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수는 감소, 대회는 증가… ‘범람’하는 태권대회 이대로 괜찮은가?

  

매년 늘어나는 국내 엘리트 태권도대회, KTA 올해 또 종목 신설 승인

태권도 엘리트 선수 수가 매년 감소하는 가운데 전국규모 엘리트 대회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사진은 본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여파로 태권도 수련생은 물론 엘리트 태권도 선수 수가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도 엘리트 태권도대회는 더 늘어나는 기형적인 사태로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양진방, KTA)는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2024년도 대한태권도협회 제1차 이사회’를 열고 집행부와 일부 이사들의 우려 속에 ‘전국대회 신설의 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

 

따라서 2.28 중고대회 공인품새(개인·복식·단체), 자유품새(개인) 여성가족부장관기대회 공인품새(복식 남초부), 여성연맹회장기대회 공인품새(복식), 격파(기술 초등/일반, 위력 일반), 혼성단체전(대학부) 상지대총장배대회 겨루기 종목 용인대총장기대회 자유품새(복식·단체) 신한대총장기대회 자유품새(복식· 단체) 제주평화기대회 자유품새(개인·복식·단체) 등이 종목 신설되어 열리게 된다.

 

이날 양진방 회장은 전체적으로 대회가 많아 범람하고 있다. KTA 승인하지 않는 전국대회도 제재가 불가능해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면서 이상 전국대회가 늘어나는 것은 무리다. 자제할 필요가 있다 재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사무국 행정을 총괄하는 정문용 사무총장 역시도 틀에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 종목 신설을 심사숙고해달라 사무국 차원에서 재고 입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결과는 원안에서 달라지지 않았다. KTA 이사진 구성은 회장이 임명했음에도 이사진 대부분이 지역 협회와 연맹체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종목 신설 당위성을 주장하며, 사무국의 우려를 뒤로하고 원안을 고수하고 나섰다.

 

대한체육회 종목별 선수등록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2019 대비 13 이하부(초등부) 146 증가, 16 이하부(중등부) 1127 감소, 19 이하부(고등부) 576 감소했다. 증감수가 근소하나 기존 엘리트 종목인 겨루기와 품새는 많이 줄고, 2022년부터 엘리트 종목이 되어 신규 등록된 격파(시범) 부문이 많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일선 태권도장의 수련생이 계속 감소하는 현상 겨루기, 품새, 격파 엘리트 선수 수는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열린 전국대회를 보더라도 전통적인 엘리트 태권도 종목인 겨루기는 줄고, 품새와 격파는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태권도를 총괄하는 대한태권도협회가 17 시도협회와 산하 5 연맹체, 전국 태권도 대학 등이 요청하는 대회와 세부 종목과 성별 연령대 신설 요청을 대책 없이 승인하면 연중 전국규모 대회가 계속 열리는 상황이 된다. 이미 대회 범람으로 KTA 승인대회가 일정이 겹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산하 연맹체도 최초 승인 당시에는 대학은 대학부, 실업은 실업팀, 여성은 여성선수, 초등은 초등부 등으로 시작했으나 참가 선수 부족에 따라 지자체 대회 유치 대회 운영의 어려움으로 종목과 연령부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2023년도 KTA 승인 전국대회만 전체 53개이다. 20여년 전과 비교하면 5배가 늘어났다. 전국대학 총장기가 13(초등6, 여성2, 대학2, 실업2, 중고3), 5 연맹체가 15, 기타 지자체 특별대회(5.18, 3.15, 2.28 ), KTA 주관대회(전국체전, 소년체전, 전국종별, 대통령기, 협회장기, 국방부장관기, 경찰청장기, 우수선수권, 국가대표선발전) 등이 열린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지방대회도 절대 무시할 없다. 지방 협회별로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선발전을 비롯해 회장기, 교육감기 참가를 등한시할 없는 대회가 적지 않다.

 

대회가 범람하면서 과거 KTA 승인대회 입상 성적의 권위는 날로 실추되고 있다. 대학 입시에도 입상 성적대로 평가하는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국대회 금메달 1개로는 유명대학 특기 입학 자체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지 오래되었다.

 

또한 교육부는 운동선수들의 학습보장 이유로 연간 출석인정 일수를 초등학교는 20일(5일), 중학교 35일(12일), 고등학교 50일(25일)로 제한하고 있다. 

 

대회 주최 측과 달리 엘리트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팀과 단체는 대회 증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이다.

 

다양한 선수들이 여러 대회를 출전 기회를 얻어 입상할 기회가 많아진 것은 환영한다. 그러나 진학과 관련해 질적인 입상 성적보다 양적인 성적이 함께 해야 하는 상황과 연중 지속되는 대회에 선수들의 훈련량 부족, 출전 경비 부담,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다.

KTA가 17일 올해 첫 이사회를 열고 현재 가뜩이나 승인대회가 넘쳐나고 있음에도 재정비를 뒤로 하고 신전국대회 종목을 신설하는 것을 승인했다. (사진제공 = 태권박스미디어)

상황이 이렇게 되자, KTA 올해부터 승인대회별 등급제와 함께 랭킹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수선수 선별과 관리 체계 개선이 도입의 주목적이다. 이를 통해서 과거 승인대회 입상성적 기준으로 출전한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도 올해부터는 고등부는 랭킹 5, 대학부 10, 일반부 5 체급별로 제한해 출전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대회 등급은 대회 역사와 권위, 경쟁력 등을 고려해 기본 G1 등급부터 최대 G12 등급까지 차등화했다. 등급별 순위에 따라 체급별 랭킹포인트를 집계해 관리하게 전망이다. 등급 분류는 KTA 우수대회가 가장 높은 G12등급으로 가장 높고, KTA KSC(대한체육회) 주최대회인 대통령기, 협회장기, 국방부장관기, 경찰청장기, 전국체전, 소년체전 등이 G8등급이다.

 

G4등급은 3.15, 5.18, 태권도원배, 파워태권도, 연맹회장기, 문광부 중고대회(고등부), 용인대총장기, 경희대총장기, 여성가족부장관기(중·고등부)이며, G2등급은 종별대회, 제주평화기, 2·28, 실업연맹대회, 문체부 중고대회(중등부), 여성부장관기(중·고등부 ), 우석대총장기, 신한대총장기, 여성연맹회장배, 대학 개인선수권대회, 대학연맹 2, G1등급은 대학연맹 3, 차기 승인 예정대회 등이다.

 

대회 등급 변동은 앞으로 대회별로 대회 일수와 파견 임원의 적정성 등을 KTA 파견 감독관 평가를 통해 변동이 가능하다는 계획이다.

 

같은 대회 등급제를 통해 랭킹제를 적용할 경우 우수선수 선별과 우수 선수 관계 체계에는 개선할 있으나 여전히 대회수는 지나치게 많다는 것을 해소할 없다.

 

여기에 더해 대회 총장기와 연맹체 대회, KTA 승인대회, 지자체 대회 개최시기를 매년에서 격년제 또는 3~4년제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또한, 대회 질적 수준, 참가수, 참가 선수단의 평가 등을 종합한 정성 정량평가를 통해 신규 승인과 더불어 승인 취소 기준도 도입해야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규 종목 역시도 시범 기간을 거쳐 정식 승인 과정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KTA 우리나라 중앙단체로서 전국대회를 주최하는 단체들과 이해관계에 벗어나 승인대회 재정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과제로 반드시 문제를 풀어야 것으로 보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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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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