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올림픽 정식종목 된 ‘버추얼 태권도’… 국내 도입 초읽기

  

기대 이하 성능에 참석자들 아쉬윔, 그러나 미래를 위해 시장 도입을 필수로 보여져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IOC가 동작을 추적하는 첨단 기술을 활용해, 센서와 헤드셋을 쓴 선수가 기술을 발휘해 아바타를 통해 상대 에너지를 소모시켜 승리하는 경기 방식인 버추얼 태권도를 ‘올림픽 E 스포츠 시리즈 2023(Olympic Esports Series 2023)에서 첫 선을 보였다.

올림픽을 총괄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가 지난 6월25일 싱가포르 선텍 센터에서 ‘올림픽 E 스포츠 시리즈 2023(Olympic Esports Series 2023)을 개최했다.

 

총 10개 종목 중 격투종목으로는 유일하게 ‘태권도’가 포함됐다. 종목명은 ‘버추얼 태권도 (Virtual Taekwondo)’이다. 초대 대회이지만 현장 분위기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 베이징, 2012 런던 올림픽 2연패를 차지한 황경선 국가대표팀 코치가 참가했고, 중국 태권도 여제 우징위(중국) 등 쟁쟁한 역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대거 초청 됐다.

 

남녀 구분 없이 가상의 공간에서 치러지는 우승은 모든 예상을 깨고 15세 싱가포르 청소년 태권도 선수가 차지했다. 실전 경기로는 상상할 수 없는 경기 결과가 가상에서는 벌어졌다.

 

이 ‘버추얼 태권도’는 선수의 등과 다리에 동작 인식 센서, 눈에는 VR장비, 손에는 조정기 등을 착용하고, 사방 3미터 공간에서 가상 겨루기 경기를 치르는 방식이다. 동작을 인식한 아바타는 TV에서 3D로 겨룬다.

 

특징은 나이와 성별은 물론 신체 조건에 관계 없이 맞붙을 수 있다. 온라인 가상대회 특징상 통신만 연결되면 서로 다른 나라, 다른 공간에서도 맞붙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설명

이러한 낯선 경기가 우리나라에서 첫 선을 보였다. 지난 16일 대한태권도협회(회장 양진방, KTA) 주최로 한국체육대학교 태권도학과 실습장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열렸다.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와 경기 지도자, KTA 임직원, 태권도 유관 단체 임직원,관련 분야 산업체 임직원, 가상 태권도에 관심 있는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해 관심 있게 지켜봤다.

 

KTA는 앞으로 IOC가 중점적으로 올림픽 버금가는 ‘가상 스포츠’를 활성화 시킬 것에 대한 대비로 국내도 뒤처지지 않게 도입하는 목적과 일선 태권도장의 수련생들에게 부상 없이 흥미롭게 겨루기 활성화를 시키는 목적으로 국내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단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 시선으로 봐서도 미완성에 가까울 정도로 완성도가 매우 낮았다.

 

시범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비 착용에 소요되는 시간과 오류, 경기 중 VR이 벗겨지는 현상, 동작 인식이 실제 가상 그래픽 아바타로 전달이 잘 안 되는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 글로벌 기업에서 출시한 게임과 비교했을 때도 그 수준이 많이 못 미쳐 보였다.

 

제작사는 갖가지 오류와 장시간 지연되는 준비시간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또한 개발의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라며 이를 이해해 줄 것을 당부했다.   

 

KTA는 이르면 오는 11월 무주 태권도원에서 이 ‘버추얼태권도’ 경기를 개최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일단은 미완성에 가까운 제품을 가지고 대회를 여는 것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게 중론이다. 더 많은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제품의 기능을 끌어 올리고, 홍보를 하면서 단계적으로 가야한다는 입장들이다.

 

반면에 새로운 세상, 미래를 대비해 보다 선제적으로 국내에 도입해 중심을 잡야가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기술 보완은 과정을 거듭하면 수요층 눈높이에 맞게 빠르게 진화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낯선 겨루기 방식의 도입에 대한 장벽도 큰 걸림돌이다. 전통적인 겨루기 방식에서 TV 화면 속 캐릭터가 선수의 움직임을 반응해 겨루는 경기방식은 MZ세대를 넘어 ‘알파세대’를 겨냥해 기존 방식과 별개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KTA 양진방 회장이 가상 태권도의 국내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양진방 회장은 “조금은 낯설고 어설퍼 보이지만 IOC가 본격적으로 이 가상스포츠를 시작했다. 지난 싱가포르 초대 대회에서 버추얼 태권도가 큰 관심을 가졌다. 기본 올림픽 겨루기와 가장 유한 경기방식에 신체를 활용한다는 점이 큰 점수를 받는 이유”라고 배경설명을 했다.

 

이어 “이 시장에서 우리가 후발주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좀더 일찍 움직여야 한다. 일선 현장에 전문가들이니 많은 조언과 궁금한 사항을 전달해 더 나은 환경 구축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회는 마치 지난 18년 전인 2005년 WT가 심판판정 공정성을 위해 전자호구 도입을 위한 시연회를 떠오르게 했다. 당시 국내외 3개국에서 3개사 제품이 시연을 했는데 이날과 같은 반응이었다.

2005년 경희대학교에서 전자호구 도입을 위한 시연회 장면

악담까지 쏟아졌던 그 제품들은 곧 경기장에 도입됐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올림픽까지 도입되고 있다. 여전히 오류들이 있음에도 전자호구 없이는 절대 국제대회를 치를 수 없는 문화가 되었다. 고작 10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풍경이다.

 

이날의 낯설고, 어설퍼 보였던 가상 태권도 경기, 과연 10년 후 우리 태권도계에 어떤 변화를 불러 일으킬지, 도장의 환경, 경기장의 문화의 변화는 아무도 모를 미래의 세상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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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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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븅신들

    지난 비치태권도에 이어서 더 병신짓거리하고있네...
    걍 철권만든 회사에 태권도격투게임하나 만들어달라하지?
    굳이 몸으로 할필요있나? 조이스틱으로 하면 편하고
    사람이 할수없는 난위도 발차기도 가능한데, 남녀노소 누구나 할수있고?
    태권도 글로벌되것네 ..
    저런데 짱구굴리지말고 품새나 좀 바꿔라.
    나중에 일본한테 가라데썰로 시달리지말고

    2023-09-22 15:48:1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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