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 2016 리우 올림픽 누가 뛰나?

  

역대 가장 많은 본선 출전권 5장 확보, 대륙선발전 없이 본선 준비 체재 돌입


2015 월드GP파이널에 이대훈 선수가 입장하자 대형 전광판에 태극기가 표출되고 있다.


드디어 2016 리우 올림픽 본선 자동 출전권자가 확정됐다. 한국은 남자 3체급, 여자 2체급 등 총 5체급 출전권을 확보했다. 최근 몇 년간 국제대회에서 노골드, 노메달 등 갖가지 수모를 겪었지만, 관록으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은 체급에 선수를 파견하게 됐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은 5일부터 이틀간 멕시코시티 살라 데 아르마스에서 ‘2015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파이널’을 열고 이 결과로 남녀 8체급의 상위 6위까지 ‘2016 리우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확정 지었다.

28개국에서 남녀 각각 4체급으로 총 8체급에 상위 8위까지 초청해 64명이 출전한 그야말로 ‘왕중왕전’이 이 파이널이다. 상위랭킹 10위권에 드는 선수들만이 출전할 수 있는 대회라 첫 예선 경기부터 ‘강대강’ 빅매치가 연속 이어졌다.

WTF는 이번 파이널 대회 당일까지 획득한 포인트를 가감하여 체급별 6위까지 2016 리우올림픽 자동출전권을 확정 발표했다. 단, 출전권은 해당선수가 속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부여한다. 각 NOC는 2016년 7월 18일까지 자동출전 체급에 출전한 선수를 확정해야 한다.

한국은 남자 -58kg급 김태훈(동아대, 세계선수권 2연패), -68kg급 이대훈(한국가스공사, 올림픽 은, 세계선수권 2연패), +80kg급 차동민(한국가스공사, 2008 베이징올림픽 금), 여자 -49kg급 김소희(한국체대, 세계선수권 2연패), -67kg급 오혜리(춘천시청, 2015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 금) 등 다섯 명이 지난 3년간 험난한 장기 레이스를 거쳐 마침내 본선행 티켓을 얻었다.


험난한 여정으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김태훈, 이대훈, 차동민, 김소희, 오혜리(왼쪽부터)


대한태권도협회(회장 김태환, KTA)는 아직 경기력향상위원회와 상임이사회 등 출전선수 파견 기준 등 절차는 남겨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WTF 올림픽체급 상위 6위 안에 든 선수가 한명이면, 별도의 평가전 없이 자동티켓을 획득한 선수에게 올림픽 출전 자격을 줄 계획이다.

여자 -49kg급 태국과 남자 +80kg급 우즈베키스탄은 6위 내에 복수의 선수가 포함됐지만, 한국은 6위 안에 한명씩만 들어 별도의 평가전을 치를 필요가 없게 됐다.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체급의 파견권은 NOC에 있지만 3년여 동안 티켓을 따기 위해 혼신을 다한 선수에게 주는 것은 당연지사.

만에 하나 6위 내에 든 선수가 부상 등 이유로 부득이한 경우로 선수를 교체하게 될 경우에는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WTF 올림픽랭킹 20위 내에 단 한 번이라도 든 이력을 갖춘 선수에 한해 교체가 가능하다. 올림픽 자동출전권 경쟁은 끝났지만, 만에 하나를 대비해서는 올림픽까지 경쟁 구도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국가는 내년 초부터 대륙선발전을 통해 출전권 확보에 나서야 한다. 오세아니아는 체급 1위,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 팬암 등 4개 대륙은 체급 2위까지 등 총 72장의 티켓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4장을 포함해 올림픽 본선에는 총 124명만이 출전한다.

리우 올림픽까지는 이제 8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다. 그나마 한국은 이미 자동출전권을 확보한 만큼 곧바로 올림픽 체재에 돌입하게 됐다. 연말까지 최종 올림픽 출전선수 5명과 코칭스태프를 확정짓고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16 리우 올림픽 본선행, 어떻게 바뀌었나?


다가오는 리우 올림픽부터 태권도 경기의 본선 진출 기준은 전과 달라졌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까지는 한국과 이란, 중국 등 특정 국가의 메달 독식을 막기 위해 남녀 각각 4체급 중 2체급으로 출전을 제한했다 그래서 한국은 8체급 중 4체급밖에 선수를 파견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16 리우 올림픽부터는 능력에 따라 최대 8체급 모두에 선수를 파견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전 체급에 파견한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한국이 가장 많은 5체급에 파견한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역대 올림픽 출전 사상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세계화 흐름과 동떨어진 훈련방식과 국제대회 경험 부족 등의 원인으로 국제경기력 강화 대비를 해야만 2016 리우 올림픽에 메달 획득을 둘째 치고 선수를 파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까지 나왔다.

이후 2013년부터 세계태권도연맹(WTF)은 런던 올림픽 이후 올림픽 본선 티켓을 놓고 경쟁하는 ‘올림픽 세계선발전’을 폐지했다. 남녀 4체급 출전 제한도 풀었다. 런던 올림픽 8체급 금메달을 각기 다른 나라가 획득한 결과로 태권도 세계 경기력이 평준화가 됐음을 선포했다.

세계선발전은 없애고 랭킹 점수로 체급별 상위 6위에 든 선수의 국가 NOC에 본선 티켓을 부여키로 했다. 랭킹 포인트를 좌우하는 이벤트로 2013년 12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가 첫 선을 보였다.

이듬해 중국 수조우를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 영국 맨체스터까지 3차 시리즈에 이어 멕시코 퀘레타로에서 파이널이 열렸다. 올해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터키 삼순, 영국 맨체스터에 이어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파이널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 자동 진출권을 확정 지었다.

월드GP 시리즈는 WTF G4등급으로 1등은 40점, 파이널은 G8 등급으로 1등에게 80점이 주어진다. 올림픽 본선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각국 선수단은 월드GP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수시로 열리는 오픈대회(G1~2)에 출전해 승점을 채우기 바빴다.

그래서 올림픽에 도전한 선수들은 연중 계속해 강화훈련이 이어졌고, 국외에서 각종 대회 출전을 위해 100여일을 보내야 했다. 그 기간이 3년. 한국 간판 김태훈과 이대훈, 김소희 등 다수의 선수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계속된 체중감량과 잦은 부상, 체력소비로 체력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5일 그랑프리 파이널 결승에서 숙적 이란의 아슈르 파르잔을 꺾고 우승해 올림픽랭킹 1위를 탈환한 김태훈은 하고 싶은 것을 묻자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학생 다운 생활을 보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선수들도 김태훈과 마찬가지로 하고 싶은 것을 물으면 “쉬고 싶다. 맛있는 것 먹고 싶다” 등 공통된 대답이다.

[무카스미디어 = 멕시코시티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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