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태권전사④- 이인종, 12년의 기다림… 독하게 金 도전
발행일자 : 2012-08-06 13:18:50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런던올림픽 - 여 +67kg급 이인종(삼성에스원, 30) -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 도전

여자 +67kg급 이인종(삼성에스원, 31세)
고교 시절부터 올림픽 대표에 도전했던 것이 어느덧 12년이 훌쩍 지났다. 매번 최종 선발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등 여러 번 국가대표 1진에 선발됐지만, 올림픽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지쳐서 포기할 때 즈음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올림픽 출전 기회가 찾아왔다.
요즘 이인종은 싱글벙글 얼굴에 미소가 지워지지 않는다. 어느 때보다 혹독한 지옥훈련 속에서도 마냥 즐겁다. 사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꿈의 올림픽 국가대표에 선발됐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너무도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인종의 장점이자 선수로서 단점은 ‘무한 긍정’이다. 주변 후배 선수들은 “인종 언니는 지나칠 정도로 무한긍정 마인드가 강하다”라며 “후배들은 그래서 좋은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독해져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한다.
성격은 둘째 치더라도 이인종은 그동안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2~3위에 머무른 적이 많았다. 그래서 ‘이인자’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대표 선발전 이후 확연하게 달라졌다.
김세혁 감독은 “인종이의 단점이라면 경기 후반부 집중력이 낮다.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 우승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뇌파검사를 했더니 집중력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면서 “합숙기간 집중력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마지막 3차 평가전에 보여준 승부근성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고 말했다.

태릉선수촌 훈련장에 이인종을 위한 글귀가 선명하게 적혀 있다.
태릉선수촌 태권도훈련장 사무실에 마련된 칠판에 이인종이 최종 선발된 직후 글귀 하나가 마지막에 추가됐다. ‘마지막 기회는 반드시 온다’. 대표팀 김세혁 총감독이 이인종을 위해 써놓았다.
이인종은 “남들은 이인자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늘 최선을 다했다. 결과가 그랬을 뿐이다. 이번에도 역시 온 힘을 다해 뛸 것이다. 2위만 했으니 높이 볼 수 있다”며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올림픽 무대에서 즐겁게 경기를 뛰고 싶다. 이번에는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처음 이인종이 대표에 선발될 때만 해도 국내 전문가들은 이인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간의 전적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경기에 다가갈수록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붙었고 승부에 대한 강한 의지 덕분에 실력도 크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올림픽 본선에서 이인종의 최대 경쟁자는 ‘한국인 킬러’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에팡 글라디스(세계랭킹 1위). 그런데 올림픽을 앞두고 에팡이 척추뼈 관련 질병으로 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이인종으로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출전하지 않게 돼 부담이 줄면서 메달 획득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렇지만 방심할 수 없다. 지난해 경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여자 헤비급 간판인 안새봄(삼성에스원)을 결승에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그라페 앤 캐롤라인(프랑스, 세계랭킹 2위)이 대신 출전한다.
또 러시아의 아나스타샤 바리시니코바(세계랭킹 4위, 3번 시드)는 유연성이 좋은 선수로 커트와 내려차기 기술이 주특기를 갖고 있다. 멕시코의 에스피노자 마리아 델로사리오(세계랭킹 3위, 2번 시드)는 빠른발 공격과 오른발 뒤차기 공격과 받아차기가 우수하다.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인종.
최근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없었던 이인종은 세계랭킹 23위로 시드 배정을 받지 못했다. 결국 초반부터 어떤 강자와 맞붙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맞서 싸워 이기는 방법밖에 없다. 지난 3차전에 보여준 패기와 자신감, 승부 근성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 보인다.
태권도를 시작한 지 20년, 올림픽 출전에 도전한 지 12년. 국제대회 2위~3위. 스스로는 결과에 만족했다지만, 주위에서는 ‘이인자’로 여기며 경쟁력 없는 선수로 비하해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독하게 끝까지 이겨 싸운다는 각오다.
이인종은 “지금까지 온 과정과 준비가 헛되지 않고, 스스로 만족할 뿐만 아니라 날 위해 기도해 준 모든 분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기 위해 반드시 런던에서 금메달로 보답해야 할 것 같다”고 금빛 자신감을 밝혔다.
2012 런던올림픽 태권도 - 여 +67kg급 출전선수 및 대진표(시드배정)

◉ 이인종 프로필
- 1982년생 / 삼성에스원
- 출신 : 고양중 - 서울체고 - 한국체대 - 삼성에스원
- 주요전적 : 도하 아시안게임 3위 / 2007 세계선수권 2위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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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슨상님 필체 좋아부러야~
2012-08-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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