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론] 태권도 예의와 의(義)

  

김용철 박사의 태권도 예의론 8


눈으로 볼 수 있는 형식적인 예의(禮儀)가 있다면, 그 이면에는 반드시 그리 행하게 된 추상적인 예의(禮意)가 있게 마련이다. 즉, 제례를 지낼 때 제사상에 올려놓는 그릇의 숫자와 크기모양, 음식의 가짓수와 종류, 절차 등에도 그리 갖추어서 행해야 하는 의미가 들어있고, 태권도장에서 수련생들이 갖추어서 행하는 예의에도 반드시 그리해야만 하는 올바르고 마땅한 의미가 들어 있다.

조선시대의 성리학자들은 예를 행하는 의례마다 그리 행해야만 하는 올바름과 마땅함의 의미를 의(義)로써 판단하였다. 쉽게 말해서 국가의 각종 의례나 사대부가 혹은 일반 양반 댁에서 치르는 관, 혼, 상, 제례 심지어 사소한 예절일지라도 절차마다 옳고 그른지 혹은 행해야 하는 것인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의(義)로써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국장을 치르거나 장례를 치를 때, 또는 평소에 상관에게 인사를 드리는 사소한 일까지도 의(義)가 아니면 행하질 아니하였다.

그렇다면 이 의(義)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고대에는 의와 의리는 원래 같은 뜻을 지닌 글자로 의가 곧 의리를 의미했다. ⟪중용⟫에 보면 ʻʻ의자(義者)는 의(宜)이다.ʼʼ라고 했는데, 이 의(宜)자는 물고기를 가지런하게 잘라놓은 모양을 형상화해 만들어낸 글자로 옳고 바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며, ⟪한비자‧해로(韓非子·解老)⟫에는 의자(義字)는 적합하고 합당한 행위를 나타내는 글자로 쓰였다.

이렇듯 의(義)란 바르고, 합당하고, 적합하고, 마땅함의 의미를 나타낸다. 즉 의란 올바르고 합당하여 마땅히 행해야할 도리라는 뜻을 지닌 글자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로써 철저히 예의 실천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었던 것과 우리 민족을 의리 있는 성격의 소유자들로 만들어 놓을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의리정신은 조선 송 대의 성리학이 수용되기 이전부터 있었다.

한국인의 고유한 민족정신에 침략과 패도를 부정하고 진리와 정도를 숭상하는 선비정신이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삼국시대에는 ⟪춘추: 의리를 중시한 역사서⟫를 최고의 경전으로 삼아 충의 정신을 고취하기도 하였다.

한국인의 의리사상은 고려 때의 정몽주와 길재를 시작으로 조선의 김굉필과 조광조로 이어지는 사림파의 절의와 깊은 관련이 있다. 고려 말 정몽주는 죽음으로 절의(節義)를 지켰고, 길재는 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不事二君)는 절의를 내세워 초야에서 여생을 보냈다. 조선의 세조가 어린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것을 비판하였던 사육신은 죽음으로써 절의를 굽히지 않았고, 김시습 등의 많은 절사들은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초야에 묻힘으로써 절의를 지켰다.

이러한 절의의 정신은 조선의 사림파 학자들에게도 나타나 무오사화(1498), 갑자사화(1504), 기묘사화(1519), 을묘사화(1545) 등 많은 사화(士禍)를 받으면서도 성리학의 의리 정신을 실천하는데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투철한 우리 민족의 의리정신이 있었기에 예를 제정할 때나 행할 때에도 먼저 의리에 합당한지의 여부에 따라 가부를 결정하였다. 다시 말해서 의리에 맞지 않는 예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행해서는 아니 되며, 의리에 맞는 예라면 목숨을 버려서라도 실천해야만 한다는 불굴의 신념을 내포한 예가 바로 우리의 예였던 것이다.

이러한 조선의 의리 문화가 태권도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이익이 아닌 오직 의(義)로써 판단하여 예를 실천하는 태권도인들로 양성되어질 수 있도록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왔던 것이다.
태권도 예의에 관한 10회 내용의 제목

태권도 예의에 관한 10회 내용의 제목


1.태권도 예의라고 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걸까?
2.태권도에서는 왜 그토록 예의를 중시하는 것일까?
3.예(禮)는 도대체 왜 만들어 졌으며 예의(禮儀)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4.예는 표면적인 예의(禮儀)와 내면적인 예의(禮義)로 나누어진다.
5.태권도 예의와 우리의 유교문화
6.태권도 예의와 성리학
7.태권도 예의와 인(仁)
8.태권도 예의와 의(義)
9.태권도 예의와 직(直)
10.태권도 수련시의 바른 예의 지도법.

** 김용철 박사는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를 졸업하고, 북경수도체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중국하북대학원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페인에서 8년간 지도자생활을 하였는데 이 때 태권도 예의에 관한 학문적인 관심을 가게 되어 중국으로 이주해 지난 10년 동안 태권도 지도생활과 연구를 통해 <태권도 예의론>을 출간했다. 앞서 중국생활 경험을 담은 <중국인 생활 속에 담긴 진실과 지혜이야기>를 출간한 바 있다. 앞으로 격주 수요일 <김용철 박사의 태권도 예의론>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글. 김용철 박사 | 태권도예의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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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미래

    한국의 주요사상인 유학의 예를 태권도에 접목시킨 시도는 높이 살만 합니다.

    2014-10-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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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적 판정비리

    조직적 판정비리가 오직 의로서 판단해서 인가요?

    2014-09-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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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사

    교수님 그만 좀 하세요. 태권도와 예의, 의, 성리학등 아무런 인과관계, 상관관계는 제대로 설명도 못하고 쓸데없이 장황하게 말만늘어놓고 설득력이 없습니다. 논지도 부족하고 논증이 안됩니다. 이제 그만 좀 하세요.

    2014-09-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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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의 고유한 민족정신에 침략과 패도를 부정하고 진리와 정도를 숭상하는 선비정신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럼 고구려는 대체 뭘까요.

    2014-09-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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