다. 토성의 서북쪽 일부 구간에는 목책을 설치 하여 성벽을 보강하였으며, 토성의 외곽은 인근의 성내천과 이어지는 해자(垓子, 인공호수)를 설치하여 외부로부터의 접근이 어렵도록 하고 있다.

특히 목책은 현대 전투의 철조망과 같은 성격을 띄고 있는데, 해자를 건너온 적의 성내 침투시간을 지연시켜 주고 적을 밀집시켜 활 등의 원거리 무기로 소탕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또한 성벽의 정상부 네 곳에 전쟁 등 유사시 성내외를 관할하고 전투를 지휘할 수 있는 장대(將臺)가 설치되어 있다.

몽촌토성 출토유물


백제 수혈주거지. 성을 수비하는 군인들이 기거했던 곳으로 추정된다.


6차에 걸친 조사를 통하여 토성 내 움집, 저장구덩이를 비롯한 대규모 지상건물지와 연못 등이 확인 되었고, 여기에서 출토된 유물은 실로 방대한 양으로 백제토기 연구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집들은 해발 25m가 넘는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움집터에서 말의 뼈나 철제 무기류가 출토된 것으로 보아 일반 살림집이 아니라 군사와 관련된 특수한 용도로 사용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출토된 화살촉

화살촉은 90여점이 함께 출토되었는데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쇠를 녹여서 틀에 부어서 만든 것이 아니라 불에 달군 후 두드려서 만든 것이 많다. 화살촉은 주로 머리 부분의 모양에 따라 구분하는데, 형태는 버드나무잎 모양, 미늘이 있는 것, 긴삼각형, 원추형, 독사머리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들 중 실제로 나무에 묶어서 사용했던 것이 있는데 부식된 나무가 자루에 붙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뼈로 만든 갑옷(서울대 박물관 소장)

또한 뼈로 만든 갑옷이 출토되었는데 대개 쇠로 만든 갑옷이 많이 출토되나 뼈로 만든 갑옷이 출토된 경우는 몽촌토성이 처음이라고 한다. 돼지나 사슴뼈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비늘(小札)에 구멍을 뚫어서 서로 엮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비늘갑옷(札甲)은 판갑옷(短甲)에 비해 가볍고 활동성이 커서 주로 기마용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발토기

몽촌토성에는 이러한 무기류 이외에도 다량의 토기들이 출토되었는데, 특히 세발토기(三足器)라든지 중국청자 접시(中國靑磁), 중국서진회유전문도기조각(中國西晋灰釉錢文陶器片) 등은 중국과 일찍부터 교류가 있었음을 시사해준다.

백제의 꿈……


토성에 올라 내려다보면 웅장한 올림픽 기념 상징물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사이로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꿈마을 지킴이 몽촌토성. 지금은 올림픽공원이라는 대규모 체육공원내의 문화재로 남아있지만 과거 거대국가로의 발돋음을 꿈꾸던 백제의 혼은 아직도 고즈넉하게 숨쉬고 있다.
#성곽탐방 #몽촌토성 #백제 #한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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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찬용

    1. 군사적 지리로 설명하는 토성 이야기를 쓴다면 또 한가지 이야기가 나올거 같군요.

    당시 추정되는 지도와 함께 현대의 지도 그리고 위치. 그곳에 성곽을 지을 수 밖에 없는

    당시의 이유등...

    2. 성곽에 담긴 전설이나, 일화, 전쟁사례도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되겠지요.

    아차산성은 온달장군과 얽흰 이야기가 있답니다.

    3. 성곽유적은 산과 함께 있지요. 등산로나, 레저로써의 성곽이야기도 또 하나의 이야기

    입니다. 드라이브 코스도 있습니다.

    좋은 기사 부탁합니다.

    2003-08-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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