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전 파헤치기]⑧‘행복한 집안싸움’, 둘중 하나는 죽는다

  

여자 헤비급 강자 김승희 오정아 예선 두 번째 경기, 안새봄은 결승서 기다려


2007베이징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남윤배(오른쪽)의 경기모습


왕중왕 체급의 빅뱅이 시작된다. 일단 대결구도는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차동민(한국가스공사)과 지난 2007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 남윤배(한국가스공사)로 압축됐다. 조금 솔직하게 말하자면 남자 헤비급은 ‘행복한 집안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두 선수는 우선 대진부터 최적의 조건이다. 22일 대한태권도협회(KTA)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남윤배는 이현수(영천시청)와 맞붙는다. 파워와 기량 면에서는 둘 다 비슷한 평가를 받지만, 이현수는 대학 4학년 시절 당한 오른 무릎 부상이후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군체육부대를 거치며 재도약을 꿈꿨지만, 최근 2년새 8강, 4강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그래도 복병은 있다. 남윤배가 이현수를 꺾으면 바로 다음 예상 상대로 2008년까지 삼성에스원에서 활동했던 노장 이석훈(수영구청)을 만나게 된다. 많은 젊은 선수들이 포인트 관리에 철저한 관록의 이석훈에게 페이스를 휘말려 패했다.

차동민 역시 예선 첫 경기에서 이희철(성남시청)을 만났다. 체력, 기술 모든 면에서 차동민이 한수 위라는 것이 중론이다. 두 번재 예상 상대들도 박성현(전주대학교), 김영호(상명대학교)여서 무난히 결승까지는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가스공사의 박종만 감독은 “대학에서 운동하는 것과 실업팀에서 운동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두 선수 모두 기량이 급성장했다”며 “굳이 차이를 두자면 (차)동민이는 군 면제 혜택을 받아 심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정도다. 만약 결승에서 두 선수가 맞붙는다면 정말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동민과 남윤배는 연습때에도 서로 전력 분석을 하며,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미묘한 구도 때문인지, 최종 접수 전까지 가스공사 코칭스태프는 두명 중 한명을 미들급으로 한 체급 내려 출전시킬 것을 고민했다고 한다. 재밌는 것은 어쩌면 이번 둘의 대결에서 패한 선수는 차기 대회 때부터 본격적으로 미들급으로 내려앉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식 확인돼지 않았지만, 패배한 둘 중 한명의 선수는 ‘다음대회 때부터 밥을 굶을 수도 있다(?)’는 다소 엉뚱한 상상도 해봄직하다.

여자 헤비급은 단연 안새봄(삼성에스원)으로 집중됐다. 2007년 에스원 입단 이후 거의 전 대회를 싹쓸이 하고 있다. 라이트급에서 올라온 오정아가 '다크호스'라는 평을 듣지만, 무릎수술 이후 불어난 체중과 통증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재밌는 것은 안새봄 영입으로 2006년 말 안산시청으로 둥지를 옮긴 김승희가 ‘안새봄 타도’를 외치며 이를 악물고 훈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오정아와 맞붙게 되는 최악의 대진표를 받았다. 결국 안새봄은 결승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둘의 싸움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안새봄은 “임전무퇴. 누구를 만나도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겠다”며 “김승희는 쉬운 상대다. 하지만 오정아는 라이트급에서 올라온 터라 스피드가 좋다. 조금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에 김승희는 “난 욕심이 많다.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 이번에는 누구든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무럭무럭 자라는 안새봄을 지켜보는 ‘명장’ 김세혁 감독의 마음도 흐뭇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매서운 말들을 쏟아낸다. “지난 U대회 선발전에서 안새봄은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확성은 있지만, 경기운영이나 스피드면에서 오정아를 잡지 못한다면 패할 것이다. 노련한 경기운영에 휩쓸리면 안된다.”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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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남윤배짱

    2009-05-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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