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카스뒷담화]스무살 윤곡상의 비화(秘話)

  

윤곡상 시상식에서 벌어진 5가지 에피소드


대리수상한 김연아의 아버지 김현석씨(오른쪽)와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지난 18일 열린 제20회 윤곡여성체육대상시상식(이하 윤곡상). 88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1989년 제정된 이 상은 올해로 꼭 20주년을 맞았다. 여기에 올해는 베이징올림픽까지 더해져 이번 윤곡상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항상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각 언론은 시상식이 끝난 직후 ‘××× 씨 수상’, ‘귀빈으로는 ××× 씨 참석’ 등의 기사를 내보냈다. 하지만 의미있는 20주년 행사였던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가 많았다. 현장에 오지 않은 <무카스>독자들을 위해 윤곡상 뒷얘기를 준비했다.

#장면1 지난 11일 4명의 윤곡상 주인공 선정이 완료됐다. 윤곡상의 주최, 주관을 맡은 한국여성스포츠회(회장 이덕분,이하 여성스포츠회)는 ‘피겨요정’김연아(18,군포수리고)를 최우수선수상 수상자로 정했다. 당연히 최고의 영예를 안은 김연아의 참석을 기대했지만, '우리의 국민요정'은 너무 바빴다. 대신 김연아의 아버지 김현석 씨가 대리수상자로 참석했다. 아버지가 딸을 대신하는 게 뭐가 대단하냐고 따질 수도 있겠지만 이는 김 씨를 몰라서 하는 소리다. 김현석 씨는 언론은 물론이고 딸과 관련된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심지어 딸의 경기도 현장에서 직접 보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그래서 김 씨의 대리수상은 김연아로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참고로 시상식에서 김 씨의 설명을 들으니 국민요정이 윤곡상을 직접 받지 못한 사정을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김연아는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식에 참석한 것이다. 윤곡상 수상자 결정 이전에 미리 잡혀진 행사였고,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메달을 수여한다고 하니 빠지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도 여성스포츠회가 조금만 더 철저히 준비해 국내 최고의 여성스포츠행사에서 김연아를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스무살 윤곡상'의 아쉬운 2%다.(무카스생각 - 김연아에 대한 윤곡상의 짝사랑?)

#장면2 윤곡상 시상식에 태권도 3대 기구 관계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대한체육회 가맹단체인 택견 관계자들만이 참석했다. 이외 국내 무술관련 단체들이라고는 세계해동검도뿐이었다. 윤곡상의 명칭은 김운용 전 IOC부위원장의 아호인 ‘윤곡(允谷)’을 따서 지어졌다. 상금도 전액 김 전부위원장이 사재를 털어 내놓는다. 쉽게 말해 김운용 전 부위원장의 혼이 깃들여져 있는 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운용 = 태권도’인 상황에서 이날 태권도 주요 관계자가 한 명도 오지 않았다는 것은 '엽기적'으로까지 비춰졌다. 참석은 물론 태권도 4개 단체는 그 흔한 화환 하나 보내지 않았다. 태권도는 남자들만의 스포츠? 아니면 아직도 김운용 이름 석자에 몸조심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서일까?(무카스생각 - 정말이지 이해하기 힘든 태권도인들의 정신세계 >.<).


윤곡상 시상식에 참석한 VIP 인사들의 모습


#장면3 윤곡상의 VIP 좌석배치는 '소리 없는 전쟁'이었다. 김운용 전 위원을 비롯해 IOC집행위원, 국제소프트볼연맹회장, 대한체육회장, 국민생활체육협희회 회장 등 국내외 체육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하는 윤곡상에서 8명의 원형 VIP 테이블에 과연 어떤 인사가 앉는지는 '작은' 관심거리였다. 결론은 다소 의외일 수 있겠지만 김정호 세계해동검도연맹 총재가 헤드테이블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속을 들여다보니, 김정호 총재는 최근 자신이 김운용컵태권도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나섰고, 이 과정에서 김 전위원의 큰 신임을 얻었다. 이를 안 행사주최측이 알아서 해동검도총재를 상석에 모신 것이다.(무카스생각 - 맞아! 태권도가 안왔으니 해동검도라도 대신해야지^^)

#장면4 이날 웃기는 화환이 하나 도착했다. 한 국내 스포츠용품 업체의 대표 이름을 걸고 ‘윤곡’이 아닌 ‘율곡’상을 축하한다는 화환이 시상식장 출입구 왼편 중앙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김운용 전 위원을 조선시대 대학자인 이이로 묘사했으니 참석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무카스생각 - 율곡 김운용? ㅋㅋㅋ).

#장면5 윤곡상 시상식이 열리기 2주전, 메일이 하나 들어왔다. 세르미앙 능(싱가포르) IOC 집행위원과 돈 포터 국제소프트연맹(ISF) 회장이 윤곡상에 참석한다는 내용이었다. 외국귀빈을 모시고 행사를 해본 적이 없는 여성스포츠회는 행사 전날까지도 통역을 준비하지 않았다. 여성스포츠회는 다급히“통역을 맡을 사람이 없다. 사람을 구해야한다"고 김운용 전위원측에 SOS를 쳤다. 결국 김 전위원의 비서는 지난 베이징올림픽 당시 코리아하우스에서 영어통역 담당관으로 활동했던 한 여대생을 간신히 섭외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날 사전에 손발을 맞춰볼 새도 없이 투입된 통역관은 1시간 가량의 시상식을 무리없이 소화했지만 여러차례 당황하는 등 실수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행사 후 아쉬움이 들었는지 “실수만 한 것 같아 정말 죄송해요. 김운용 위원님 얼굴을 어떻게 뵙죠”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무카스생각 - 음~, 본의 아니게 국제화된 윤곡상의 비애!).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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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이제 태권도계도 바뀌어야 살아남을수 있다.
    무엇보다도 현재 태권도를 하지않은 수장들을 대거 물갈이를 하여,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살아남을수 있도록 공을 들여야한다.
    실예로 현재의 모연맹의 수장과 모총장이 있는한 태권도의 발전또한 기대할수 없다.
    본인들은 태권도가 빠져도 본인들의 자리로 돌아가면 된다는 마인드로 무슨 태권도를 살릴수 있겠는가..선거에만...재선을 하기위한 노력만하고,태권도가 죽던지 말던지하는 행태는 두고만 볼수가 없다.

    2008-12-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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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카스도 이제는

    태권도의 정신세계가 이 모양이니. 무카스도 이제는 태권도 기사쓰지 맙시다.

    2008-12-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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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들이라고는

    아주 얍삽한 사람들이 되었군, 태권도인들이라니...불쌍타,,,

    2008-12-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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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성

    각성하자 태권도인들,,,그래도 김총재가 태권도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놓았다.
    그의 역사는 지금의 개혁만 외치고 실속이 하나 없는 지금의 태권도 판국보다 나을것이다.
    태권도인들이 자기만 잘났다고 하는 생각들을 버리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정신으로 살아야한다. 기억하라 태권도가 이대로 있다간 망하기 딱 좋은 시기이니깐....내년에는 윤곡상에 나라도 가야겠다....

    2008-12-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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