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태권도계 '인문학적 소양' 키우자

  

태권도계 독서 기피 심각, 창의력과 사고력 키워야 태권도계 건강해져


최근 리얼태권토크쇼 <긴급구조 태권도>(인터넷 방송)가 태권도계 독서 장려 캠페인을 펼쳐 큰 호응을 얻고 있다.제작진은 태권도계의 독서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태권도계의 기간 문화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각오로 '독서 장려'를 장기 프로젝트로 전개하고 있다.

태권도 전공생들, 책읽고 글쓰기 등한시 '독서 기피' 심화


한 대학 태권도학과 수업 전경


각 대학의 태권도 전공생들을 자주 만날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아쉬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인문학적 소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사유와 성찰은 접어두고라도 책읽기를 등한시하고 생각하는 것을 멀리해 간단한 글쓰기(작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전공생들이 의외로 많다.

왜 그런 것일까? 우선 태권도 전공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각 대학 태권도학과의 교육 시스템과 교수 자질에서 찾을 수 있다. 태권도의 본(本)은 실기라고 하지만 시대흐름을 반영하지 않는 실기 위주의 고루한 교과목과 실기 편향의 교수들로 인해 전공생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각 대학 태권도학과의 개설 취지는 대체로 ‘문무를 겸비한 우수한 태권도 인재 양성’이다. 그런데 ‘무(武)’,
즉 실기만 중시하고 ‘문(文)’, 즉 이론은 소홀한 것이 아닌지 의아스러울 때가 많다.

'실기만 열심히 하면 된다' 생각 버려고 '사유의 힘' 깨달아야


오전과 오후도 모자라 저녁밥을 먹고 밤에도 겨루기를 비롯해 품새, 시범 등 태권도 실기를 열심히 연마하는 전공생들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다. 새가 하늘을 날 때 두 날개를 활짝 펴서 균형을 잡는 것처럼 이론(文)도 병행되어야 한다. 5대5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7대3은 되어야 하는데, 태권도학과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론은 무슨, 실기만 잘해도 성공하는데…”, “다른 학과 교양과목에서 인문학 소양을 배우면 되지 태권도학과에서 왜?”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경우없는 말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태권도 전공생은 ‘태권도학과’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서 자기의 노력이 보태져 얼마든지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들이 이런 분위기를 조성해 줘야 한다.

최근 출간된 『다른 십대의 탄생』(그린비)은 김해완 씨의 치열했던 인문학 공부 기록을 담고 있다. “국사 교과서는 재미가 없었는데, 『이야기가 있는 역사』는 무척 흥미로운 것 같아요. 인류학을 공부하며 기록되지 않은 역사를 사유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됐죠. 책을 읽으며 사유의 힘을 얻게 된 것 같아요.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니까요”라고 한 김해완 씨의 말을 귀 담아 들을 만하다.

"인문학은 상상력과 창의력 자극", 빌 게이츠도 인문학 중요성 강조


긴급구조 태권도 독서장려편 캡처


최근 들어 인문학(人文學) 열풍이 거세다. 인문학은 흔히 ‘문사철(文史哲)’을 일컫는데, 문학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고, 역사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고, 철학은 모호한 현실을 구체화 시켜주는 논리와 분석을 키워준다.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는 창의성에 관한 책이다. 저자 박웅현은 “광고의 창의성은 인문학적 소양에 있다”고 말한다. 김훈동 시인은 “인문학의 가장 큰 매력은 토론과 통찰의 나눔”이라며 “문학고전은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한다”고 설파한다.

빌 게이츠는 “인문학 없이 나도, 컴퓨터도 있을 수 없다"며 인문학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대기업의 사원들은 다양한 강연과 인문서적의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데 힘을 쓰고 있다. 기업을 구성하는 것도 사람이고 기업이 대상으로 하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해 탐구하고 공부하는 인문학은 필수적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그것이 인간과 자연, 세계에 대한 다양하고 진지한 해석과 사유, 성찰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유를 통하여 사람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와 현상을 바라보고 통찰력을 증진시킬 수도 있다.

태권도 문학-미학-예술-문화와 같은 교과목 개설돼야, 교수역할 중요


이제 태권도 전공생들에게도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주자. 어떤 현상과 사물을 대할 때, 분석적이고 비판적이며 사변적인 능력을 겸비할 수 있도록 태권도학과에서 관심을 가져보자.

태권도학과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태권도 역사와 철학을 가르치는 교과목을 넘어서 앞으로 태권도 문학, 태권도 미학, 태권도 예술, 태권도 문화와 같은 교과목이 개설될 것이다.

현대사회는 스토리와 창조력으로 승부하는 콘텐츠 시대다. 전공생들이 태권도 관련 인문학을 자주 접해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도록 태권도학과가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교수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말이 있다.'세상을 변화 발전시키는 건 이성적 합리주의자들이 아니라 기존의 틀을 거부하고 깨뜨리는 말썽꾸러기들이다.' 이것을'호모 디아볼루스'라고 한다.

태권도 전공생들이 '호모 디아볼루스'가 되기 위해선 인문학적 소양을 키워야 한다. 태권도학과 교수들이 길잡이 역할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글. 무카스미디어 객원 칼럼리스트 = 서성원 기자 | 태권저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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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마나 무식하면..

    솔직히 여기 무카스에 태권도 사범이니 관장이니 하는 사람들이 쓰는 글들만 봐도 그 지적수준이 뻔히 보인다....얼마나 공부들을 안하면...

    2014-09-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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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한다면 최소한 태권도 철학의 구성원리 정도는 필수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2014-09-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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