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고 깔보면 큰일나요"
발행일자 : 2006-03-23 00:00:00
오마이뉴스 윤태 기자
여성 전문경호경비기업,퍼스트레이디의 고은옥 대표(29)
성추행, 성폭행, 납치, 스토커 등 흉흉한 사건이 자주 터지면서 우리 사회는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 위험에 노출돼 있다. 과거 특정인에게 국한돼 있던 위험요소가 지금은 불특정 다수에게 옮겨져 그 누구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가 흉흉할수록 뜨는 업계가 있다. 바로 경호업체이다. 2005년 노동부는 향후 5년 내 최고성장 직업 상위 20위에 경호원을 포함해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4년 말 기준 등록된 경호업체는 2699개이고 연간 시장 규모는 3조원이다. 그러나 이중 대부분은 경호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도산하거나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등 실제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민간 경호업체는 극소수인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경호 관련학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방대 중심으로 약 70개 관련학과가 개설돼 있으며 신종 직업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신학문이고 개척분야다 보니 교수도 부족해 경호원에 대한 교육시스템이 원활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전문 교육 시스템이 체계화되고 경호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경호원이 향후 유망직종이 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어려운 경호업계 현실에서 일사천리로 나가며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가 있어 찾아갔다.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왔던 경호 시장에서 국내 최초로 지난 2003년 여성 전문경호경비기업을 만든 퍼스트레이디의 고은옥 대표(29)를 지난 20일 마포구 도화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96년 처음 경호일을 시작해 사설탐정 업무를 하며 99년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대통령 방한, 2002년 미국의 유명 배우 톰 크루즈 방안 때 경호를 수행한 바 있다. 또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때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미국 스칼라피노 교수를 비롯해 국제적으로 많은 고위관계자들의 경호를 맡기도 했다.
연간 1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퍼스트레이디 측은 올 안에 일본에 지사 형식의 합작회사를 만들어 해외에 진출할 계획으로 현재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미 일본 텔레비전 방송에서 여러 번 소개되기도 했던 퍼스트레이디는 국제적으로 그 무대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고 대표는 지난 2004년부터 포항1대학 경호스포츠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다음은 고은옥 대표와의 일문일답.
- 경호 일을 하게 된 동기는?
"특별한 동기는 없다. 어려서부터 태권도 등 운동하는 걸 좋아했고 경찰, 군인 같은 직업을 꿈꿔왔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딸만 셋인 우리 가정을 내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들 역할을 하기로 하고 직업을 경호원으로 굳혔다."
- 경호원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은 무엇인가.
"경호관련 학과의 학위를 취득해야 하고 경비지도사 등의 자격증이 필요하다. 사설 경호의 경우 아직까지 국가공인 자격증은 없는 상태다. 그밖에 유도, 태권도 등 단증을 갖춰 신체적인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경호원이 되기 위한 조건은 인터넷 등 자료에도 많이 나와 있다.
내가 생각하는 경호원의 첫째 조건은 올바른 지성이라고 본다. 경호 업무는 차차 배우면 되지만 처음부터 비뚤어진 인격을 가진 사람이 경호를 하면 일이 틀어지는 수가 있다. 특히 일의 특성상 현장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장 경호를 하는 경호원 임의대로 매출을 빼돌려 애를 먹은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직원을 채용할 때 이 사람이 어느 정도의 지성과 인격을 갖췄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 경호원들에 대한 복지는 어떤가.
"4대 보험은 기본이고 급여수준도 꽤 높다. 개인경호 같은 경우는 기본적으로 월 210만원에서 경 수준에 따라 3, 4백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경호원은 희소성 때문에 그만큼 가치가 올라간다. 다만 경호업무가 단순히 몸으로 때우는 것이 아니라 비서와 참모 역할을 수행하는 등 고급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컴퓨터, 외국어 능력은 물론 고급외제차량 운전까지 기본적으로 갖춰야 것들이 많다. 일이 쉽지 않은 만큼 대우는 좋다고 볼 수 있다."
- 경호하면 주로 남성을 떠올리는데, 여성경호원이 필요한 이유는 뭔가.
"우리 회사에서는 여성경제인(CEO)들을 많이 수행하는데 남성경호원들과는 달리 부드러움과 섬세함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에는 납치, 성폭행 등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범죄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의 안전을 수행할 때는 단순한 경호가 아닌 언니, 누나의 입장에서 의뢰인을 대할 수 있다. 종종 자폐아 아이들을 맡을 때도 있는데, 이때는 경호와 함께 그 아이의 마음을 열어줄 수 있는 상담자 역할까지 할 수 있다. 정신적 치유까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이런 경우는 딱딱하고 무서워 보이는 남성경호원보다 여성경호원이 제격이다."
- 반면 애로사항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 아무래도 여성이다 보니 체력적 한계가 있다. 특히 며칠 동안 의뢰인과 함께 지방을 다니며 임무를 수행하다보면 지치는 경우가 있다. 이와 함께 여자가 무슨 경호를 하냐?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도 문제다. 남성경호원과 똑같은 훈련받고 자격증 갖추고 그들에 뒤지지 않는 업무를 수행하는데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볼 때는 속상하다."
- 여성 경호의 가장 큰 매력이 있다면?
"한마디로 자부심이다. 남성 전유물로 생각됐던 분야에 여성이 뛰어 들어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에게 도움을 줬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뿌듯하다. 내 자신이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존재의식도 함께 느끼게 된다. 이와 함께 CEO들의 경영마인드 등을 꼼꼼하게 배우고 느낄 수 있어 회사를 운영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 처음에는 사설 탐정업무를 했는데, 어려움 없었나?
"보험사기, 교통사고 조사, 산업스파이, 사이버범죄 등에 대해 의뢰를 받는다. 그러나 경호원은 수사권, 체포권 등이 없어 애를 먹는다. 일을 진행하기 위해 변호사의 위임을 받아 추적 미행하고 지문까지 채취하는데 민간인 신분으로 경찰, 검찰이 하는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영역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탐정법이 입법화돼야 경호업계도 활기를 띨 수 있을 것 같다. 일부에서 탐정법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또한 법이 생기더라도 철저히 경호 업무에 이용돼야 하는데, 이를 악용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 경호원이 지켜야 할 사항이 있다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경호원은 임무수행하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타인에게 절대 말해서는 안 된다. 이라크 전 대통령인 사담 후세인도 전 경호원이 은신처에 대한 정보를 줘 결국 체포됐다. 물론 전범을 잡아야 함은 마땅한 일이지만 경호 측면에서 볼 때 전 경호원들이 경호원칙을 지키지 않은 셈이다."
- 경호원에 대한 사회인식 변화 측면에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부 의뢰인 중에는 경호원을 일당 개념의 하인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경호원은 의뢰인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매우 중요하고 고마운 사람이다. 외국의 경우 경호원에 대한 대접이 극진한데 비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또한 굳이 위해요소가 없는데도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동창회, 결혼식, 장례식장 등 행사에 경호원을 대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경호업체 측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한편 개인 경호 수요가 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될 것이다."
- 경호를 하고 싶은 인물이 있나?
"이영남 전 여성벤처협회 회장과 미국의 김태연 TYK그룹 회장이다. 이 전 회장은 여성벤처업계에 혁신적인 바람을 일으킨 분으로 무척 존경하는 분이다. 또한 김태연 회장은 태권도 8단 소유자로 지난 68년인 22세 때 여성의 몸으로 미국에 건너가 서부 최대의 태권도장을 설립하고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 등 미국 1백대 우량기업에 선정되기도 한 분이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두 분을 경호하고 싶다."
- 끝으로 독일월드컵 때 우리나라 선수들 경호 업무에 참여한다고 들었는데.
"독일 측과 협의 중이다. 독일 측에서는 29세 이상의 남·녀경호원을 원하는데 사람이 없다. 29세 이상이면 경호 실장급인데, 민간경호업체에서는 그 연령대의 경호원을 구하기 쉽지 않다. 타 경호업체와 긴밀히 협조해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아직 결정된 바 없다."
[본 기사는 오마이뉴스가 2006년 3월 22일 보도한 기사임을 밝힙니다. -무토미디어 편집부-]
- 덧붙이는 글
기자소개 : 윤태 기자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그 소중한 이야기들은 동화세상 이라 불리는 (http://cyworld.nate.com/poem7600)
홈피에 싣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오마이뉴스>에 올린 글과 일상에서 발견한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들 그리고 행복을 나눠줄 수 있는 정다운 사진과 글귀가 함께 있습니다.
- ⓒ 2006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작성하기
-
제목이 여자라고깔보면큰일나요??? 하하핳 웃음이나옵니다...저는 고3이구요 유도랑권투햇는데요 고은옥대표님 저랑 함붙어보실래요..ㅋㅋ
사실은사실대로 인정하고 말씀을하셔야지.. 고 대표님이 아무리 무술을햇다고하셔도 혈기넘치는 고등학생하고 붙어서 이길수있다고생각하세요?... 물론 총을가지고계시면 제가 질수도있지만요.... 제목을 좀 겸손하게하시는게 좋았을건데......2006-05-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맞는말씀..... 술기가 그렇게 쉽다면 어린아기도 되겠죠?ㅎㅎㅎㅎ
하지만 오랜세월 인내하면서 뼈속까지 고통이 수반되어야 하나의 기술내지 작품이 완성된다고 보면 됩니다....2006-04-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저도 일선에서 지도하는 사람이지만
여자라고 무시하는게 아니라 여성 호신술 tv에서 가끔 연예인상대로
몇가지 기슬 알려주고 제압하는걸 보면 그게 다인양 하시는데 참 보기 안타깝습니다.여성호신술 상황대처 참 어렵습니다2006-04-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고 대표님 !!
일전에 대학원 재학시절 저희 체육관에 김사범과 함께 다녀가신 적이 있습니다.
사람은 늘 인연이라는 굴레 속에 살다가 갑니다.
여전히 그 인연과 또 인터넷과 메스컴을 통해 소식도 간혹 접하고 있습니다.
잘 굴러가는 굴렁쇠 처럼 너무 빠르지도 않게 너무 큰 소리도 없이 오래도록 굴러가는 굴렁쇠가 되도록 노력하시고 앞으로도 귀 업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2006-03-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미인이십니다, 전화번호쫌;;; (퍽퍽)
2006-03-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예전에 TV에서 본적 있습니다. 참 미인이시라는...ㅎㅎㅎ 지금도 변함없이 아름다우십니다. ^_____________________^
2006-03-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딴지는 아니지만...여성경호원들...위험합니다!!
아무리..운동 잘하고 수련했다 하지만...억센 남자들 이겨내는
경우는 없더군요...!! 예전에...어디 여성경호원 분께서..의뢰인을
보호하려다..오히려 폭한에게 성폭행 당한 일이 있었답니다..!!
여성분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여성분이...쉽게 할수있는 일은 아닌것 같네요.!!2006-03-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굳이 경호관련학과를 나올필요는 없다.
2006-03-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 -
이뿌다....*-.-* 결혼하고 싶다...
2006-03-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