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로빅을 닮아가는 태권도 시범

  

[신준철 기자의 무술 돋보기]태권도 시범의 변화는 시대 흐름?


경민대학 학생들의 태권에어로빅 시범. 최근엔 대부분의 시범단이 태권에어로빅은 필수다


태권도 시범단이 등장한다. 흰 도복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백과 절도 있는 동작 그리고 위력적인 격파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숨을 죽이게 만든다. 쥐 죽은 듯이 조용했던 장내는 시범이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울려 퍼진다. 태권도 시범을 처음 본 사람들은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인다. 과거 태권도 시범의 모습이다.

현재의 태권도 시범은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지난 24일 열린 한체대 품새대회. 한체대 태권도 시범단이 개막 시범을 선보인다. 많은 준비가 느껴지는 시범이었다. 시범단은 전통적인 시범부터 학교 폭력 퇴치 메시지를 담은 시범 공연과 흥겨운 음악이 함께한 태권에어로빅 등을 선보였다.

이중 관중들의 호응이 가장 좋았던 시범은 가면 퍼포먼스로 시작해 태권에어로빅으로 끝낸 시범이었다. 특히 가면을 쓰고 나와 보여준 시범에 대해선 “창의적이다”는 말이 여러 곳에서 들렸다. 이날 시범을 지켜본 사람들은 태권도보다는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금빛 가면이 더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지난 26일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열린 ‘2008 국제대학에어로빅스축제’에서 한체대 시범단의 금빛 가면을 다시 볼 수 있었다. 단체 에어로빅 경기에 출전한 한 팀이 비슷한 가면 퍼포먼스를 보여 준 것. 한체대 시범단의 시범 모습과 정말 흡사했다.

이날 에어로빅 대회엔 낯익은 동작과 음악이 많았다. 대학 태권도 시범단은 물론 제도권 시범단이 선보였던 태권에어로빅 동작과 음악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과장해 에어로빅 선수들에게 도복을 입혀 놓고 태권도 시범이라고 우겨도 될 듯 했다. 이날 에어로빅 대회장에서 만난 한 태권도인 “태권도가 에어로빅을 닮아간다”며 한숨을 내셨다.

이러한 태권도 시범의 변화에 대해 많은 태권도 전문가들이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한다. 무겁고 딱딱한 태권도 시범만을 반복하면 보는 사람들이 식상함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태권도 시범단 활동을 하고 있는 한 태권도학과 학생은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범이 좋은 시범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태권도 시범은 ‘온고이지신’이라는 말처럼 옛것을 잊지 않고 새것을 배우는 시대적인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태권도 시범의 변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시범단에서 오랜 시간 몸 담았던 한 태권도인은 “태권도장이 아이들로 넘쳐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며 “지금의 태권도 시범은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눈요기로 전락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2백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볼쇼이 발레단.. 태권도는?


용인대 총장기 대회. 용인대 시범단의 시범 모습 화려한 의상이 눈에 띤다


발레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도 볼쇼이 발레단은 안다. 1776년 설립된 볼쇼이 발레단은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발레 공연단이다.

2백년이 넘는 시간동안 볼쇼이 발레단의 공연 내용은 큰 변화가 없다. 오랜 시간동안 똑같은 공연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볼쇼이 발레단의 공연을 식상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몇 십번 혹은 몇 백번을 봐도 감동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러시아의 대표 문화상품이 발레라면, 대한민국은 태권도다. 물론 역사적으로 볼 때 태권도는 볼쇼이 발레단에 비해 50년을 조금 넘기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태권도 시범의 역사는 이보다도 짧다. 한국 대표 시범단이라고 불리는 국기원 시범단이 1974년 창단됐으니, 정식적인 태권도 시범의 역사는 30년 정도인 것이다.

그렇기에 태권도 시범의 전통성과 정통성은 지금부터 만들어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태권도인들은 “지금의 태권도 시범을 보고 있자면 정통성이 모호해 지고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낸다. 특히 해외 한인 사범들은 현재의 태권도 시범 형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에서 있는 한 중진 한인 사범은 “태권도는 태권도다워야 하는데, 요즘은 한 편의 쇼를 보는 것 같다”며 “미국 사람들이 과거 태권도 시범을 보고 감동했다면, 현재의 시범은 즐거워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에 있는 한 한인 사범은 “태권체조나 음악을 이용한 퍼포먼스는 정통 태권도 시범을 보이기 전에 나오는 양념 같은 역할이 돼야 한다”며 “지금의 시범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제도권은 물론 각 대학을 비롯해 상설 시범단들의 창의적인 시범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저것이 태권도구나”라는 생각을 심어 줄 수 있는 정통성 있고 통일된 시범의 기준이 없다면 창의성은 태권도 시범의 독이 될 수 도 있다. 유행을 따라가는 태권도 시범이 아닌 기본이 되는 정통 시범이 먼저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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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민

    태권도하는도장은 합기도를하는데 합기도하는도장은 합기도만한다. 태권도사범은 아이로빅사범이되고 시범도 태보를한다. 한체대에섷ㅎㅎㅎㅎㅎㅎ 이상헌, 유헤민, 김도민이가 추천해냐보다

    2008-06-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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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야이건

    무슨내용이야도대체

    2008-06-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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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태권도인 스스로가 자초 한 일..시초는 국기원의 단증 장사에서 부터 시작 그러니 너도나도 태권 3~4단은 쉽게 따고 사범 관장 되면 돈벌이로 애들만 상대하게 되고 그러면 저절로 태권도는 에어로빅화 되고 유아용 체육이 되고말지..물론 그렇게 하면 체력 단련은 되겠지만 무술이라고 할수 있을지..걍 비만 초딩들 기초 체력 키워주는 효과 정도..

    2008-05-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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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동자

    짱이다님 말씀처럼 단지 흥미를 갖게하는 동기부여나 수련을 지루하지않게 하는 하나의 프로그램에 지나면 괞찮은데 문제는 태권도대회에 그것도 승인대회에 버젓이 하나의 종목으로 있는겁니다. 태권도의 삼대요소인 격파도 아직 대회가 없는데... 또한 협회에서는 공인화 시키기까지 하니까 문제이지요...

    2008-05-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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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지매

    그렇다.태권도는 없고 무당춤만 남발하는 태권도,벤치마킹의 개념도 모르고 무조건 짝퉁 흉내는 도사들...왜냐고 이유있지 학교 다닐적에 벤치마킹을 열심히 해서 대학교 졸업한 업보다.철학이 없는 학문과태권도는 죽음이지.태권도 시범단 특히 국기원과대태협 시범단을 잘 봐봐요 어디서 많이 봤죠 XPL태권도예술시범단 짝퉁은 아니겠지?.XPL사장은 학교 다닐적에 천재라 소문났다죠,세상 어디 공짜있나 뿌린대로 거두는 게 하늘의 뜻 지금 늦지는 않다.제발 인재들을 영입해서 태권도를 확 바꿔 버려야 한다.쇄신없인 희망도.용기도 없다.절망이 우릴 삼킨다.

    2008-05-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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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밑에 놈

    이게 기사가 아니면 어떤게 기사냐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태권도 시범에 대해 무카스같은 전문지가 관심을 같는 ㄷ것은 다행이다.

    2008-05-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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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걸기사라고

    실망이다무카스

    2008-05-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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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리맨

    제대로 된 태권도를 가르치는 도장이 많을 까요??

    2008-05-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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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짱이다

    에어로빅댄스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지루하지 않게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든 유산소 운동입니다. 자기의 건강도 지키면서 보는 사람도 즐거움을 준다는게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태권체조가 태권도의 정통성을 져버리고 있다고 하는데 태건체조는 단지 태권도를 즐겁게 수련할 수 있는 하나의 프로그램에 불과합니다. 태권도를 가르치는 지도자분들이 제대로 된 태권도를 가르친다면 태권체조는 그져 태권도를 어려움없이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 들어 주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동기부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으로 보여질 것입니다.
    무조건 비판하고 부정만 한다고 태권도는 발전하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면을 찾고 그것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한다면 태권도는 지금보다 세계적인 무도,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8-05-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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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초한 일

    이건 우리가 자초한 일입니다. 돈되는 꼬마들만 입관시키고, 성인태권도를 사장시킨 지금. 꼬마들에게 <도>를 논할 수 있을까요? 눈요기되는 각종 잡기들을 짬뽕시킨 후 놀이방으로 전락해버린 태권도장입니다. 과연 성인프그래램으로 성인을 받는 도장이 있을까요? 성인한테도 꼬마들과 똑같은 지도를 하니까, 태권도는 이제 꼬마들이 거쳐야 할 일종의 행사뿐이죠.

    2008-05-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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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술인

    상황이 이상황인데도....유아태권도로 변해가는게 너무 안타깝다.....
    자꾸이런식에 태권도로 가다간 무술로써의미가 없는 유아태권도로 고착화된태권도가 될께 뻔하다.........좀 깨어나시길.....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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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무도인

    여기 글올려 지도자로 각성하라,현실이 안타깝다등 잘난척 하는인간들 ,니들부터 반성하고 잘난태권도 졸라 가리켜라,니 주둥이는 금주댕이나,말로는 뭘 못해,뒤에서 개나발이나 불면서,세계연맹 회장 부회장 사무총장 이 넘들 비리부터 조사하라고나해라.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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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지금의 지도자들은 모두 태권도를 배웠지만 지금 가리키고 있는것은 태권도의 (도)자를 붙일수 있을까요? 에어로빅도 섭렵했으니 좀 지나면 아예 탈춤도 추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장사꾼이 아닌 진정 무도를 지도하는 지도자로 다시 태어나길 바랄뿐입니다.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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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사랑

    태권도동작을 음악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하는 음악태권도여야하는데 체조라고 이름 붙인 자체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체조는 염연히 분야가 다르지요... 태권도를 십수년간 수련한제가 초보단계라고 할수있는 공인태권체조1장을 못따라하는것만 봐도 분명 다른분야입니다. 협회도 당장의 인기때문에 따라가지말고 정통을 찾도록 노력해야합니다.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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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긍정적으로

    모두 자기 생각 이지 답은 아니라고 봅니다. 노력하여 武術(무술)을 배워 武道(무도) 나 武藝(무예) 로 발전 시키는건 자유라고 봅니다. 주몽이 활쏘고 대조영이 칼을 휘두르는 옜날이 아니고 21세기 입니다. 단호하게 자기주장이 올타고 생각 단정하면 안~~~~되지요 .............ㅎㅎ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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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2U

    관원모집과 도장운영 목적을 빌미로 비상식적인 홍보와 운영을 처음 시작한 것도 태권도 이고 무도의 본질을 흐리는 시범을 처음 시작 한것도 태권도 이니 이런 것을 보고 느끼는 지도자들은 각성 하시길...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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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복만 입으면?

    도복만 입으면 태권도가 되는가? 찜질방에서 도복입고 있으면 태권찜질이 되는가? 본질을 잃는 이유는 어설픈 에어로빅에 태권도 동작흉내내고 거기다 도복입은 것으로 만족하기때문이다. 태권도를 본질로 깔고 거기에 미적 감각을 살려야 하는데 태권도학과 교수들. 제발 태권도를 엉망으로 만들지 마세요. 태권도학과가 그렇게 많은데 뭐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으니 교수들은 각성해야 합니다.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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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석이

    무도의 본질에서 이렇게 계속 어긋나다니 ... 정말 안타깝네요... ㅎ

    태권에어로빅 저거는 도대체 누구 대가리에서 나온 생각인지...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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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

    태권도도는 안돼 정동성 정체성에서 왜 자꾸 벗어 나려고 하나 제발이지 옛날 태권도로 돌아가자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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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절

    밑에인간 뭐라주절주절대냐?뭔말인지 두서가 없음,공부더하고 글올려,잘난척하지말고.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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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 이어서

    대한민국이 너무 쉽게 가려고 또 너무 빨리 성공 하고자 하니 기본을 버리고 결과를 가려 합니다.
    우리가 우리것을 중요시하고 소중이 합시다.

    ** 이러면 도장 하시는 분들이 도장 경영에 대해서 애기 하고 또 어린 아이들 가르치는 것에 대해 애기 합니다. 현재 경영은 그렇지 않다고 그래서 그분들의 태권도 잘됩니까? 점점 어려워 지고 스승은 없고 뭔지도 모르는 장난감 하나 들고 자식같은 애들이 그거에 혹하기를 기대하며 도복입고 자신의 터에서 회비 내고 남아주길 바라는 장사치만 남는 것은 태권도 도복은 입은 스승이고 마스터 입니다. 그분들의 의식이 만든 것입니다***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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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

    제가 주제 넘지만 한말씀 하고자면. 무도는 본질이 자기 완성 이라고 배웠습니다.
    도장에서 기술의 완성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하면 분명 좋은 시범이 만들어 질것입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무도의 본질과 기술의 중요성을 원리를 통해서 지도하신다면 국내 최고 무술 대학의 시범단이 시골동네 무용단이나 에어로빅 아줌마들의 수준도 못 미치는 아류의 작품을 기술이라고 들고 나오는 부끄러움은 없었을 겁니다. 타 성공 종목에서 좋아 보이는 부분을 우리의 무술이 쫒아 가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그 훌륭하고 좋은 모습은 버려 집니다. 무술이 갖고 있는 정신과 윤리 또 정신은 버려 집니다. 다만 춤추고 흔들면서 보여지는 즐거움만 쫒아 갑니다. 태권도가 춤입니까?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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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동감

    도장해먹겠다고 태권도장도 에어로빅한다고 만들어 놓은것 같은 요즘 태권도시범. 깊은 맛을 줄 수 있는 무엇이 없다. 고단자에게서 품어 나오는 태권도만의 맛. 무엇을 암시하는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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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브이

    음악에 들썩이는 태권도 시범. 당시는 즐거운것 같은데 보고 나면 남는게 없다. 정말이지 예전엔 기합소리하나만으로 좌중을 앞도하던 태권도 시범였는데......

    2008-05-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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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범단원

    100% 동감합니다.

    2008-05-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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