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술학교에 부는 태권도 열풍

  

[중국 쓰촨성 무술 기행 1편] 아미파 무술학교


쓰촨성에 위치한 아미파 무술학교 광고판. 태권도가 정중앙에 배치돼 있다


베이징올림픽 열기가 한창이던 지난 8월 21부터 23일까지 기자는 홍콩의 신무협잡지사 초청으로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쓰촨성을 돌아봤다. 쓰촨성은 얼마 전 일어난 대지진으로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곳이다.

사실 지진 이전에 쓰촨성은 한국 언론에 이미 조명을 받았다. 태권도 때문이다. 2006년 9월 중국정부는 태권도를 초등학교 교과목으로 채택한다고 발표하고 시범적으로 쓰촨성에 적용했다. 태권도 종주국 한국에서도 하지 못한 일은 중국이 먼저 시행한 것이다. 이후 2년이 흘렀다. 중국내에서 태권도의 인기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태권도 인 차이나’의 열기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 여자 +67kg급에 출전한 ‘중국 여자 태권도의 영웅’ 천중의 인기는 제법 놀랄만 하다.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인 그는 이번 올림픽에선 판정번복으로 아쉽게 8강전에서 떨어졌지만, 인기는 변함이 없다. 중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49kg급에서 징위 우가 금메달을 남자 +80kg급 궈주가 동메달을 획득해 태권도 강국으로의 면모를 이어갔다.

그렇다면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나 학생들에게 태권도 보급률은 어떨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아미파 무술학교를 찾았다. 쓰촨성 아미산을 발상지로 삼는 아미파는 소림파, 무당파 등과 더불어 중국무술의 5대 문파 중 하나다. 쓰촨성 내에서 아미파가 운영하는 무술학교는 3곳이라고 한다. 학생 수는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략 6백여명 정도가 된다.

일단 철문을 열고 들어가자 학교 앞마당에 무술 연습이 한창이었다. 각 무술별로 그룹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중국 우슈를 배우는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산타(겨루기)만을 따로 진행하는 수업도 있었다. 그 중 기자의 눈을 잡아끄는 것은 역시 태권도 수업을 하는 그룹이었다.


아미파 무술학교 안마당에서 학생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태권도 수련법은 별다를 게 없었다. 한국 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도방법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시멘트 바닥에서 맨발로 태권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채로왔다.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는 중국 사범에게 태권도 인기도를 물었다. 그는 “태권도는 올림픽 정식종목이라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부상 위험도 적어 학부모들도 많이 선호하는 무술”이라고 말했다.

아미파 무술학교 교장을 겸임하고 있는 아미파 왕근 장문인은 “현재 태권도는 쓰촨성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이는 기존 중국무술에 비해 배우기 쉽고, 흰띠부터 검은띠까지 올라가는 태권도 단체계는 학생들에게 좋은 동기유발과 자극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어린 학생들이 한국어에 맞춰 품새 동작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한참 지켜봤다. 그 모습 속에서 태권도가 왜 한국 최고의 문화상품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태권도를 배운 저들이 성인이 됐을 때 분명 한국에 대해 좀 더 우호적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아쉬운 점은 지도법이 체계적이지 못했다. 현지 중국 지도자가 태권도에 대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또 아미파 무술학교에서 태권도의 인기가 높다지만, 아미파 무술 양성이 우선이기에 지원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실정. 그러다보니 태권도 수업을 하는 학생들 대다수가 시멘트 바닥에서 맨발로 훈련하는 것은 물론 몸에 맞지 않는 도복을 입고 수련한는 모습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지난 8월 25일 중국 후진타오 총리가 한국을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양국의 경제 및 문화 교류를 강화하자고 손을 맞잡았다. 태권도는 양국 문화교류의 최고의 첨병이 될 수 있는 문화상품이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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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어째든 중국 젊은이 들이 두배는 열심히 하고 있다는거....무술 학교에 오래전 부터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었고 수련은 새벽부터 밤 2시가 넘어 갈 정도로 눈에 불을 키고 열심히 한다는거..

    2008-09-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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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환 사범님

    고생 많으십니다. 개발도상국에서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습니다.
    라오스에 있는 제자들에게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희 계열 도장들에서 남는 도복이나 입던 도복을 모아서 전달하고 싶군요. 마음같으면 새도복을 사주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형편을 양해하여 주시고 관심있으시면 mooyegil@paran.com으로 메일 주시기를 바랍니다.

    2008-09-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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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지만
    콘트리트 바닥에서 태권도를 한다면
    관절이 많이 상해 성장기 아이들에 성장판이 다칠수도 있다고 봅니다.
    분명 아는사람은 압니다.

    2008-08-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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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사랑

    중국어린이가 태권도를 좋아한다고 좋아할껀 아닌거 같습니다.
    ?방송 다큐멘터리서 봤는데.. 중국인들은 태권도가 중국무술로 안다고 합니다.
    실제 현지에서 취재를 했는데 다들 태권도는 자기네 나라 무술이라고 하더군요!!

    2008-08-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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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

    배용배씨처럼 무식하게 글써는것도 무식하다...

    2008-08-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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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환

    꼭 무식한 짓이라고 생각해야 되겠습니까?? 전 세계에서 절반정도는 매트도 없고 미트도 없고 도복도 없이 태권도를 정말 사랑하는 마음하나로 배우고하는 사람과 지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집에 혹은 도장에 버려진 도복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은 한국에서 버려진 도복들 받으면 가보처럼 여기고 달을까봐 맘 놓고 입지도 못하고 그렇게 태권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바닥만 보시지 말고 콘크리드 바닥에서 태권도를 하고 있는 지도자와 수련생들의 마음을 모든 태권도인들은 한번 더 깊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라오스에 있는 제자들이 생각나 주저리 몇글자 썼습니다. 몸에 도복을 입지 말고 마음에 도복을 입길 바랍니다.

    2008-08-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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