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스턴건 주연의 ‘태극기 휘날리며’
발행일자 : 2009-04-11 15:21:13
<무카스미디어 = 김성량 기자>


가슴에 태극기를 품은 두 남자의 격투기도전
최근 김동현(27,부산 팀M.A.D)에 이어 추성훈(33,일본명 아키야마 요시히로)이 UFC에 연이어 데뷔했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두 명의 사내가 세계최고의 격투무대인 UFC에 진출했다니, 국내 격투팬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에게까지도 둘의 일거수일투족은 자주 회자가 된다. 한명은 한국인 최초의 UFC 파이터이고, 또 한명은 한국 최고의 흥행 파이터이다. 두 선수의 동반출전을 영화로 각색해 봤다. -편집자 주-

최근 관심을 끈 시나리오가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제목은 ‘태극기 휘날리며’다. 여기에는 두 명의 주연급 배우가 출연한다. 하나는 ‘풍운아’이고 또 하나는 ‘스턴건’이라 불리는 친구다. 촬영지는 영화의 본 고장인 미국 라스베이거스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풍운아와 스턴건이 같은 격투기대회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출전하는 장면이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형인 풍운아는 한때 한국에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유도선수였다. 하지만 당시 유도계의 편파판정을 분개하며 일본 귀화를 결정하게 된다. 일본으로 귀화한 풍운아는 아주 보란 듯이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세계최고의 유도대회를 휩쓸었다. 그의 매치기에는 오기와 한이 서려있었다.
이후 풍운아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상대를 메치고 조르던 그가 때리고 피를 내는 격투기에 도전한 것이다. 유도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풍운아는 격투기에서도 무려 8연승 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그것도 전 경기 TKO를 기록하며 말이다. 행복했다.
하지만 풍운아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 유도계에서 당한 부당한 대우를 일본에서도 당한 것이다. 일본의 간판 파이터 사쿠라바 카즈시와 대결에서 ‘보온크림사건’이 터졌다. 1년여 동안 공식 시합에 나설 수 없었다. 풍운아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데니스 강이라는 거물을 쓰러트리며 재기에 성공한 듯 했지만, 두 달여 만에 있은 미사키 카즈오와 경기에서 추잡스러운 ‘반칙 사커킥’ 을 맞으며 패배했다. 때마침 국내외 여론들의 냉대가 터져났다. “풍운아는 강한 상대와 대결을 피한다”는 등의 질타를 받았다. 이렇게 풍운아는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찬밥 취급을 받았다. 결국 풍운아의 마지막 선택은 강자들이 즐비한 UFC 진출이었다.
자, 이제 또 다른 주인공 스턴건이다. 2000년, 스턴건은 형을 일본으로 몰아낸 유도명문대학에 입학한다. 입학은 했지만 유도보다 격투기를 더 좋아했다. 물론 스턴건의 유도 베이스가 격투기를 하기 위한 좋은 발판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학교에서는 유도를 훈련하고, 밖에서는 격투기를 병행하던 스턴건은 졸업과 함께 일본 격투기마이너대회인 딥(DEEP)에 진출한다. ‘7승 1무’, 풋내기 한국 청년의 기가막힌 성적표였다. 이와 동시에 스턴건은 UFC 진출의 꿈을 조금씩 키워갔다. 2008년 5월 24일, 스턴건은 드디어 꿈을 이뤘다. 무패신화 스턴건의 가능성을 높게산 UFC와 4경기 계약 체결에 성공한 것이다. 스턴건에게 봄이 왔다. 데뷔전에서 ‘죽음의 엘보우’라는 별명을 얻으며 KO승을 선보였다. 2차전 맷 브라운을 상대로는 상대의 등판에 착 달라붙어 목을 조르며 ‘아나콘다’라는 별칭을 얻기까지했다. KO승은 아니었지만 2차전에서도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풍운아와 마찬가지로 스턴건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생애 첫 패배를 당하면서 부터다. 좀 재밌게 표현하자면 ‘불한당’을 상대로 ‘정의의 사자’ 스턴건이 분전 했지만, 약물 공격에 회심의 일격을 당한 것이다. 3차전 승리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린 스턴건 이었지만, 마법의 약물 앞에서는 소용없었다. 패배의 원인도 모른 채 단지 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턴건은 자괴감에 빠졌다. 하지만 왠만한 영화에서 보듯, 또 항상 정의가 승리해 왔던 것처럼 악당의 약물 복용 사실은 곧 밝혀지게 된다. 결국 '착한 놈' 스턴건은 2009년 2월 UFC와 4경기 연장 계약서에 사인했다.
영화의 피날레다. 풍운아와 스턴건은 한국도 일본도 아닌 미국에서 만난다. UFC100이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말이다. 태극기를 가슴에 품은 두 남자가 한날 한시에 세계 최고 격투 무대인 UFC에 등장하는 것이다. 형인 풍운아는 앨런 벨쳐와 스턴건은 조나단 굴렛과 경기를 가진다. 두 주인공은 서로를 격려하며 경기에 임하게 되는데….
‘태극기를 휘날리며’의 최고 명장면은 아직 준비 중에 있다. 두 주인공의 영화는 7월 12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이벤트센터에서 개봉한다.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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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과 김동현의 얘기를 영화화한다면 재미있을거 같네요.
ㅋㅋ 오랜만에 신선한 기사 보고 갑니다.2009-04-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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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근래에 보기드문 기사입니다. 앞으로 이런 기사들이 많아야 하는데ㅡ,
무카스가 이제 격투기 기사의 깊이를 느끼게 하는 데 일조하고 앞장서고 있네요,,,
같은 동종업계, 기자로서 상당히뿌듯합니다. 자주 모니터링 합니다. 좋은 기사 부탁드립니다.2009-04-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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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기사를 많이 읽어보았지만, 읽기에 재밌고 감질나는 기사는 처음이네요. 다수의 격투기 뉴스들이라는 것이 외국꺼 긁어다 쓰기 급급한 상황에서 정말 제대로 된 기사하나 보고 갑니다. 꾸벅~
2009-04-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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