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고교생 박태준 천재성 확인… 맨체스터 그랑프리 금메달!

  

도쿄 올림픽 금메달과 은메달리스트 연달아 격파! 파이널 출전권 확보!

우승을 확정지은 박태준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한국 태권도 남자 경량급 새 기대주로 떠오른 초특급 고교생 박태준이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에 처음 출전해 국제무대 경쟁력을 확인했다.

 

박태준(한성고, 3학년)은 21일부터(현지시각) 사흘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2022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 첫날 남자 58㎏급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연말 체급별 최고의 선수만 초청되는 파이널에 초대됐다.

 

금메달만큼 값진 것은 이 체급 올림픽랭킹 2위, 3위, 4위, 7위 등 도쿄 올림픽 금메달과 은메달리스트를 모두 이겼다는 점이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만이 출전하는 큰 무대에서 상위 랭커들을 잇달아 제압하며 차세대 기대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태준이 결승에서 상대 젠두비를 상대로 뒤후려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결승에서는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에서 금메달 후보였던 장준을 제압했던 튀니지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와 맞붙었다. 기습적인 머리 공격과 변칙적인 발차기와 까다로운 경기 운영으로 쉽지 않은 상대를 맞아 박태준은 마지막까지 집중하며 첫 그랑프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전은 쉽지 않았다. 신장과 힘에서 우월한 상대를 맞아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1회전 초반 몸통 선취점을 빼앗으며 이후 거친 공방을 펼치며 5대1로 이겼다. 2회전은 기습적인 뒤차기를 허용하며 7대11로 내줬다.

 

승부를 가리는 마지막 3회전은 종료 직전까지 2대2로 팽팽히 맞서다 눈 깜짝할 사이 전광판을 통해 승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2초를 남기고 상대의 변칙 돌려차기를 박태준은 오른발 돌려차기로 맞받아 차 4대4 동점을 기록했다. 이렇게 끝나면 우세패를 당할 수 있는 상황에 박태준은 종료 순간 오른발 돌려차기를 극적으로 성공시키며 6대4로 그랑프리 정상에 올라섰다.

 

준결승에서는 2022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현재 이 체급 랭킹 2위인 이탈리아 비토 델라퀼라를 상대로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며 세트 스코어 2-0 완승했다. 왼발 머리 공격으로 선취점을 빼앗으며 기선을 제압한 박태준은 감각적인 몸통 공격으로 11대0 1승을 챙겼다. 2회전에서도 공격적인 경기운영으로 6대5로 제쳤다.

 

박태준은 우승 후 “아직도 진짜 이겼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머리가 하얗다. 처음 출전한 그랑프리여서 한 경기라도 최선을 다해 뛰자는 마음으로 나섰다. 우승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고 우승이 얼떨떨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2020 도쿄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잇달아 제친 박태준은 “TV와 유튜브에서 보던 선수들과 직접 맞붙어 한 수 배우는 마음으로 뛰었다. 그런데 그런 선수들을 이기고 나니 아직도 안 믿어진다. (장)준이형과 (배)준서형과 훈련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결정적으로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국체전에서 지는 과정에 내 단점이 뭔지 확실하게 알게 되어 마지막 보완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박태준은 상금 5천불(한화 7백167만원)과 랭킹 포인트 60점을 확보해 현재 29위권에서 1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관심 포인트는 파리 올림픽 경쟁이다. 이 체급 한국 선수로 장준(1위, 271.97점)과 배준서(13위, 127,28점) 싸움에 박태준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내년 말까지 흥미진진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랑프리 출전이 어려웠던 박태준으로서는 앞으로 장준과 함께 그랑프리 출전에 우선권이 부여됐다. 그러나 내달 세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않았고, 배준서는 선발돼 배준서가 입상시에는 또다시 랭킹 순위에 변동이 생긴다.

 

신예 박태준은 누구?

첫 그랑프리 시리츠에 와일드카드로 초청받은 박태준이 우승후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요즘 한국 태권도 선수중 가장 핫한 선수는 박태준이다. 대표팀 유일의 고교생 신분으로 실력이 매우 출중해 태권도 선수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다. 태권도 황태자 이대훈의 한성고 후배로 포스트 이대훈으로 손꼽이고 있다.

 

월드 그랑프리 시리즈는 올림픽랭킹 체급별 상위 32명이 초청 받는다. 한 나라에서 최대 2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다. 주최국 영국은 각 체급에 1명의 선수가 추가로 초청할 수 있다.

 

여기에 박태준은 현재 랭킹으로는 초청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WT가 올림픽 랭킹 중하위권 선수들에게 그랑프리 본선 출전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 6월 ‘무주 월드 그랑프리 챌린지’를 통해 1~2위 선수에게 이번 맨체스터 그랑프리에 한해 특별 출전권을 부여했다.

 

박태준은 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대한태권도협회 전략 추천으로 출전한 무주그랑프리 챌린지 남자 58㎏급에서 압도적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해 한국 대표팀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기고 이번 맨체스터 대회 참가 자격도 얻었다.

 

무주 그랑프리 챌린지로 성인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딘 박태준은 6월 춘천에서 열린 2022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54㎏급에서는 16강부터 결승까지 단 한 라운드도 내주지 않고 모두 2-0으로 승리하며 가볍게 금메달을 땄다. 이어 ‘춘천 코리아오픈 대회’와 최근 열린 ‘제3회 마운트 에베레스트 국제오픈대회’까지 4연승을 이어가며 승승장구 중이다.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58㎏급 동메달리스트이자 같은 체급 올림픽 랭킹 1위인 장준은 이달 울산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 이어 바로 개최되는 이번 맨체스터 그랑프리 대회는 참가하지 않는다. 장준은 내달 13일부터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리는 ‘2022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준비를 위해 불참했다. 이 체급 13위인 배준서(강화군청)는 최근 출전한 대회에서 부상을 입었지만, 경기력 점검을 위해 출전을 강행해 첫 경기를 이긴 후 두 번째 경기에서 기권했다.

 

여자 -49kg급은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태국 패니팍 패니팍 옹파타나키트가 지난 파리 그랑프리 우승에 이어 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결승에서 튀르키예 머브 딘셀을 가볍게 제치고 이 체급 절대적 왕좌를 지켰다.

 

 

[무카스미디어 = 영국 맨체스터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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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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