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절대강자의 신성 아수르 파르잔 상승세 리우까지?

  

<2016 리우 올림픽 - 태권도 男 -58kg 관전포인트>


4년의 기다림. 스포츠 선수에게는 4년이 그 설렘과 그대의 연속이다. 이를 위해 뼈를 깎는 훈련과 노력, 부상방지 등이 필요하다. 2016 리우 올림픽의 정식종목은 28개 경기 종목이 있다. 그 중 태권도는 현지시각으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남녀 8체급 8개의 금메달을 걸고 싸운다. 한국은 역대 최다 5체급에 출전했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은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경기'를 보다 흥미롭게 관전할 수 있도록 이 분야 전문기자인 <무카스> 한혜진 기자(남자부 4체급)와 <태권도신문> 양택진 기자(여자부 4체급)가 한국 대표팀 입장이 아닌 객관적 시각에서 체급별 경기력과 주요 선수들의 면면을 전하고자 한다. 마냥 보는 것보다 해당 체급에 주요 이슈를 살펴보고 경기를 보면 일반인이라도 보다 재미와 흥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본 기사는 WTF 공식 웹사이트에 사전 연재된 기고문의 일부이다. [편집자 주]

절대강자 신성에서 절대군주가 된 아수르 파르잔(이란)


2012 런던 올림픽이 끝난 후 남자 -58KG 왕좌의 자리가 자연스럽게 비었다. 올림픽챔피언 호엘 곤잘레스 보니야(Joel Gonzalez Bonilla, 스페인)과 막강 상대 이대훈(한국)은 체중 감량의 한계로 한 체급 위(-68KG급)로 올라갔다.

이를 기다렸다는 듯. 남자 태권도 최강국 이란이 세대교체로 내놓은 신예가 단숨에 남자 -58kg급을 장악했다. 무서운 기세였다. 세계 태권도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 2년 사이 -58kg급 절대강자로 부상한 이란의 파르잔 아수르 자데 팔라(Farzan Ashour Zadeh Fallah)가 그 주인공이다.

파르잔이 세계무대에 얼굴을 알린 것은 고작 2년 안팎. 이란대표팀이 세대교체 일환으로 전자호구 및 헤드기어 시스템 도입(PSS)과 머리공격 다득점제에 따라 실력은 기본이고, 체력과 신장이 좋은 어린 선수를 발굴해 2014년 국제무대에 첫 파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성인무대에 데뷔해 2014 아시아선수권대회와 2014 아시안게임을 연이어 석권했다. 놀라움은 그 다음. 2014년 12월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이 올림픽랭킹 상위 8위까지 초청해 그 해의 왕중왕을 가리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막차로 오른 파르잔이 전 경기를 점수차승으로 꺾고 완벽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체급 세계랭킹 1위이자 2013 세계태권도선수권 남자 -54kg급과 -58kg급 우승자로 리우 올림픽 메달 입상자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김태훈과 차태문이 신예 파르잔에게 무참하게 깨졌다. 파르잔을 상대로 패인은 패기와 신장의 조건이 아니었다.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를 발기술, 채찍 같은 날카로운 앞발. 이들은 실력 차이를 인정했다.

2014년 세계 최정상에 오른 파르잔의 나이는 19세. 이듬해 열린 ‘2015 첼랴빈스크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마저도 휩쓸었다. 더 이상 신예가 아니었다. 압도적인 실력으로 상대들을 모두 제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태권도 전문가들은 2016 리우 올림픽 남녀 8체급 중 부동의 올림픽 챔피언은 남자 -58kg급 이란의 파르잔이라고 꼽았다.

실제로 2015년 8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5 WTF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1’ 대회 조직위원회가 사상 최초로 1만 루블의 상금을 걸고 남녀 8체급 우승자를 맞히는 이벤트를 개최했다. 각 체급별 이변을 감안해 여러 선수들을 찍었지만, 남자 -58KG급은 대부분이 파르잔을 찍었다. 이변이 없는 우승자라는 확신 때문이다.

국제무대 데뷔 1년 만에 세계 최정상을 무패신화로 휩쓴 파르잔은 2년 만에 올림픽 우승으로 최단시간 그랜드슬램 도전에 나서게 됐다. 위기는 지금이다. 부동의 우승자 후보였던 파르잔이 지난해 9월 터키 삼순 그랑프리(2차전)에 부상을 이유로 결장하더니, 맨체스터 그랑프리(3차전)에서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체중 감량 실패로 1차 계체에서 탈락했다. 재도전으로 가까스로 통과한 파르잔의 컨디션은 돌아오지 않았다. 당시 올림픽랭킹 14위를 기록하던 헤수스 토르토사 카브레라(Jesus TORTOSA CABRERA, 스페인)에게 준결승에서 발목이 잡혔다. 3회전 내내 접전을 펼친 끝에 8대8 무승부. 골든포인트에 돌입한 파르잔은 오른발 역몸통 돌려차기 변칙기술을 내세워 승부수를 걸었지만, 상대의 방어성 몸통 밀어차기에 걸려 패배했다.

파르잔은 당시 인터뷰에서 패인으로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라고 이야기 했다. 부상으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체중 감량도 못해 결국에 기량을 제대로 발휘지 못했다고. 그래서 다음 대회인 파이널에서 제대로 된 플레이를 보여 정상을 탈환하겠다고 단언했다.

늘 자신만만하던 파르잔의 패배는 맨체스터에 이어 12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15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이어졌다. 결승에서 수차례 자신이 제압해 자신했던 한국의 김태훈에게 일격을 당한 것. 스스로 충격적 패배라 생각했던지 경기 직후 아쉬움에 화를 참지 못했다.


파르잔을 중심으로 주요 경쟁 대상들의 모습 [사진=WTF홈페이지]


파르잔은 파이널 결승에 올라 2회 연속 우승을 목전에 뒀다. 상대는 한국의 김태훈. 2013년과 2015년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한 한국의 경량급 대표주자. 그런 김태훈도 파르잔에게 만큼은 주눅이 들어 있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팽팽한 긴장감 속에 평행선을 달리는 탐색전이 3회전까지 장기화 됐다. 3회전 후반 파르잔이 선취점을 빼앗으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몇 초만 버티면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4초를 남기고 김태훈에게 안면을 내줬다. 3점을 실점해 1대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늦었다. 결국 무릎을 꿇었다.

올림픽을 8개월 여 앞두고 열린 마지막 별들의 전쟁에서 부동의 금메달 후보였던 파르잔의 패배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이자 혼란을 가중시켰다. 올림픽 우승자를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파르잔이 1년 이상 무패신화를 써가며 독주하는 사이 경쟁 상대들에게는 빈틈을 노출했다. 파이널 결승에서 파르잔의 기세를 꺾은 김태훈은 1년 전 같은 파이널 무대에서 15대3으로 점수차승으로 제압했다. 김태훈은 파르잔을 꺾은 후 인터뷰에서 “코치진과 1년 동안 파르잔을 연구했다. 파르잔을 대비해 자세까지 바꿨다”고 말했다.

분석의 힘은 대단하다. 김태훈 뿐만 아니라 그랑프리와 주요 오픈대회 등에서 파르잔이 승승장구 할 때 주요 국가 대표선수단은 파르잔의 기술과 습관 등까지 세밀하게 분석을 마쳤다. 지난 수개월 여 동안 이번 올림픽을 위해 파르잔이 새로운 패턴과 무기를 만들지 못하면 일격을 당할 수 있다.

리우 올림픽 남자 -58kg급은 여전히 아수르 파르잔이 강력한 우승후보인 가운데 랭킹 2위인 한국의 김태훈이 결승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포르투갈의 루이 브라간카(Rui BRAGANCA, Portugal), 벨기에의 시 모하메드 케트비(Si Mohamed KETBI, Belgium), 독일의 레벤트 툰캇(Levent TUNCAT), 멕시코의 까를로스 나바르로(Carlos NAVARRO, MEXICO)가 파르잔을 꺾고 올림픽 챔피언의 오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다.

여기에 상위 6위에게 주어지는 자동출전권 획득에 실패했지만 유럽선발전에서 티켓을 확보한 스페인의 헤수스 토르토사 카브레라(Jesus TORTOSA CABRERA)는 지난해 맨체스터 그랑프리에서 파르잔의 무패행진을 꺾은 신예라 난적이다. 또 곧 아시아선발전에서 선발 될 것으로 예상되는 190cm의 장신 중국의 자오 슈아이가 다크호스로 경쟁구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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