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언 화려한 은퇴… 獨태권도청소년대표팀 감독 부임

  

4년전 고인이 된 아버지와 ‘지도자의 길’가겠다는 약속 지켜내
영산대, 국가대표팀 감독만 세 명째 배출, 태권명문 사학 자리매김



자신의 태권도 선수생활 중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이동언이 지난 연말 월드컵 우승을 마지막으로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4년 전 고인이 된 아버지와 참 된 지도자의 길을 가겠다는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일찌감치 선수생활을 접었다. 그의 깊은 뜻을 알기에 소속팀은 물론 주변 동료들은 그의 결심을 존중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이동언(사진, 26)은 지난 4일 독일 뉴른베르크에 도착했다. 독일 태권도 청소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 된 것. 이와 함께 독일에서 체육학 박사학위까지 따낸다는 각오다. 일과 공부를 모두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간에 그가 보여준 성실함과 노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이동언은 명품 내려차기로 국내 태권도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선수권과 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선수권 2연패, 2012 WTF 월드컵 등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서 선수로서 최고의 시기를 보냈다.

월드컵에서 특히 눈부신 활약을 펼쳐 <무카스>가 현지에서 인터뷰를 가진 바 있었다. 소감과 앞으로 계획. 당연히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목표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은퇴’를 하겠다고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독일을 떠나기 전 이동언은 “감독으로서는 아직 어리지만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하여 침체된 독일 태권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히면서 “국내보다 체육학으로 인시도가 높은 독일에서 국가대표 선수출신 최초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다”고 말했다.

지난해 독일태권도협회장에 선출된 박수남 회장(영산대학교 석좌교수)은 최근 방한해 이동언의 청소년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해 “명성과 달리 독일 태권도의 경기력은 현저히 떨어져 있다. 기본기부터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 청소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평소 성실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이동언을 그래서 경험은 없지만 감독으로 선택한 이유다”고 말했다.

이동언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태권도를 시작했다. 일찌감치 아버지는 운동에 재능을 보이자 야구를 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이면서 형편이 녹록치 않아 태권도로 전향했다.

이때를 떠올리며 “알콜의존증에 걸린 아버지 때문에 한때 인근 교회 등에서 잠자며 운동 했었다. 코치님이나 선배들 덕에 나쁜 길로 안 빠지고 운동에 전념하며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었다”고 어린 시절을 소개했다.


이동언의 은퇴 경기가 된 2012 WTF 월드컵


원하는 명문대는 아니지만 영산대 태권도부로 입학해 국가대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대학시절부터 노력파로 유명했다. 대학생으로는 드물게 국내 최강 실업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영천시청 태권도실업팀(단장 윤종욱) 임영호 코치의 눈에 들어 졸업 전에 스카우트 됐다.

실업팀에 뛰게 된 기쁨도 잠시. 입단이 확정된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암투병중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 들었다. 든든한 후원자의 빈 공백은 큰 슬픔으로 다가왔다.

“항상 든든하게 격려해주시던 아버지를 잃은 슬픔 때문에 잠시 방황도 했다. 그러나 운동으로 극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지도자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수로서 공인된 실력 검증이 필요했다”

피나는 노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동언은 슬픔을 겪고 마음을 다잡은 이듬해인 2009년 국내에서 개최된 전국규모 대회에 모조리 출전해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가운데 금메달 4개와 은메달 3개를 휩쓸며 실력을 검증했다.

이동언의 대표팀 감독 선임을 계기로 그의 모교인 영산대는 축제 분위기다. 지난 2009년 오스트리아 국가대표팀 김민수 감독과 2011년 나이지리아 국가대표팀 금시환 감독에 이어 세 번째 국가대표팀 감독 배출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20대 젊은 나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영산대는 선수출신도 예외 없이 일반학생과 동일하게 학업 함으로써 졸업이후 이들의 진로가 확연하게 다르다. 태권도 세계화의 일환으로 재학생은 언어장벽을 낮추기 위해 정규수업 외에도 꾸준히 영어공부와 외국인 선수와 합동훈련을 실시해 왔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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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맨

    정말 얼굴도 잘생기고 메너도 좋은 멋진 선수!
    앞으로도 멋지게 정진 하세요
    파이팅~!!

    2013-02-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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