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옛 무관(武官)들의 놀이

  


북한의 수박치기

북한에서는 손뼉치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필자가 중국 심양에서 만났던 김정옥 씨(평양출신으로 평양진흥중학교, 평양요리전문학교 졸업)의 얘기를 잠시 들어보자. 고등학교 역사 수업에서 “북조선에서는 수박치기를 수박놀이라고도 하는데 예전에 무관(武官)들이 하던 것이다”고 배웠다며 “한국에서는 손뼉치기를 ‘쎄쎄쎄’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본에서 건너 온 애들 놀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근거는 없는 말이다. 만약 우리의 민속놀이 수박치기가 일본에서 유례 됐다고 하면 민속이란 말을 쓰지는 않겠다”는 등 참으로 ‘똑’소리 나는 아가씨로 기억한다.

북한민속관련 책들을 보면 ‘수박치기’의 주체를 아이들로 말하는 경우가 있으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현대적인 잣대로 손뼉치기는 놀이이고 수박춤은 무용이지 무술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각의 차이일 것이다.

필자는 아래에 관련문헌 몇 가지를 인용 해 ‘손뼉치기가 수박(手搏)이다’라는 이해를 돕고자 한다. 물론, 앞으로는 실제행위로서의 증명이 더욱 요구 될 것이다.

18세기 말에 백과사전류로 편찬 된 ‘재물보(才物譜, 이성지 1798년)’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내용 중 “수박동금지(手搏仝今之) 슈벽운운이라 하여 수박(手搏)이 우리말로 수벽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스튜어트 쿨린이라는 외국인이 쓴 ‘한국의 놀이(코리안 게임스, Games of the Orient; Korea, China, Japan 1895년)’에는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서서 그들 중 한 명이 실수하거나 질 때까지 주어진 순서대로 어떤 손동작을 동시에 취한다. 처음에 각각은 두 손바닥으로 자신의 넓적다리를 친 다음, 같은 방법으로 가슴을 친다. 그런 다음 손뼉을 치고, 쭉 뻗은 왼손을 오른손으로 친다”라는 ‘수벽치기’를 설명하며 동작 중에 “가슴을 치기도 했다”고 적혀있다.


1921년도에 출간 된 ‘해동죽지, 최영년(1859~1935)>에는 수벽타(手癖打)라는 한시(漢詩)가 실려 있다. 주목할 점은 내용 중 “마주 앉아서 서로 치는 것인데 두 손이 왔다 갔다 할 때에 만일 한 손이라도 법에 어긋나면 곧 타도(打倒)를 당한다”고 했다. 근대 수박(치기)의 모습을 선생의 실제경험(직접 해봤거나 보지 않곤 이런 말 못한다)으로 확인케 한바 있다.

검술(劍術)은 먼저 손재주의 묘한 것으로부터 온다. 척장군이 이미 군사들에게 기예를 가르쳤다. 세 절구(節句)에 만일 한 절구라도 어긋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주먹이 머리에 떨어진다. 옛 풍속에 수술(手術)이 있는데 예전에 칼 쓰는 기술에서 온 것이다. 마주 앉아서 서로 치는 것인데 두 손이 왔다 갔다 할 때에 만일 한 손이라도 법에 어긋나면 곧 타도(打倒)를 당한다. 이것을 수벽치기라고 한다.

[김현길 기자 = press03@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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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ㅡ,.ㅡ

    그래서 수박은 무술 입니까? 놀이 입니까? 정체성 좀 명확하게..

    2010-12-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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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석..

    수벽이라는 말에 얽메이지 않고 읽어보면 오히려 태극권이나 영춘권의 추수와 더 비슷한데요??

    2010-12-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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