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새여왕 서영애, 세계품새선수권 통산 9회 우승 좌절

  

남자 -50세 이진한, 페어 주니어 金2 추가, 서영애, 김도경 銅



역대 아홉 번 중 여덟 번을 우승한 ‘품새여왕’ 서영애 사범이 세계 정상의 자리를 내줬다. 통산 9회 우승 대기록 도전이 좌절된 것. 그 우승의 자리는 번번이 자신에게 패해 만년2인자였던 독일의 임케 터널(Imke TURNER)이 차지했다.

서영애(전주비전대학, 55)는 30일 페루 리마 국립스포츠 빌리지 비데나경기장에서 열린 ‘제10회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둘째 날 여자 60세 이하부 준결승에서 라이벌 독일의 임케 터널과 대결에서 연이은 큰 실수로 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부터 예선부터 전 경기가 토너먼트로 진행된 가운데 서영애 사범의 준결승은 사실상 결승전이었다. 더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것보다 한 번의 실수가 승패를 좌우할 정도로 살얼음 승부였다.

서영애는 1차 지태 경연 중 막바지 옆차기 기술에서 중심을 잃었다. 두 발이 모두 품새 진행선을 벗어나는 큰 실수를 범해 7.7점을 기록했다. 반면에 임케는 매우 안정적이며 파워풀한 경기로 7.86점으로 앞서 나갔다.

0.16점 차이를 만회하기 위해 서영애는 2차 지정품새인 천권에서 또 한 번 큰 실수로 7.48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점프 뒤돌아 표적차기에서 큰 점수를 얻기 위해 평소보다 더 높이 뛴 것이 화근. 착지가 불안정해 진행 선을 벗어났다.

임케는 첫 경기에서 이긴 뒤 자신감을 얻어 더 안정적인 경연을 펼쳐 7.86점으로 0.38점 앞섰다. 발차기를 찬 후에 착지가 안정감이 돋보였다. 두 경기 평균 서영애는 7.59점으로 7.85점을 얻은 임케에게 우승으로 가는 길을 내줬다.

만년 2위 임케는 결승에서 멕시코 실력파 패트리샤 마르티네즈 (Patricia MARTINEZ)를 누르고 첫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경기를 마친 서영애 사범은 “잘하려다 보니 큰 실수가 계속 나왔다”며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나 때문에 만년 2위만 했던 선수가 실력으로 날 이기고 금메달을 따니 덜 속상하다. 그래서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고 결과를 깨끗하게 승복했다.

그러나 패배의 후유증은 컸다. 2차 경기에서 1차전 뒤진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점프를 높이하면서 착지가 불안정해 왼 무릎 인대가 늘어났다. 팀닥터의 응급조치가 이뤄졌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발을 지면에 대기조차 힘든 큰 부상을 당한 것.


서영애 사범이 단체전을 준비하기 위해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곧이어 이해진(청지회, 34), 김연부(신사태권도장, 44)와 팀을 이뤄 여자 +30세 단체전에 출전해야 했지만, 의지대로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 선수단에서는 경기 포기를 권유했지만, 계속 테이핑을 강하게 조여 어떻게든 도전하려고 했다. 결국 연습 도중 중심을 잡지 못해 주저앉았다. 이규현 단장은 선수보호 차원으로 코칭스태프에게 기권을 지시했다. 서영애는 자신 때문에 경기도 뛰지 못하고 포기한 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이날 김지원(신길고), 김다솔(초지고)이 호흡을 맞춰 출전한 페어 주니어부에서 8.1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멕시코(8.01점), 이란(7.98점), 미국(7.95점)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남자 개인전 50세 이하부에 출전한 이진한(완주군)은 결승에서 미국의 양복선(Pok Sun YANG)을 8.13대7.92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 경기에서 실수 없이 경기를 펼쳐 지난 9회 대회에서 준결승에 패해 아쉽게 동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이번 대회 금메달로 털어냈다.

남자 40세 이하부 김도경(완주군)과 여자 60세 이하부 서영애(비전대학교)는 동메달을 추가했다. 여자 40세 이하부에 출전한 한국의 이해진은 이 부문 우승자인 이란 아투사 파라하만드 파르사(Atousa Farahmand PARSA)와 32강 예선 첫 경기에서 맞붙어 패해 메달 도전에 실패했다.

남녀 +30세 단체전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은 메달 입상에 실패했다. 남자는 본선 컷오프에서 3위로 결선에 진출했지만, 필리핀, 터키, 이란, 미국에 밀려 입상에 실패했다. 여자는 서영애의 부상으로 기권했다.

한국은 둘째 날 남자 -50세 이진한, 페어 주니어부에서 금메달 2개와 남자 -40세 김도경과 여자 -60세 서영애 동메달 2개를 추가해 총 금4, 동4개로 단독 선두를 지키고 있다.

(자료제공 = 세계태권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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