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계… 정말, 그렇게 '인물'이 없나?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또 정치인? 태권도계엔 협회장 할 만한 후보 없나?


무카스미디어 한혜진 기자

요즘 태권도계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지난 연말부터 연초까지 전국 17개 시도태권도협회 회장 선거가 모두 끝나고, 이제 모든 관심은 오는 2월 5일로 예정된 제28대 대한태권도협회장 선거에 집중되고 있다.

제도권에 활동 중인 인사들은 연초부터 현 홍준표 회장과 여당 실세 국회의원 등을 찾아다니느라 바쁘다. 서로가 회장연임 또는 새로운 수장에 오를 수 있다고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 ‘감투욕’이 강한 정치인으로써는 거부하게 힘든 제안이니 진지하게 고민하기 마련이다.

태권도계 발전을 위해 정부와 국회 등에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인물이 회장이 된다면야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실제 지난 4년 넘게 협회장을 지낸 홍준표 회장은 여당 원내대표로 협회장에 당선되면서 확실히 이 전 회장들과 다른 힘을 과시했다.

거기까지다. 영원할 수 없다. 그는 정치생명에 태권도단체 수장으로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명색이 힘 있다는 회장인데 치적하나 안 남기면 안 되니 국방부장관기 폐지위기와 태권도장 과세 정책을 전화 한 통화로 막아내고 태권도 전용공연장 건립과 월드투어 비용을 쪽지예산으로 통과 시켰다.

홍준표 회장은 16일 최종적으로 더 이상 연임하지 않겠다고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 이전에 두 번 이상 출마를 놓고 ‘이랬다저랬다’ 번복해 여러 태권도인을 우롱했지만 후보등록 초반이라도 결딴내려 다행이다 싶다.

그렇다고 이번 선거에는 정치인이 안 된다고? 역시나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적어도 홍준표에 버금가는 힘이 있어야 하다. 그래서 조건은 정권 여당에 ‘친박’ 정도는 돼야 출마할 수 있는 분위기다. 현재 분위기는 한 당에서 복수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정치인이 앞 다퉈 출마 의욕을 나타냈는데 요즘은 태권도인이 먼저 출마를 구걸하고 있다. 한 번도 모자라 여러 번, 그것도 당사자도 못 만나 보좌관과 상의하는 태권도 체면을 마구 떨어트리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국내 대표적인 태권도 단체다. 협회 발전을 위해서라면 꼭 태권도 인이 아니라도 정치인이나 경제인을 수장으로 추대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을 태권도판에 끌어들이는 사람들이 순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회장에 당선되면 스스로 자신의 영향이라며 그 지분으로 부회장, 전무이사, 기술전문위원회 등 요직을 요구하는 본색을 드러낸다. 정말 태권도 발전을 위해 회장 물색을 위해 고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현재 회장 선거에 관여하면서 이 대목에 부인할 사람은 없다. 이게 못마땅하다면 당당히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어떠한 직책과 관여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발표하면 될 것이다. 당선자가 삼고초려를 하더라도 절대 협회 근처도 얼씬거리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어디 없을 것이다.

일부 태권도인은 사석에서 기자를 만나면 태권도계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과 해결할 방안 그리고 청사진을 청산유수와 같이 잘 떠든다. 어떤 이는 충분히 협회장에 나갈 자격도 된다. 그런데 막상 협회장 선거가 다가오면 누구를 모실지에 더욱 골몰하고 있다.

요 며칠 협회장 선거로 제도권이 분주하지만, 일선 태권도장은 경영 악화로 선거가 언제인지도 잘 모른다. 후보 누구도 도장경영이 잘 되겠다고 큰 관심을 두거나 지원정책을 펼치지도 않으니 관심 밖일 수밖에 없다.

지난 2001년 김운용 전 회장이 사임하면서 2002년 구천서 회장이 당시 국회의원으로 협회장이 된 이후 김정길(22~23대, 정치인), 홍준표(24~25대, 정치인)로 모두 정치인이 맡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로 봐서는 태권도인이 협회장을 맡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 이유는 협회장에 당당히 출마해 태권도 발전을 위해 희생과 봉사, 개혁할 의지가 있는 태권도인이 없기 때문이다. 힘 있는 사람을 옹립해 그 대가로 자리에 연연하는 태권도인만 있으니. 씁쓸하다.

정말, 태권도계에는 협회장이 될 만한 ‘재목(材木)’은 없는가?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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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협회장 #선거 #홍준표 #대한태권도협회 #임윤택 #이승완 #공명정대 #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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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혜진기자님..남 탓하지말구 기자님이나 잘하세요

    2016-03-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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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2

    협회장 자리에 오르 실 수 있으신 분들중 진정한 태권도인은 많다고 생각됩니다. 단지 진실된 태권도계 윗분들은 감투에 많이 신경쓰지 않으시면 굳굳히 열심히 후배들에게 지도하여 주시고 계십니다. 정치가 또는 사업가 말고 제발 태권도인분께서 협회장 자리에 오르셨으면 좋겠습니다.

    2013-01-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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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

    무술인은 예로부터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함인데...권력에 야심이 가득한 한심한 인간들밖에 없으니.....기자의 역할을 제대로 했수다... 고맙소!

    2013-01-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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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기자팬

    정말 기사 잘 썼습니다. 맛갈나게도...
    이쁜 한기자님...이쁜 기사에 웃고 가네요...
    참 개운하면서 일침이 있는 기사..
    한국태권도 언론을 대표하는 기다답습니다....
    아이는 잘 커지요...

    2013-01-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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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ol

    기자님의 소신있는 기사 잘 읽었습니다. 속이 다 후련하네요.
    최소한 우리의 지금 이모습 무도인의 모습은 아니지 않습니까?
    언제까지 돈돈돈 하면서 상품가치창출하려고 권력자들 뒷구멍만 빠는 모습 보여주실겁니까?

    2013-01-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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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태권도가 왜 정치적이어야 하나? 무도가 왜? 왜? 왜? 아직도 배가 고파서?

    2013-01-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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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ㅡ,.ㅡ

    국내에서 가장 세력이 큰 태권도가 더 큰 떡고물을 바라고자 정치인을 수장으로 앉히는 현실. 듣보잡 무술이 국회의원도 아니고 시의원이나 무슨 정당 위원장 앉히는 것 말고 정치인이 수장하는 무술이 있음?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2013-01-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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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

    과거,현재 태권도의 비리자들은 아니 됩니다

    2013-01-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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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카스

    오랜만에 무카스 다운 글을 보았다. 소위 말해 킹메이커라고 자칭 칭하며 분주한 분들 옆에 보면, 여기저기서 보아 오던 이제는 좀 다른 일일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한 흠있는 분들로만 채워져 있어 더 안타까울 뿐이다.

    2013-01-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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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카스

    오랜만에 무카스 다운 글을 보았다. 소위 말해 킹메이커라고 자칭 칭하며 분주한 분들 옆에 보면, 여기저기서 보아 오던 이제는 좀 다른 일일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한 흠있는 분들로만 채워져 있어 더 안타까울 뿐이다.

    2013-01-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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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

    태권도인이 협회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나 현재 우리태권도판이 그렇지 못하다. 회장이 되려는 사람 대부분이 썩은 정치 야망에 사로잡힌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아닌듯 싶다. 태권도의 정신을 계승하고 존경 할 수 있는 태권도인이 나오길 기대한다.

    2013-01-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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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카스

    현실의 직시하는 눈.

    2013-01-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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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다

    정치인들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협회가 되질 않길 바란다. 그리고 그 밑에 군림하려는 태권도인들의 모습이 되질 않길 바란다.

    2013-01-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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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희

    전세계적으로 각국 협회장은 정통 태권도인들의 추세인데 한국은 어찌하여 정치인들과 거기에 줄서기하는 모양이 아직도 변방의 나라에서나 볼듯한 참으로 구태연한 한국태권도....
    이런 풍토가 현한국태권도의 자화상 일 것이다.
    앞 으 로 태권인이 대태협을 이끌기를 기대 해본다.

    2013-01-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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