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자호구 개발, WTF가 직접 나서라

  

[박성진 칼럼]전자호구 개발, WTF가 직접 나서라


전자호구를 착용한 태권도 시합

WTF가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전자호구 도입 어려워


지난 3월 4일과 5일 춘천에서는 WTF 전자호구국제태권도대회가 있었다. 전자호구의 국제대회 도입을 점검하기 위한 이번 대회는 전자호구를 국제대회에서 사용할 수 없음을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WTF는 대회가 끝나기도 전인 5일 오전 전자호구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겉으로 드러난 이번 전자호구 도입 실패의 이유는 전자호구 자체가 가진 기술적인 결함이다. 그러나 이것은 말 그대로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본질적인 이유는 WTF의 전자호구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과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WTF 조정원 총재는 대회 후 인터뷰에서 "전자호구가 우리 스스로 100% 만족스럽다고 생각할 때 적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전자호구에 대한 조 총재의 이러한 인식은 참으로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전자호구라는 기술적 도구는 처음부터 100% 완성된 상태에서 주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지속적인 검증과정을 통해 부족한 점이 개선되어야 하며, 이 검증은 실제 태권도 시합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1년에 한두 번 가졌던 전자호구 시연회를 통해서는 결코 전자호구의 문제점들이 100% 개선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TF는 그 동안 전자호구의 완성 책임을 개발업체에만 전가시켜왔다.

WTF는 지난해 9월 한국의 라저스트(LaJUST)사와 전자호구 공인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사용된 전자호구도 역시 라저스트 사의 제품이었다. 그러나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WTF와 개발업체인 라저스트 사 간에는 구체적인 업무협조가 전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라저스트 사의 한 간부급 직원은 대회 준비를 위해 질문을 하고 논의를 할 수 있는 WTF측 담당자가 없었던 상황에서 전자호구 대회 실패원인을 기술적인 부족으로만 돌리는 데에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대회를 전체적으로 운영해야 할 의무를 가진 경기부장이 공석이었던 이유로 대회 당일 진행업무를 총무부에서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WTF 사무국은 이번 대회준비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었던 것이다.

전자호구의 도입은 태권도의 경기방식에 영향을 미치며 이 영향은 태권도의 정체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WTF는 개발업체와 상시적이고 긴밀한 논의를 통해 전자호구의 개발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와 같이 외부 개발회사에서 전자호구를 잘 개발하기를 기약 없이 기다리기만 하는 태도를 앞으로도 계속 보인다면, 전자호구의 도입은 불가능하다.

WTF는 그 동안 전자호구가 도입만 되면, 태권도 심판판정의 공정성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문제가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다. 더 이상 전자호구를 전시행정의 홍보도구로만 이용한다면, WTF에 대한 태권도인들의 불만은 점점 커져 갈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WTF는 전자호구 도입을 위한 특별 부서를 신설해서라도 개발업체와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전자호구 개발과 문제점 개선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전자호구는 남이 가져다 주는 선물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harrison@mooka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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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호구 #WTF #조정원 #박성진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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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브이

    대한민국이 낳은 가장 자랑스런 문화유산 태권도. 이제는 더이상의 논쟁은 피하고 지혜를 합쳐 당당하게 세계속의 한국을 알릴 수 있는 문화 첨병으로서 우리 태권도인들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됩니다.

    2007-04-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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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브이

    가라데와 우슈가 온갖방법으로 올림픽 종목에 입성을 하려하고 있는 시도도 태권도의 공정하지 객관적이지 못한 판정 문화에서 도래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만약 가라데나 우슈가 올림픽 종목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겨루기로서 승패를 가려야 하는 현실앞에선 우리 태권도와 마찬가지의 고민을 하게 될 것 입니다. 태권도의 무도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국기원. 그리고 올림픽 종목의 스포츠로서 입지를 굳혀야 하는 세계태권도 연맹 . 이제는 이 두기구가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협력자로서 동반자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일부 무도로서의 태권인들이 염려하는 그러한 결과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2007-04-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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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브이

    이제 태권도는 전세계 182개국의 6천만명 이상이라는 회원을 거느린 거대 집단으로 성장하였습니다. 태권도를 무도라는 측면만을 강조하기에는 스포츠로서의 입지도 상당하다는 것을 염두하여야 할때가 아닌듯 싶습니다. 사람의 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펜싱과 마찬가지로 태권도에는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 이문제의 핵심이 아닌가 합니다. 논란이 되고있는 단순한 득점은 전자호구에 일임하고 심판들은 원래의 전문성을 살려 기술점수나 경기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위해서 존재가치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단순하게 태권도가 심신단련을 목적으로만 존재한다면 지금의 논란또한 필요없는 부분이겠지요. 그러나 정식 올림픽 종목으로서 승자와 패자를 정확하게 가릴수 있는 방법제시도 현 태권도가 지닌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2007-04-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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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브이

    전자호구의 도입목적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않나 생각됩니다. 현재의 태권도 경기는 일반인이 아무리 봐도 득점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합니다. 경기라는 것은 심판과 관중이 객관적으로 동시에 이해할수있는 상황에서 스포츠로서의 발전이 있다고 사료됩니다. 그러나 태권도경기는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고 있습니다. 심판에 대한 공정성 시비는 태권도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동등한 입장에서 승자를 가릴수 있는것이 진정한 스포츠라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태권도는 무도와 스포츠라는 양면성을 가졌습니다. 유도의 경우 처음부터 도복색깔과 경기룰이 현재와 같이 정해진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2007-04-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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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2U

    물론 앞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 될 타 무도종목도 그렇게 한 다면 할말이 없겠지만 극단적인 비유로 아마복싱 선수에게 전자 마우스 피스를 물리고 유도 선수에게 등판 전체에 센서를 달아 경기를 한다면 그것이 무도 스포츠 입니까??

    2007-03-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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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2U

    초등학생은 아닙니다~
    위기사의 그림과 마찬가지로 전자호구가 도입이 된다면 더이상의 심판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 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올림픽이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한 행사지만 득점위주의 경기운영을 위한 전자호구의 도입 이라면 태권도의 미래는 더 이상 밝지 않다고 봅니다... 쉬운 예로 외국의 많은 무도스포츠 들이 올림픽 입성을 목표로 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라데, 우슈<산타>등) 이러한 종목들과 비교해 봤을 때 태권도 경기가 우위에 있난는 것이 어떠한 것으로 입증이 될까요?? 무도스포츠는 라고 할지라도 지켜야 될 부분은 지켜야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2007-03-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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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모르네

    IN2U님 전자호구 도입 여부는 지난 태권도 신문을 참조하시고(너무나도 당연한 부분), 태권도겨루기 경기를 잘 모르시는것 같은데, 좀더 파악을 해보시고, 전자 마우스 피스 말씀하시는거에 더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득점과 보호가 무엇인지를 잘 알아보세여.. 초등학생이신거 같네여...ㅎㅎㅎ

    2007-03-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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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2U

    간만에 글을 적습니다...
    전자호구를 도입하면 어떠한 부분에서 개선이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무도스포츠에서도
    벗어나 이것저것도 아닌 발싸움으로 밖에 안될거 같습니다...태권도 경기에 전자호구가 도입된후 아마 복싱도 전자 호구 에다 전자 마우스 피스 까지 도입 되겠군요... 흠...

    2007-03-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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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칸반도

    맞는말이네.....그런 사안같은 것은 같이 고민하면서 가야할 문제인것 같은데...

    2007-03-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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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eatman

    퍼갑니다.

    2007-03-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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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 호구

    정말 공감합니다. 어떤 협조 공문이라도 받고서 문제가 되었다면 할말 없습니다만. 아무런 지시와 요구도 없이 이사람이 한마디 던지고 저사람이 한마디 던지는 식으로 전자호구에 대하여 말하다가 갑자기 대회 첮날 오전 주먹 점수문제로 되자 엉뚱하게 전자문제 운운하며 안쓴다고 하고 답답합니다.

    2007-03-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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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본기다

    공감 100%!! 정말 논리 정연하고 좋은 글입니다.

    2007-03-1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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