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공든탑 무예는 버리고, 유네스코는 유지? 캄캄한 충북-충주의 무예 기행


  

세계무술축제·세계무술공원·세계무술박물관 줄줄이 폐지 수순

유네스코 카테고리2 기관, 국제무예센터(ICM) [출처=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어찌됐건 충북도와 충주시를 하면 떠오르는 건 무엇일까. 지역민과 일반인에게 물어보면 첫번째는 아니더라도 다섯 손가락 안에 "무예?", "무술?", "택견?" 등이 나올것이라 짐작한다. 왜냐면, 충주시를 시작으로 충북도가 지난 25년간 이 지역에 무술축제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니라라에서 '무예사랑'의 대표도시 충주시와 충북도가 무예 버리기 수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년 수많은 예산과 공을 들인 무예 대표도시의 브랜딩을 왜 버리려 할까. 그런데 문제가 있다. 바로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M)다. 충청북도와 충주시는 지난 25여 년 동안 무예의 고장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널리 존재감을 드러냈다.

 

1976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채택된 택견을 시작으로 무예에 대한 관심도와 지역 특화 사업 소재로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한국무예총연합회, 세계무술연맹 등의 무예 전반의 국내 및 국제 기구 등이 창립되고 세계무술공원, 세계무술박물관과 같은 무예를 테마로 한 시설들이 충북 충주에 건립되며 자리를 잡아갔다.

 

이러한 무예 순애보를 꾸준히 보내온 충청북도와 충주시는 지난 2016년 12월 유네스코 카테고리2 기관인 ICM을 설립했고 같은 해에 제1회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를 충청북도 청주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는 대한민국 정부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의 협약을 통해 국비와 도비, 그리고 시비를 지원받아 운영되는 카테고리2 기구다.

 

전 세계 무예를 대표하는 유네스코의 국제기구가 충북도와 충주시에 자리 잡았다는 상징성과 실제 국제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의 중심 역할을 하는 국제도시로서의 도약 기회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충북도와 충주시를 무예의 고장이라 부르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충북도가 설정한 무예 진흥 마스터플랜을 놓고 전임 도지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왔기에 반대편 정당 소속의 현직 도지사가 의도적으로 무예를 외면하고 지워나간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행보가 계속해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와 한국무예총연합회(NMC Korea)는 각자 서울과 경북 구미로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무술공원'은 탄금공원으로 명칭과 테마를 변경하고, '세계무술박물관'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중부권 발명교육지원센터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한다.

 

한 지역사회에서 25여 년 가까이 지속되어왔다는 보기 드문 사례인 세계무술축제 또한 폐지되었다. 이에 충주시는 본래 고장의 전통무예인 택견 진흥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본래 택견은 역사적으로도 충주가 아닌 서울에서 그 연관성이 나타나는 무예이고 ,더군다나 세계무술축제 폐지 이후에 충주시가 택견에 쏟는 관심과 지원을 살펴보면 과연 택견에 집중을 하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제 충북도와 충주시를 통틀어 남아있는 유일한 무예 관련 국제기구는 '유네스코 ICM'과 '세계무술연맹'뿐이다. 세계무술연맹은 유네스코 상임자문기구로서 향후 유네스코 ICM의 거취에 따라 함께 미래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ICM의 유치 배경에는 현재 충북도와 충주시가 폐지를 결정한 여러 무예 관련 기반 시설과 기구들이 결정적 요소들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유치 배경을 스스로 지워감에 따라 향후 유네스코 ICM의 운명도 미지수에 이르렀다.

 

만약 충북도와 충주시가 모든 무예의 제반 사항을 지워놓고 유네스코 ICM만을 손에 쥐겠다는 계획을 가졌다면 아집과 욕심이요, 유네스코 ICM 마저 끝내 몰아내고자 한다면 대한민국 정부와 유네스코 본부와의 협약을 지자체의 정치 프레임 때문에 일방적으로 철회하는 국제사회에서의 국제적 망신 사례가 된다.

 

현 상황에서 유네스코 ICM의 거취를 놓고 충북도와 충주시가 어떠한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격과 신뢰도에 끼치는 타격을 피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결국 충북도와 충주시는 그러한 피해를 감내하고서라도 스스로 글로벌 수준에서 로컬(지방) 수준으로 내려가는 결정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장의 당선 결과에 따라서 좌지우지되는 우리나라 정치사회 한계라고 지적하지만 무예 진흥 마스터플랜을 대대적으로 내세웠던 전임 도지사의 임기 중인 지난 12년 동안에도 지역사회 민·관은 복지부동이었다.

 

세계무술공원에는 무술과는 관련 없는 조형물과 테마가 뒤죽박죽 유입되고, 세계무술박물관은 박물관으로서 갖춰야 할 끊임없는 콘텐츠 개발과 학예연구가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 왜 구태여 충북도와 충주시를 국제도시로 만들어야 하냐는 지역 민·관의 볼멘소리만 새어 나왔다.

 

정부의 무관심 또한 한몫했다. 해외 선진국들이 국제기구 본부 및 사무국 유치를 비롯한 비즈니스 관광(BT) 이른바 MICE 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놓고 육성과 진흥에 열을 올리는 데 비해 우리 정부는 이에 너무나 무관심해왔다.

 

이는 비단 충청북도와 충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통무예진흥법이 제정된 이후 무예진흥에 대해 정부의 미온적 태도는 법 시행세칙 마련도 하지 않았고, 무예 지정 마저도 하지 않은 사실만으로도 누구나 알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유네스코 ICM 이사장과 사무총장 마저도 선임이 되지 않고 대행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쉽게 이해 가능하다.

 

중앙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몰입도가 떨어지는 지자체에서 정치색과 당론에 관계 없이 백년지대계를 꾸려나가리란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가혹한 계획이 아니었는지 현시점에서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무카스미디어 = 권석무 기자 ㅣ sukmo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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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무 기자
무카스미디어 MMA, 주짓수, 무예 분야 전문기자.
브라질리언 주짓수, MMA, 극진공수도, 킥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무예 수련.
사람 몸을 공부하기 위해 물리치료학을 전공. 
무예 고문헌 수집 및 번역 복간본 작가로 활동.
#세계무술공원 #세계무술박물관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 #충청북도 #충주시 #무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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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무예팔이

    전통무예종주국이라는 것은 처음 시작을 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지 우리는 한 없이 앞으로도 백년 이백년 천년 앞을 내다 보고서 우리는 더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시작해야지 먼저 시작 했다는 것만 가지고 안주한다면 멸망한다. 나는 이것을 주장한다. 그래서 나는 한국이 전통무예의 종주국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웃는다. 종주국이라는 것은 소용이 없다. 예를 들어서 축구가 영국에서 나왔으니 축구의 종주국이 영국이다. 그러나 영국의 존재라는 것은 무의미 하다. 현실적으로 봐서 월드컵에서 우승한 불란서라든가 과거에 우승한 브라질을 더 의미있게 보지 않나, 우리가 우리 후대에게 뭘 남겨 주느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종주국은 소용이 없다. 어떻게 보면 강국으로써 어떻게 계속 유지 되느냐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여기에 찾아오는 후배들에게 우리가 종주국인 것을 빼라고 강조한다. 어떻게 하면 세계 최강국으로 남느냐에 심혈을 기울여야 된다고 생각한다"

    2023-07-01 15:57:31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ㅇㅇ

    중앙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예산때문)
    몰입도가 떨어지는 (기사내용)
    지자체에서 정치색과 당론(일본무도힘)
    대일본친일정책아닌가? 검도-유도-등
    일본무도계 예산증가 보인다
    한국전통무예 우짜노~

    2023-06-05 19:20:41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대구

    이젠국제무도대회 대구무도대회
    일본화~대구무도축제 이것이 현실
    무예끝 무도시작 다음은무술?
    무돈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

    2023-06-05 05:04:59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무념

    바보! 충주!@@

    2023-05-15 17:26:53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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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기

    솔직히 우리가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자면 충주는 2000년대 중반부터 무술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억지로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다가 무술축제를 격년제로 했고, 무술공원에 이상한 것들만 들여놓아 난장판을 만들었다. 이런곳에 발명센터? 문화의 힘이 얼마나 큰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2023-05-09 22:37:2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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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武士

    충주가 택견으로 시작해 꽃이 피고 열매가 열라고 하니 놓친 꼴이라는 이야기가 맞아 떨어진다. 몇해전 무술공원에 라이트공원인가 뭐 한다고 해놓고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때부터 알아봤다. 이런 곳에 다른게 들어온다고 달라질것이 있을까 싶다.

    2023-05-08 13:01:24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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