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 칼럼] 태권도 단체전 평가, 만족하십니까?


  

단체전은 개인전과 완전 다르게 평가 되어야 한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심판 판정과 평가 시스템에 관해 이야기한다.

특히, 단체전 위주로 이야기 풀어 본다.

 

단체전!

한 명이 원맨쇼로 격파를 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여러 명이 모두의 기량을 뽐내 것. 시범팀이라면 가장 명예스럽게 생각하는 종목이다.

 

자연스레 단체의 클래스를 보여주며, 난이도, 구성프로그램, 음악 활용 등 천차만별의 단체 색깔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결전이다.

 

보통은 대회 요강에 인원수 제한이 있고 필수 시연 종목이 기재된다. 적게는 5인 이상부터 많게는 20명 중반대까지 인원수 제한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그 이상도 있다. 필수 시연 종목은 가로돌아, 세로돌아, 장애물, 도약, 창작 품새 등 다양하게 구성된다. 특이한 것은 연출과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평가도 있다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기술 점수보다 연출이나 프로그램 점수가 더 높을 때도 있다. 당연히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전보다 더 많은 심사 위원님들이 섭외되고 현장에 투입된다. 하지만 문제는 개인전도 평가가 어렵지만, 단체전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시간도 개인전은 1분 내외지만 단체전은 5분 이상 되기도 한다.

 

어떻게 평가를 할까?

어렴풋이 '시범밥'을 먹으면서 짐작하는 것들 이외에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다만, 추측하건데 어쩔 수 없이 보이는 부분, 즉 완파 여부와 난이도 구성을 주로 보는 것 같다.

 

그게 말이 적게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진정한 단체전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2019" 평창 세계태권도 한마당 단체팀대항 1위 2연패

기술을 가늠하기에는 너무 많은 격파가 첨부되어 있다.

 

국기원 태권도한마당대회와 같이 도약, 회전 등 지정된 종목에 세부 요강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중복 격파, 서브 격파 등 첨가되면서 채점에 난해해진다.

 

그래서 개인적 생각으로는 단체전 평가는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평균적인 난이도를 체크하고, 팀원이 골고루 격파하는지, 원맨쇼인지, 세트를 채워서 들어가는지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트를 채운다는 이야기는 예를 들어 보면 20명의 단체전이면 아무리 못해도 한 판에 3세트 정도의 격파가 들어가도 된다.

 

다시 말해 보조자가 남아돈다는 것이다. 하이라이트와 포인트로 극 난이도의 단독세트를 겸할 수 있지만 줄곧 한 세트만 들어가서 나머지 열대 명이 참여 없이 대기하는 모습은 진정한 단체전이라 할 수 없다. 격파가 끊이지 않게 하면 더 높은 점수를 받게 해야 하고 모든 팀원이 참여도가

높지 않으면 감점을 해야 한다.

 

그런데 단체전 경기를 보면 들러리가 많다. 물론, 보조자도 필요하지만 20명 정도에서 2, 3명만  돌아가면서 격파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시간이 길어지면 작품성이라는 게 따라붙어야 한다. 주구장창 때려 부스기만 하는 단체전은 사실 재미가 없다. 시간이 갈수록 화려함에 익숙해져 지루하다. 테마가 있어야 하고 그 안에 컨셉을 넣어 느낌이라는 것이 나와야 한다. 즐거운 테마면 고급스럽게 놀아야 한다. 심판도 즐겁고 관중도 즐겁고 시연 선수들도 즐거워야 하는데 소위 말하는 “자기들만 즐거운” 그런 연출!

 

흥겨움을 넘어 저질스러운 액션이나 느낌 좋은 동작도 계속되면 질린다. 적당히 치고 빠져야 한다. 예를 들면 엉덩이를 노골적으로 오래 보여준다든지 내용상 폭력을 행사해야 하는 장면이 길어져 과도한 폭행장면으로 눈살을 찌푸려지게 한다든지...

 

연출력도 능력이다. 영화를 봐도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 때 소설은 대박이고 베스트셀러인데

같은 내용의 영화는 망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소설은 별로인데 영화가 대박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유명 감독을 찾고 유명 연출가를 찾는다. 누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같은 음악으로 다른 시범을 만들 수 있다. 필자 생각 같아서는 전문심사위원도 당연히 있어야 하지만 단체전의 경우는 비전문가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격파와 상관없이 느낌만 보는 심판이 따로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어떤 대회는 전문가와 지역주민들이 평가하기도 한다. 전문 지식 없는 일반인 기준으로 보고 '재밌다, 멋있다'  등 평가점수를 더하기도 한다.

단체전 전원 의무 창작품새​​​​​

궁극적으로 시범은 비주얼 아닌가!

 

실수가 있어도 멋지고 기억에 남는 시범이 있는가? 반면에 완벽한 기술을 발휘해도 끝나면 잊혀지는 시범이 있다. 쓸데없는 대사가 많이 들어간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좋지만 대회장의 음향시설에 따라 뭔 이야기를 하는지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어 오히려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대사 대신 제스쳐와 액션 그리고 분위기로 충분히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즉, 태권도는 넌버벌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회장은 더욱 그러한 것 같다. 

 

답은 간단하다.

 

시범단체전 영상을 다시 돌려서 보면 된다. 잘 들리는지 두 번 세 번 봐도 질리지 않는지...

 

본인 팀 영상인데 두 번 세 번 보기 지루하다면 다른 사람 눈에는 한 번 보기도 힘들다. 좋은 영화는 두 번 세 번 보고 거기에 소장까지 하게 된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에는 단체전에는 팀원 참여도만 보는 심판이 따로 있어야 한다. 난이도만 체크하는 심판이 따로 있어야 한다. 연출만 보는 심판이 따로 있어야 한다. 동작만 보는 심판이 따로 있어야 한다. 안무나 태권도 외 행위를 보는 심판도 따로 있어야 한다. 전체를 감독 입장에서 보는 심판도 따로 있어야 한다.

 

축구 경기도 경기가 끝나면 감독 인터뷰를 통해 '좋았다, 나빴다 혹은 호흡이 맞지 않았다' 등 전체적 평가를 얻기도 한다.

 

위처럼 심판구성이 되고 있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너무 많은 심판을 다양하게 섭외해야 하는데 분명 어려울 것이다.

 

필자가 아는선에서는 한 명 한 명이 모든 것을 보고 그 모두를 모아 최고 점수 최저 점수를 제외하고 평균이나 합산을 하여 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조금 더 새로운 평가를 시도해 보았으면 좋겠다.

 

단체전에서 완파 여부나 넘어짐의 여부도 중요하지만 그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난이도 평가 심판이 있으면 낮은 난이도로 완파하는 팀은 좋은 점수를 못 받을 테니 난이도와 숙련도를 각 팀에서는 신경 안 쓸 수 없다.

 

요즘은 팀 간의 실력 편차가 거의 없어 격파로만 대결하는 것은 구시대적 사고라 본다. 멋진 격파와 더불어 느낌 좋은 연출이 가미되며 베이스로 괜찮은 음악을 깔아준다면 최고의 시범단체전이 되지 않을까?

 

때려 부수는 시범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이제는 스토리, 테마 등이 들어가야 시범 또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 테마 시범이라고 해서 꼭 연기나 대사가 필요하지 않다.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렇게 안 해도 충분히 느낌이 나올 수 있다.

 

물론 스토리 없는 종합전통시범도 좋다. 스토리가 없다고 무조건 후지지는 않다. 또 있다고 고급은 절대 아니다. 종합시범도 멋지고 웅장하게 잘하는 팀도 많다. 어찌 보면 어설픈 스토리보다 간결하고 이해가 필요 없는 종합시범이 더 좋을 때도 많다.

 

필자가 운영하는 단체는 개인전보다 단체전을 더 중요시한다. 늘 강조했듯이 시범은 혼자 하지 않으니까.

 

단체전에는 창작 품새를 꼭 넣어야 하고 높은 점수를 배점해야 한다. 대부분 그렇게 운영되지만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시범에는 겨루기, 품새, 격파 등 다양한 것들이 들어간다. 단순히 격파물을 부수기만 하는 단체전을 방지하고 한 종목만 할 수 있는 태권도 편식도 방지 할 수 있다. 

 

또한, 전원 의무 규정이 더 강해져야 한다. 전원 품새 필수, 호신술 전원, 전원 의무 격파 등 이 정도는 들어가야 진정한 시범단체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원 실시 부분이 많아지고 강해지면 개인전 입상 보다 많이 떨어지더라도 단체전 입상도 입시 가산점 부여에 대한 생각도 문득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단체전의 경우 정말 다양한 심판진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격파만 채점하는 것은 의미 없다. 어차피 시범은 개인과 개인의 조합이듯 심사도 평가와 평가의 조합이라고 본다.

 

예전에 모 대회는 아예 대놓고 대표자 회의 때 '우리 대회는 완파 대회 아닙니다.'라고 해서 팀들의 연출력을 고취 시켰었는데 몇 년 지나니 '격파 실패 시 넘어졌을 때 감점됩니다'로 바뀌었다. 연출이나 구성은 젼혀 언급 없이 바뀌어서 예전의 자율적 분위기가 확 바뀌어 총장기 같은 무거운 느낌으로 변질되기도 해 매우 안타까웠다.

 

30분 이상 단체전은 어디 없을까?

 

종합 전통시범 부문

스토리 테마 시범 부문

 

간단한 조항으로 팀의 자율성을 많이 주고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공동으로 섭외해서 시범 전체의 질을 평가하고 컨텐츠로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그런 대회...

 

혹시나 '글쓴이 팀이 실력이 없어 그러는 것 아니야'라고 말을 한다면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우리는 한마당 단체전에 완파로 5연승 2연패 중이고, 5번 중 3번이나 1위를 했으며, 하반기에 열리는 무주 웰빙대회에 단체전 1위만 4연속 우승해서 4연패 했거든'

 

솔직히 국내 시범팀에서 '본 단체 모르면 간첩이거나 시범 갓난아이거나' 둘 중 하나이다!

 

실력을 평가절하 할 수 있는 단체는 절대 아니다. 너무 심각한 이야기만 두 편 내내 한 것 같다. 그런데도 시범 단체전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다.

 

수위조절 상 이쯤에서 마무리하며, 다음 편에는 즐겁고 밝은 소재를 다뤄야겠다.

팀파이팅을 올려라

하고 싶은 말을 얼추 했는데 시원하지 않은 이 느낌!  마무리를 제대로 안 하고 닫는 느낌이다. 명쾌한 답은 없는 듯하여 그 또한 찝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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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
태랑태권도 총관장
태랑학회 대표
태어로즈 영웅단 총단장
태무협회 부회장
한국교육학회 부회장
#단체전 #태랑학회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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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직국가대표시범단

    시범을 보면서 격파는 있는데 시범은 없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아왔었습니다. 시범의 목적이 뽐내기가 아니고 태권도를 예술적, 기술적, 정신적으로 보여주어 태권도의 우수함을 알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19-10-31 14:20: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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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코스

    성인들도 아닌 애들 데리고 단체전 나가는거... 그거 참 어려움.ㅜㅜ 그저 부럽고.. 대단할뿐...

    2019-10-26 01:21:3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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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개인적으로 단일 도장 인정합니다,

    2019-10-22 21:12:5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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